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페이스북
  • 트위터
  • 유튜브

박지하, 살아 있는 것들에 대한 심오한 명상…'올 리빙 싱스'

등록 2025.02.10 01:24:00수정 2025.02.26 12:28:24

  • 이메일 보내기
  • 프린터
  • PDF
[서울=뉴시스] 박지하. (사진 = 글리터비트 제공) 2025.02.10.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박지하. (사진 = 글리터비트 제공) 2025.02.10.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이재훈 기자 = 뮤지션 박지하가 약 3년 만에 정규 음반을 낸다. 한국 전통 악기인 피리, 생황, 양금 연주자인 그는 전통음악에서 벗어난 작곡가 겸 프로듀서이기도 하다.

10일 박지하 측에 따르면, 박지하는 오는 14일 독일 레이블 글리터비트(tak:til / Glitterbeat)를 통해 정규 4집 '올 리빙 싱스(All Living Things)'를 발매한다.

비평가들의 호평을 받은 전작 '필로스(Philos)'(2018)와 '더 글림(The Gleam)'(2022)과 마찬가지로 박지하가 모든 악기를 직접 연주했다. 스튜디오에서 오버 더빙하고 레이어링해 풍부한 사운드 세계를 만들어 낸다.

피리, 생황, 양금 등 다양한 한국 전통 악기와 함께 플루트, 글로켄슈필, 벨, 목소리, 그리고 전자적인 사운드로 음악적 레이어를 확장했다. 다양한 음향 실험과 현대적인 사운드 디자인으로 과감한 전환을 시도한 것이다.

박지하는 "이전 음반에서는 전자적인 소리는 배제하고 악기 자체에서 찾을 수 있는 자연적이지만 일반적이지 않은 소리들을 찾아 독특한 사운드를 내기 위해 다양한 연주법을 사용했다면, 이번 새 음반에서는 악기 본연의 사운드 외에 다양한 전자적인 요소를 사용해 곡을 더욱 확장하고 몰입감을 의도했다"고 말했다.

첫 번째 트랙 '퍼스트 버드스(First Buds)'는 이러한 접근 방식의 완벽한 보기다.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섬세하고 희망으로 가득 찬 부드러운 오프닝처럼 느껴진다. 어쿠스틱 악기들이 서로 얽히고설키며 심오하고 초자연적인 질감을 만들어낸다.

이어지는 트랙 '그라운딩(Grounding)'은 최면적이고 반복적인 구성안에 빛나는 주기로 진화한다. 미니멀리즘에 대한 박지하의 문체적 빚을 드러낸다.

'그로우스 링(Growth Ring)'은 생황과 피리 두 악기의 대화적 게임을 표방한다. 성숙을 상징하는 구성에 독특한 분위기를 더하며 거듭될수록 확장되는 이 음반의 콘셉트를 보여준다고 박지하는 설명했다.

선공개 싱글로 발표된 '블로운 리브스(Blown Leaves)'는 매혹적인 생황 선율에 반짝이고 고조되는 일렉트로닉 사운드가 더해졌다.

몽환적인 글로켄슈필의 사운드로 시작되는 음반의 마지막 트랙인 '워터 문(Water Moon)'은 새로운 시작을 암시하는 어린 시절의 오르골 같은 순수함을 표현한다. 음반의 시작과 끝이 하나의 완전한 원을 이루도록 방점을 찍는다.

이를 통해 '올 리빙 싱스'는 살아 있는 모든 것들에 대한 아름답고 심오한 명상이 된다.

박지하는 "음반은 지금 이 순간 이 땅에 살아 있는 존재가 될 수 있는 기회에 대한 경외심과 감사가 담겨있다. 자연스러운 삶 순환의 일부가 되는 것, 우주에 속한다는 것"이라면서 "살아있다는 느낌은 말로 설명하기 어려운 감정"이라고 전했다.

음반 전체는 탄생, 성장, 성숙, 쇠퇴, 죽음으로 이어지는 박지하의 생애주기에 대한 매우 개인적인 견해이기도 하다. 그녀가 음악에 담고자 했던 '희망과 아름다운 불확실성을 표현하는 하나의 순환'인 셈이다.

이런 매혹적인 불확실성은 섬세하고 반복되는 패턴과 타악기 사이클에서 미니멀리즘의 힌트를 발견할 수 있다. 동시에 앰비언트 사운드트랙 음악의 몽환적인 분위기와 영적인 진지함, 현대 클래식의 형식적 정밀함, 실험적인 재즈의 즉흥성도 접할 수 있다. '올 리빙 싱스'가 제시하는 반짝이는 가능성에서 저마다 기쁨과 의미를 찾을 수 있는 구조다.

박지하는 "우리는 모두 다양한 만큼, 사물을 느끼고 감정적으로 해석할 수 있는 각자만의 능력이 있다. 저는 이 점이 정말 아름답다. 제 음악이 사람들의 삶의 일부가 돼 그들에게 희망을 줄 수 있으면 좋겠다"고 바랐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