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페이스북
  • 트위터
  • 유튜브

'필리핀 이모님' 원하면 1년 더 일한다…본 사업은 여전히 미정

등록 2025.02.14 13:27:47수정 2025.02.14 14:04:25

  • 이메일 보내기
  • 프린터
  • PDF

외국인력정책위원회, 서울시 시범사업 1년 연장 의결

근로계약 1년 연장…취업활동기간도 29개월 더 늘어나

이용가정·관리사 84% 만족…"외국인력 활용 가능성 확인"

이용가격은 시간당 20.5% 올라…평균 월 이용료 23만원↑

본 사업도 여전히 미지수…전국 확대 내년께나 가능할 듯

[인천공항=뉴시스] 공항사진기자단 = 외국인 가사관리사 시범사업에 참여하는 필리핀인 가사관리사들이 지난해 8월 6일 오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하고 있다. 2024.08.06. photo@newsis.com

[인천공항=뉴시스] 공항사진기자단 = 외국인 가사관리사 시범사업에 참여하는 필리핀인 가사관리사들이 지난해 8월 6일 오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하고 있다. 2024.08.06.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고홍주 기자 = 지난해 전격적으로 도입됐던 서울시 필리핀 가사관리사 시범사업이 1년 더 연장되는 가운데, 정부가 향후 사업 확대 가능성을 확인했다는 긍정적인 평가를 내놨다.

하지만 관련 부처 협의가 지지부진해 올해 상반기 내 1200명을 전국으로 확대하겠다는 계획은 빨간불이 켜졌다.

정부는 14일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외국인력정책위원회를 개최하고, 시범사업을 1년 더 연장하는 '외국인 가사관리사 시범사업 추진방향 및 향후계획'을 확정했다.

이에 따라 현재 일하고 있는 가사관리사 98명 중 체류 연장을 희망하는 인원은 근로계약기간이 12개월 더 연장되며, 취업활동기간도 29개월 연장된다.

"이용가정 84%가 만족"…근로계약 1년 연장하고 36개월 체류 더

당초 이 사업은 지난해 9월부터 올해 2월까지 6개월 간 시범사업으로 도입됐다. 대상 국가는 공청회 등을 거쳐 정부가 공인하는 'Caregiving(돌봄) NC Ⅱ' 자격증이 있는 필리핀으로 확정하고 100명을 선발했다.

시범사업을 시작하고 교육기간에 대한 수당이 제때 지급되지 않아 '임금체불' 논란이 일어나는가 하면, 2명이 숙소를 무단이탈해 강제출국 조치되는 등 잡음이 이어지기도 했다. 또 현재 시간당 1만3940원이라는 이용료가 상대적으로 비싸다는 지적도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주무부처인 고용노동부는 이용가정과 가사관리사 모두 만족도가 높아 향후 사업 확대 가능성을 확인했다는 긍정적인 평가를 내놨다.

박일훈 고용부 국제협력관은 지난 13일 기자단을 대상으로 진행한 사전브리핑에서 "이용 가정과 많은 이야기를 나눠본 결과, 필리핀 가사관리사들이 전문성도 있고 내국인 가사관리사에게 기대할 수 없었던 부분을 채워준다는 느낌을 많이 받았다"며 "전문가들 역시 이 정책이 저출생 국면에 긍정적인 역할을 할 수 있다는 반응이 훨씬 많았다"고 전했다.

실제로 고용부가 지난해 11월 이용가정 112가구를 대상으로 설문조사 한 결과, 84%가 서비스 품질에 만족한다고 응답했다. 또 84%는 외국인 가사관리사를 지속적으로 이용할 계획이고 85%는 지인에게 추천하겠다고 응답했다.

필리핀 가사관리사 98명의 만족도도 높았다. 이들 중 74%는 한국에서 계속 가사관리사로 일하고 싶다고 답했고, 82%는 고국 지인에게 일하는 것을 추천할 의향이 있다고 했다.

한은숙 고용부 외국인력정책과장은 "시범사업의 만족도도 높고 안정적으로 운영돼, 향후 돌봄 영역에서 외국인력을 활용할 수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고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서울=뉴시스] 김진아 기자 = 지난해 9월 24일 서울 강남구 홈스토리생활 회의실에서 열린 서울시 외국인 가사관리사 시범사업 관계자 간담회에서 김선순 서울시 여성가족실장, 한은숙 고용노동부 외국인력담당관, 외국인 가사관리사 자스민 에리카, 조안 등 참석자들이 대화를 하고 있다. 2024.09.24. bluesoda@newsis.com

[서울=뉴시스] 김진아 기자 = 지난해 9월 24일 서울 강남구 홈스토리생활 회의실에서 열린 서울시 외국인 가사관리사 시범사업 관계자 간담회에서 김선순 서울시 여성가족실장, 한은숙 고용노동부 외국인력담당관, 외국인 가사관리사 자스민 에리카, 조안 등 참석자들이 대화를 하고 있다. 2024.09.24. [email protected]


시간당 이용료 2860원↑…본 사업 구상도 안갯속

다만 정부의 사업 연장 결정과 별도로 논란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우선 시간당 이용료가 현재 1만3940원에서 3월부터 1만6800원으로 2860원(20.5%) 오른다. 이는 가사관리사들이 근로기준법 등 노동법제 적용 대상인 고용허가제(E-9) 인력이기 때문이다. 퇴직급여법에 따르면 1년 이상 1주에 15시간 이상 근무하면 30일분 이상의 평균임금을 퇴직금으로 지급해야 한다. 아울러 서울시에서 부담하던 운영비가 민간기관으로 이관되면서 발생하는 여타 부대비용 등이 이용료에 포함된다.

이에 따라 현재 이용가정 당 평균 이용시간인 주 20.2시간을 가정할 시 1개월(4주) 이용요금은 23만1000원가량 인상된다. 지난해 11월 고용부 설문에서 이용가정의 37%가 서비스 비용이 적정하지 않다고 답했는데, 이러한 불만은 더욱 커질 수 있다.

특히 시범사업을 연장하면서도 본 사업 도입이 여전히 확정되지 않은 점도 문제다.

저출산고령사회대책위원회(저고위)는 지난해 6월 필리핀 가사관리사 사업을 1200명으로 늘리고, 이미 국내에 입국해있는 외국인 유학생(D-2)과 외국인근로자의 배우자(F-3) 5000명에 대해 가사돌봄서비스 취업을 허용하겠다는 방침을 발표했다. 각 가정이 사적으로 고용하는 '가사사용인' 형태도 허가하겠다고 했다.

하지만 지난해 말 고용부가 지자체를 대상으로 한 조사 결과 서울과 부산·세종 단 3곳에서만 수요가 있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그것도 서울(900여명)을 제외하면 부산과 세종에서는 20명 이하 범위의 수요를 제출했다.

고용부는 "정식으로 조사한 게 아니라 중간 점검차원에서 한 것"이라며 "진짜 수요는 다시 파악을 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지만, 사실상 시범사업을 1년 더 연장하기로 하면서 본 사업 도입은 빠르면 내년에나 가능할 전망이다. 국내 체류 외국인 이용 방식이나 가사사용인 도입 등 다른 사업들과 연관성을 위해 관련 부처 협의도 필수적이지만, 이 협의 진행이 더딘 점도 문제로 꼽힌다.

이와 관련해 박 국장은 "(본 사업 검토가) 진행 중이다. 가격이나 여러 문제들, 다른 사업들과 연관성을 다 종합적으로 검토하고 있는데, 협의가 쉽지는 않다"며 "최대한 빠른 시일 내 마무리하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