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난카키나'…정체불명 사투리로 웃기는 '메이드 인 경상도'
'메이드 인 경상도' 정규 콘텐츠로 돌아오다
부산·울산 출신 개그맨들의 '킹 받는' 케미
공감·재미 둘 다 잡는 '사투리' 콘텐츠 인기
경상도 사투리 사용 비율 5.4%포인트 감소
![[서울=뉴시스] 피식대학의 새 정규 콘텐츠 '메이드 인 경상도'에 출연 중인 개그맨 이용주(37)와 개그맨 김민수(32)의 모습이다. (사진='경상도 호소인? "두고봐뿌야지예"' 유튜브 캡처)2023.11.22 *재판매 및 DB 금지](https://img1.newsis.com/2023/11/22/NISI20231122_0001419055_web.jpg?rnd=20231122180649)
[서울=뉴시스] 피식대학의 새 정규 콘텐츠 '메이드 인 경상도'에 출연 중인 개그맨 이용주(37)와 개그맨 김민수(32)의 모습이다. (사진='경상도 호소인? "두고봐뿌야지예"' 유튜브 캡처)2023.11.22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이아름 리포터 = "떡볶이 깔끼하네" "장난카키나 으이"
자칭 '부산 남자'인 개그맨 이용주(37)가 경상도 기행에 나섰다. 그런데 어딘지 모르게 그의 말투가 어색하다. 다른 지역 사람이 장난으로 과장된 말투를 사용하는 것 같기도 하고, 요즘 젊은 세대는 잘 쓰지 않는 오래된 경상도 사투리를 구사하는 것 같기도 하다. 이용주는 이런 말투를 남발하며 대구, 경주 등 경상도 각 지역을 돌아다닌다. 노점과 음식점에서 현지인들을 만나 태연하게 '찐 경상도 사람' 행세를 해 웃음을 자아낸다.
비교적 차분하고 정상적인 사투리를 구사하는 울산 출신 개그맨 김민수(32)가 경상도 기행에 동행해 뚜렷한 대조를 이룬다. 이용주가 억지스러운 사투리를 사용할 때마다 김민수가 '경멸'하는 눈빛으로 그를 바라보는 모습도 재미 요소 중 하나다. 유튜브 코미디 채널 '피식대학'에 지금까지 3회가 연재된 '메이드 인 경상도'는 누리꾼들의 입소문을 타고 큰 인기를 얻으며 정규 콘텐츠가 됐다.
영화 '친구'부터 '범죄와의 전쟁'까지. 대중문화 콘텐츠 중에는 유독 경상도를 배경과 소재로 한 작품이 많다. 그래서 다른 지역 사람들의 인식 속에 '경상도 사람' 대한 이미지는 하나의 '스테레오 타입'처럼 자리 잡고 있다. '야구는 끊어도 팀 세탁은 못 하겠다'는 롯데 자이언츠 팬들처럼 좀처럼 바뀌지 않을 것 같은 경상도의 정체성도 한 몫 했을 것으로 짐작된다. 이용주는 이렇게 외부의 시선으로 본 부산 남자의 이미지를 연기한다.
이용주는 실제로 부산에서 태어났지만 세 살까지 밖에 이곳에서 살지 않았던 것으로 전해진다. 또 호주에서 몇 년간 유학 생활을 했고 지금은 서울에서 살고 있다. 평소에는 완벽한 서울말을 구사한다. 이 때문에 그의 어색한 사투리가 의도된 연출인지 미숙한 흉내 내기인지는 아무도 모른다. 다만 이상한 용어를 사용하더라도 어조와 어세는 크게 어색하지 않다는 게 경상도 토박이들의 평가다.
피식대학의 피식쇼가 미국 토크쇼 프로그램과 같은 분위기를 유쾌하게 연출해 성공했다면, '메이드 인 경상도'는 경상도 사투리 특유의 바이브와 과장된 부산 남자 연기를 잘 살려 인기 콘텐츠로 부상하고 있다. 경상도와 다른 지역 시청자 모두에게 반응이 뜨겁다. "뻔뻔하게 저런 사투리를 쓰다니 킹받는다(열받는다)", "경상도에서 20년 살았는데 모르던 사투리를 이용주에게 배우고 간다" 등 농담 섞인 후기들이 쏟아진다. 이용주에게는 '경상도 호소인'이라는 별칭이 생겼고, 그의 사투리에는 '용주어'라는 수식어가 붙었다.
피식대학의 '메이드 인 경상도'는 지금까지 대구와 경주를 배경으로 진행됐다. 22일 현재 대구를 배경으로 한 '경상도 호소인? "두고봐뿌야지예"'라는 제목의 영상은 조회수 74만회를 기록하고 2580여 개의 댓글이 달렸다.
사투리는 공감적 요소와 재미를 동시에 가지고 있어 지방 출신 개그맨과 크리에이터 사이에서 콘텐츠의 단골 소재로 쓰이는 중이다.
개그맨 신규진(33)과 개그맨 김두영(42)은 '눈바람비꽃' 유튜브 채널을 통해 일상에서 쓰는 언어를 경상도와 충청도 사투리로 바꿔서 말하는 영상을 꾸준히 제작 중이다. 신규진과 김두영은 충청도와 경상도 출신이다.
사투리 중에 가장 알아듣기 힘든 제주도 사투리를 구사하는 유튜버 '뭐랭하맨'은 주로 제주도 사투리를 소재로 한 코미디 상황극을 올린다. 해당 크리에이터 역시 제주도 출신이다.
이렇게 특정 지역과 언어를 소재로 한 콘텐츠가 공감을 얻고 있는 것은 지역성 상실에 대한 아쉬움 때문인지도 모른다.
실제로 수도권 집중 현상으로 인해 지역의 언어와 정체성은 점차 사라져 가는 모습이다. 지난해 국립국어원의 '국어 사용 실태 조사'에 따르면 표준어를 쓴다고 응답한 사람은 2005년 47.6%에서 2020년 56.7%로 9.1%포인트 증가했다. 반면 경상도 사투리를 쓴다는 사람의 비율은 27.9%에서 22.5%로 5.4%포인트 감소했다. 영남일보는 지난달 6일자 기사에서 지방 소멸 문제가 인구에만 국한되지 않고 언어로도 이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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