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유산 못질 쾅쾅…KBS, 촬영분 전량 폐기

서현(왼쪽), 옥택연
[서울=뉴시스] 최지윤 기자 = 서현 주연 '남주의 첫날밤을 가져버렸다'가 병산서원 촬영분을 폐기한다.
17일 KBS에 따르면, 남주의 첫날밤을 가져버렸다 병산서원 촬영분을 사용하지 않기로 했다. 안동시청과 국가유산청 요청에 따라 전량 폐기할 방침이다. 문화재 훼손 논란이 불거진 지 2주 만이다.
건축가 민서홍은 2일 페이스북에 "지난달 30일 오후 3시께 병산서원에 들렀다. 몇몇 스태프들이 등을 달기 위해 나무 기둥에 못을 박고 있었다. 중년 신사분이 항의했고, 나도 '문화재를 그렇게 훼손해도 되느냐'며 거들었다"면서 "스태프들은 '안동시 허가를 받았다. 궁금하면 시청에 문의하면 되지 않겠느냐. 허가 받았다고 도대체 몇 번이나 설명해야 하는 거냐'며 적반하장으로 성을 냈다"고 알렸다. 병산서원은 사적 제260호로,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됐다.
이후 국민신문고에는 'KBS 드라마 촬영팀의 문화재 훼손 사건'이란 제목의 고발장이 접수됐다. 경북경찰청은 안동경찰서에 배당했다. 고발인은 문화유산 보존과 활용에 관한 법률 제92조(손상 또는 은닉 등의 죄) 제1항을 위반 혐의를 수사해달라고 촉구했다.
KBS는 두 차례 입장을 내고 사과했다. "기존에 나 있던 못 자국 10여곳에 소품을 매달기 위해 새로 못을 넣어 고정하며 압력을 가했다. 병산서원 만대루 기둥 보머리 8곳과 동재 보머리 2곳 등 총 10여 곳이다. 기존에 못 자국이 있더라도 새로 못을 넣어 압력을 가한 행위는 문화재 훼손에 해당됨으로 사과 말씀을 드린다"면서 "경찰 수사와 안동시, 국가유산청 조사를 지켜보며 그 결과를 겸허히 수용하겠다. 훼손된 부분 복구에도 적극적으로 협조하고, 같은 사태가 발생하지 않도록 가이드라인을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이 드라마는 여대생 영혼이 깃든 소설 속 병풍 단역 '차선책'(서현)이 주인공 '경성군'(옥택연)과 하룻밤을 보내며 펼치는 로맨스 판타지다. 동명 웹소설이 원작이다. '어쩌다 마주친, 그대'(2023)를 공동연출한 이웅희 PD와 '오! 영심이'(2023) 전선영 작가가 만든다. 올해 방송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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