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회계제도 반영에 '킥스' 뚝…자본 확충 고삐죄는 보험사들
지급여력비율 급감한 보험사들 속출
잇따른 후순위채 발행…이자 우려도
![[서울=뉴시스] 홍효식 기자 = 김병환 금융위원회 위원장이 지난해 8월 서울 영등포구 보험개발원에서 열린 보험업권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뉴시스DB) photo@newsis.com](https://img1.newsis.com/2024/08/28/NISI20240828_0020500084_web.jpg?rnd=20240828103520)
[서울=뉴시스] 홍효식 기자 = 김병환 금융위원회 위원장이 지난해 8월 서울 영등포구 보험개발원에서 열린 보험업권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뉴시스DB)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권안나 기자 = 보험사들의 실적 발표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금융당국의 새로운 회계 가이드라인 IFRS17에 따른 K-ICS(지급여력비율·킥스) 급감이 현실화되고 있다. 건전성 제고가 시급한 과제로 떠오르자 보험사들은 후순위채 발행 등을 통한 자본 확충에 안간힘을 쓰는 모습이다.
16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삼성화재는 최근 실적 발표를 통해서 지난해 킥스가 작년말 대비 8%p(포인트) 하락한 265% 수준이라고 밝혔다.
같은 기간 신한라이프의 킥스는 206.8%로 전년 대비 44%p나 떨어졌다. KB손해보험의 킥스는 188.1%로 27.8%p 감소했고, KB라이프생명은 265.3%로 64.5%p 급감했다.
킥스 하락의 주요 원인으로는 금융당국이 지난해 11월 도입한 '무·저해지 보험 계리가정 가이드라인'이 거론된다. 해지환급금이 없거나 적은 무·저해지 상품이 보험사의 고무줄 회계에 이용된다는 비판이 제기되면서, 당국은 보험료 납입 완료 시점에 해지율이 0%에 수렴하는 '원칙모형'을 가이드라인으로 제시했다.
해지율을 기존보다 보수적으로 가정하면서 보험사들의 서비스계약마진(CSM)이 감소했고, 이는 킥스 하락으로 이어지는 결과를 낳은 것이다.
기준금리 하락 기조도 보험사들의 킥스에 부정적인 영향을 주고있다. 보험연구원에 따르면 기준금리가 1%p 하락했을 때 생명보험사와 손해보험사의 킥스는 각각 25%p, 30%p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권에서는 올해도 3~4차례의 추가 금리 인하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이에 보험사들은 연초부터 후순위채 등 자본성증권 발행에 나서며 킥스 높이기에 주력하고 있다. 한화손해보험과 메리츠화재, DB생명보험, DB손해보험과 롯데손해보험 등의 보험사들은 후순위채 발행을 위한 증권신고서를 제출했다.
한화손보는 지난달 5000억원 규모의 후순위채를 발행을 완료했다. 메리츠화재도 지난 13일 3000억원 규모의 후순위채를 발행했고, DB생명보험은 지난 14일 3000억원 규모의 후순위채를 발행했다. 3개 보험사 모두 각각 최초 3000억원, 15000억원, 2000억원의 발행을 추진했으나 수요 흥행으로 증액을 결정했다.
DB손보는 4000억원 규모의 후순위채 발행이 예정돼 있다. 동양생명도 최근 이사회를 열고 약 7000억원 규모의 자본성증권 발행을 의결했다.
후순위채 발행이 예정대로 진행되지 못한 곳도 있다. 롯데손보는 1000억원 규모 후순위채 발행을 계획하고 수요예측을 진행했지만 지난 5일 결국 철회신고서를 냈다. 롯데손보 측은 당시 "금리 상황과 급격한 경제와 대외 여건 변화 및 새로운 제도 도입 등으로 투자자 보호를 위해 발행 시점을 연기했다"고 설명했다.
한편 보험사들의 후순위채 발행이 중장기적인 손익에는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후순위채는 일반 회사채보다 변제 순위가 낮은 대신 금리가 높아 이자 부담이 큰 상품이기 때문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금리 하락 추세가 이어지고 있고 주식 시장도 어려워 보험사들이 손익을 보전하기 어려운 요인들이 많아진 상황"이라며 "보험사들이 떨어진 킥스를 방어하기 위해서 후순위채를 발행하는 방법을 택하고 있지만 이자 부담이 늘어나고 장기적으로는 수익률을 하락시킬 수 있는 요소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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