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입자에 내줄 돈 있으세요?"…입주 폭탄에 역전세난 심화
전셋값 2021년 고점…집주인 수 억 돌려줘야
서울 강남권, 인천, 화성시 등서 역전세 많아
새 아파트 대거 공급에 역전세난 심화 우려
[서울=뉴시스] 정병혁 기자 = 4월 아파트 전세값이 전국 기준 2년 전보다 10% 이상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전세 보증급이 집값보다 높은 상황인 '역전세' 사례가 이어지고 있다. 부동산 플랫폼 직방은 자사의 빅데이터 솔루션 ‘직방 RED’를 통해 산출한 전세가격지수를 비교한 결과 올해 4월 전세가격지수가 2년 전인 2021년 4월보다 11.8% 하락했다고 밝혔다. 사진은 22일 서울 남산에서 바라본 도심 아파트의 모습. 2023.05.22. [email protected]
24일 호갱노노에 따르면 최근 3개월 사이 서울에서 역전세가 발생한 거래 건수는 1만1326건으로 집계됐다. 호갱노노는 2년 전 평균 전세가 대비 하락 거래가 이뤄진 경우를 역전세로 규정한다. 강동(1187건), 송파(1103건), 강남(989건), 강서(754건), 서초(724건), 노원(671건) 등에서 건수가 많았다.
인천에서는 ▲연수구(1048건) ▲서구(939건), 경기에서는 ▲화성시(1714건) ▲성남 분당구(864건) ▲시흥시(806건) ▲수원 영통구(703건) ▲용인 수지구(661건) ▲안양 동안구(656건) 등 순이었다.
실제 사례를 보면 서울 강동구 상일동 고덕자이 아파트는 지난 13일 전용면적 59㎡가 6억원에 전세계약이 체결됐다. 2년 전 평균 전세가 대비 1억1667만원 낮은 가격이다. 송파구 가락동 헬리오시티 전용면적 59㎡는 지난 13일 6억3000만원에 거래돼 2년 전보다 1억1672만원 내렸다.
전세 시세가 계약한 당시보다 내리면 집주인은 신규 세입자를 받더라도 기존 임차인에게 돌려줄 보증금이 부족할 수 있다. 기존 세입자와 재계약을 한다면 시세 만큼의 돈을 돌려주는 조건이 될 가능성이 높다.
이런 상황에서 인근에 새 아파트가 공급되면 임차인의 선택지가 더욱 많아져 가뜩이나 낮아진 전셋값은 더 큰 폭으로 내리게 된다. 부동산R114에 따르면 내달 계획된 전국 아파트 입주물량은 4만2870가구로 2021년 11월 4만7404가구 이후 19개월 만에 가장 많다. 전월 공급이 없었던 서울에서 5118가구, 전월 342가구가 입주했던 인천에서 1만2330가구가 집들이를 한다.
1000가구 이상 주요 대단지를 보면 ▲서울 노원구 상계동 노원롯데캐슬시그니처(1163가구) ▲서울 동대문구 용두동 청량리역한양수자인192(1152가구) ▲경기 수원시 영통구 원천동 영흥공원푸르지오파크비엔(1509가구) ▲인천 미추홀구 힐스테이트푸르지오주안(2958가구) ▲인천 서구 백석동 검암역로열파크씨티푸르지오 1, 2단지(4805가구) 등이다. 이미 타 지역에 비해 역전세 건수가 높은 노원구, 수원 영통구, 인천 서구 등에 물량이 몰려 있다.
전문가들은 전셋값이 2021년 정점을 기록한 만큼 역전세 발생 우려도 크다고 말한다. 윤지해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은 "입주물량이 크게 늘어 전세시장에 미치는 하방 압력이 상당할 전망"이라며 "특히 2년 전 전셋값이 가장 많이 올랐던 인천(2021년 20% 급등)에서의 입주물량이 두드러지게 늘어나 역전세에 미리 대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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