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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수능]"실력대로 보겠다" 결연한 수험생들…주변에선 조용한 응원(종합)

등록 2022.11.17 10:26:29수정 2022.11.17 10:55: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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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전 6시20분께부터 속속 입실 "암기과목 외우러"

학부모들 포옹하고 손깍지 배웅…"울지마 잘 볼게"

핫팩 안기고 따뜻한 차 건네고…情 나누는 응원전

"수험표 놓고 와" "지하철 거꾸로"…아슬아슬 입실

[서귀포=뉴시스] 오영재 기자 = 2023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날인 17일 오전 서귀포고등학교에서 수험생들이 시험실로 들어가고 있다. 2022.11.17. oyj4343@newsis.com

[서귀포=뉴시스] 오영재 기자 = 2023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날인 17일 오전 서귀포고등학교에서 수험생들이 시험실로 들어가고 있다. 2022.11.17.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정진형 이명동 조성하 한은진 한재혁 기자 = 2023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이 17일 전국 84개 시험지구 1375개 시험장과 25개 병원에서 일제히 시작됐다.

수능 한파는 없지만 0도까지 떨어지는 쌀쌀한 아침 날씨 속에 수험생들은 결연한 표정으로 입실했다. 올해 첫 수능을 보는 고등학교 3학년생은 코로나19로 인해 학교생활 내내 마스크를 쓴 세대이기도 하다.

오전 6시20분께부터 속속 입실 "암기과목 외우러"

서울교육청 15지구 1시험장인 서울 종로구 경복고에서는 이날 오전 6시26분께 첫 수험생 입실이 이뤄졌다.

건장한 체격에 검정 점퍼를 걸친 이모(18)군은 숭실대 스포츠학과가 목표라며 "긴장이 돼 일찍 왔다"며 "1년간 열심 준비했는데 열심히 봐서 꼭 목표했던 대학에 들어가도록 잘 보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13지구 14시험장인 여의도여고와 18지구 7시험장 개포고에도 오전 6시24~27분께부터 수험생들이 모습을 드러냈다. 서울고 3학년 이모(18)군은 일찍 온 이유를 묻자 "차가 막힐까 봐"라며 "일찍 오면 암기과목도 외우니까"라고 답했다. 수능 과목 중에는 '영어'가 가장 자신 있다며 "전 과목을 준비한 만큼 열심히 보고 싶다"고 말했다.

삼수생 박모(21)씨는 "실력대로만 봤으면 좋겠다"고 짤막이 답한 뒤 긴장한 표정으로 발걸음을 재촉했다.

15지구 14시험장인 덕성여고도 오전 6시32분께부터 수험생들이 속속 입실했다. 까만 털 점퍼에 목도리까지 두른 권모(18)양은 "더우면 벗으면 된다. 추운 것보다 두꺼운 게 낫다"며 "그냥 준비한 만큼 잘 봐야겠다는 각오"라고 웃어 보였다.

[울산=뉴시스] 배병수 기자 = 2023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을 하루 앞둔 16일 오전 울산 남구 강남고등학교를 찾은 수험생들이 수험표를 받은 뒤 친구와 포옹을 하고 있다. 2022.11.16. bbs@newsis.com

[울산=뉴시스] 배병수 기자 = 2023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을 하루 앞둔 16일 오전 울산 남구 강남고등학교를 찾은 수험생들이 수험표를 받은 뒤 친구와 포옹을 하고 있다. 2022.11.16. [email protected]



학부모들 포옹하고 손깍지 배웅…"울지마 잘 볼게"

오전 7시를 넘겨 점차 날이 밝아지면서 고사장에 들어서는 수험생들의 행렬이 점차 커졌고, 정문 앞에서 손을 흔들거나 안아주는 식으로 배웅하는 학부모들도 늘어났다.

한 어머니는 차 안에서 수험생인 딸과 포옹을 하다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딸은 "잘 보고 올게, 울지마"라고 달랜 뒤, 차에서 내렸다. 다른 학부모는 차에서 내린 수험생과 차창 사이로 말없이 손깍지를 껴 응원하는 모습도 보였다.

운동을 입은 수험생 아들을 "편안하게 보라"고 격려한 한 부모님은 발길이 떨어지지 않는 듯 정문 앞을 5분가량 서성였다. 자녀들에게 연신 "긴장하지 말고 마음 편히 봐", "최선만 다하면 돼"라고 응원을 보내는 학부모들이 많았다.

경복고 앞에서 만난 김모(18)군은 "수능이 끝나면 마음 놓고 월드컵을 보고 싶다"며 옆에 온 어머니에게 "18~19년 케어해주시느라 정말 수고 많으셨다. 오늘 잘 봐서 효도하고 싶다"고 말했다.

덕성여고 고사장에는 친구와 함께 긴장을 풀려는 듯 잡담을 나누며 입실하는 수험생도 보였다. 이모(18)양은 "행복하다"면서 시험이 끝나면 콘서트를 보러 가겠다고 했다. 나란히 걷던 신모(18)양은 "포기하지 말자"고 각오를 다졌다.

[광주=뉴시스] 류형근 기자 = 2023대학수학능력시험이 실시된 17일 오전 광주 서구 광주시교육청 26지구 제4시험장(광덕고등학교) 정문에서 어린이들이 "형님, 누님 응원합니다" 피켓을 들고 수험생을 응원하고 있다. (사진=독자제공). 2022.11.17.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광주=뉴시스] 류형근 기자 = 2023대학수학능력시험이 실시된 17일 오전 광주 서구 광주시교육청 26지구 제4시험장(광덕고등학교) 정문에서 어린이들이 "형님, 누님 응원합니다" 피켓을 들고 수험생을 응원하고 있다. (사진=독자제공). 2022.11.17.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핫팩 안기고 따뜻한 차 건네고…情 나누는 응원전

코로나19로 인해 한동안 자제돼왔던 시험장 앞 후배들의 응원전도 조심스럽게 펼쳐져 눈길을 끌었다.

서울의 한 고교 1·2학년 학생 4명은 오전 7시께부터 서울교육청 18지구 7시험장인 개포고 정문 앞에서 동아리 선배들을 기다렸다.

이들은 같은 학교 선배가 오자 "수능 잘 다녀오세요. 떨지 말고 화이팅"이라며 핫팩을 건넸다. 응원을 받은 동아리 선배 홍모(18)군은 "이른 아침부터 나와 있었을 텐데 고맙다"면서 활짝 웃었다.

그러자 또 다른 수험생도 다가와 "나도 같은 학교다. 기 좀 받으러 왔다"고 웃으며 응원하러 온 후배들과 악수했다. 이들은 8시10분께 학교 정문이 닫히자 다 같이 선배들을 응원하는 큰절을 올리기도 했다.

여의도여고 앞에는 인근 여의도초등학교 학생 4명이 나와서 입실하는 수험생들에게 전날 밤 준비한 컴퓨터 사인펜과 알사탕, 초콜릿 등 주전부리를 일일히 담고 포장한 선물 봉지를 건넸다.

경복고 정문에도 인근 교회에서 나온 신도들이 입실하는 수험생들에게 준비해온 따뜻한 차와 초코파이, 핫팩 등을 건네며 "시험 잘 보세요"라고 응원했다. 한 여성 신도는 "부모와 같은 마음으로 나눠주고 있다"고 소회를 밝혔다. 경복고에서는 조희연 서울시 교육감이 방문해 수험생들을 응원하기도 했다.

[서울=뉴시스] 조수정 기자 = 2023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일인 17일 오전 수능 시험장인 서울 종로구 경복고등학교 앞에서 수험생이 학교를 사랑하는 학부모모임 수험생 수송 자원봉사자의 오토바이를 타고 도착하고 있다. 2022.11.17. chocrystal@newsis.com

[서울=뉴시스] 조수정 기자 = 2023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일인 17일 오전 수능 시험장인 서울 종로구 경복고등학교 앞에서 수험생이 학교를 사랑하는 학부모모임 수험생 수송 자원봉사자의 오토바이를 타고 도착하고 있다. 2022.11.17. [email protected]



"수험표 놓고 와" "지하철 거꾸로 타"…아슬아슬 입실

올해 수능도 어김없이 입실 마감 시간인 오전 8시10분 전후 입실하는 수험생들이 아슬아슬한 장면을 연출했다.

먼저 오전 6시26분께 서울 종로구 경복고에선 가장 먼저 고사장을 찾아온 이모(18)군이 수험표를 놓고 와서 당황하다 가까스로 입실하는 해프닝도 있었다.

오전 8시10분이 다가오자 점차 달음박질해 들어가는 수험생들이 늘었고, 택시를 타고 온 경우도 많았다. 여의도여고 앞에는 다급하게 오토바이를 몰아 수험생 딸을 데려다주는 학부모의 모습이 포착됐다. 뒷좌석에 태운 딸을 내려준 아버지는 양손으로 직접 딸에게 씌운 헬멧을 벗겨준 뒤 시험을 잘 보라며 응원을 건넸다.

개포고에선 오전 8시13분께 한 학생이 "지하철을 거꾸로 타서 늦었다"며 다급한 표정으로 헐레벌떡 입실했다. 이어 오전 8시21분께 사이렌 소리와 함께 달려온 경찰차가 반포에서 온 수험생 한 명을 부리나케 정문에 내려놓았다.

일부 고사장들은 입실 시간이 지난 후에도 혹시 모를 지각생들을 위해 정문을 열어두기도 했다. 덕성여고 정문 앞에선 학교 관계자가 "20분까지만 열어두자"고 말하기도 했다. 이곳은 8시17분께 정문을 닫았다.

올해 수능은 전국 84개 시험지구 1375개 시험장과 25개 병원에서 일제히 치러지고 있다. 응시한 수험생은 지난해보다 1791명 감소한 50만8030명이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mail protected], [email protected], [email protected],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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