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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펀드·리츠까지…'홈플러스 사태' 금융권 후폭풍 확산

등록 2025.03.13 07:00:00수정 2025.03.13 07:1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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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추상철 기자 = 홈플러스 유동화 전단채(ABSTB) 피해자 비대위가 12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금융감독원 앞에서 '홈플러스 유동화 전단채(ABSTB) 피해자 상거래채권 분류(인정) 요구'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5.03.12. scchoo@newsis.com

[서울=뉴시스] 추상철 기자 = 홈플러스 유동화 전단채(ABSTB) 피해자 비대위가 12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금융감독원 앞에서 '홈플러스 유동화 전단채(ABSTB) 피해자 상거래채권 분류(인정) 요구'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5.03.12.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조현아 기자 = 기업회생절차를 밟게 된 홈플러스 사태로 인해 금융권에도 후폭풍이 확산되고 있다. 홈플러스의 기업어음(CP)과 전자단기사채 등 단기채권을 비롯해 홈플러스 점포를 기초 자산으로 둔 부동산 펀드와 리츠(부동산투자회사)의 손실 우려까지 커지고 있다. 홈플러스가 가진 부동산 자산은 4조7000억원에 이른다지만, 상업용 부동산 시장이 침체된 만큼 자산 매각 과정도 순탄치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13일 금융권에 따르면 홈플러스의 이번 회생절차로 금융채권 상환이 유예되면서 홈플러스 점포 등 실물자산에 투자하고 있는 금융사와 투자자에도 불똥이 튀게 됐다.

홈플러스 임대료 미납, 금융권 유동성 리스크

지난 2015년 홈플러스를 인수한 사모펀드 운용사 MBK파트너스는 인수대금 약 6조원 중 2조7000억원을 차입금으로 조달했다. 이후 홈플러스는 차입금 상환을 위해 우량 점포를 매각한 뒤 재임대(세일즈앤리스백)하는 방식으로 자산을 유동화했다.

대표적인게 홈플러스 '전주 효자점'을 보유하고 있는 이지스자산운용의 '이지스코어리테일부동산투자신탁126호'다. 상품 운용 구조는 홈플러스가 매각한 매장을 다시 임대해 임대료를 내면, 펀드는 그 수익을 투자자에게 분배금으로 지급하는 식이다.

그러나 높은 부채 비율 탓에 이자 상환 부담이 커진 데다, 자산 매각이 이뤄지지 않으면서 배당금은 이미 끊긴 상황이다. 당장 오는 8월 1000억원 상당의 대출 만기를 앞두고 있는데, 홈플러스 기업회생 사태까지 발생하면서 자금 회수가 어려운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서울=뉴시스] 김진아 기자 = 1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홈플러스가 지난 4일 기업회생절차를 신청하면서 일부 입점 업체들은 1월분 대금을 받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원래대로라면 지난 4일 지급돼야 했지만, 회생절차 개시로 인해 정산이 지연된 탓이다. 이에 홈플러스는 오는 4일까지 상세 대금 지급 계획을 수립해 각 협력 업체에 구체적으로 전달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사진은 12일 서울 시내 홈플러스. 2025.03.12. bluesoda@newsis.com

[서울=뉴시스] 김진아 기자 = 1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홈플러스가 지난 4일 기업회생절차를 신청하면서 일부 입점 업체들은 1월분 대금을 받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원래대로라면 지난 4일 지급돼야 했지만, 회생절차 개시로 인해 정산이 지연된 탓이다. 이에 홈플러스는 오는 4일까지 상세 대금 지급 계획을 수립해 각 협력 업체에 구체적으로 전달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사진은 12일 서울 시내 홈플러스. 2025.03.12. [email protected]


유경PSG자산운용의 '유경공모부동산투자신탁 제3호'도 이러한 펀드 중 하나다. 홈플러스 '울산점', '구미 광평점', '시화점' 등 3개 점포를 담은 펀드로, 차입금 규모는 약 2000억원이다. 일단 홈플러스가 회생절차를 신청하기 직전인 지난달 21일 대출만기를 1년 더 연장했지만, 상황이 크게 다르지 않다. 홈플러스가 만약 임대료를 미납할 경우 유동성 위기에 놓일 수 있다.

홈플러스의 임대료 미납이 현실화되면 펀드 특수목적법인(SPC)이 대출채권을 바탕으로 발행한 유동화증권(ABCP·ABSTB) 투자자도 피해를 볼 수 있다. SPC와 유동화증권 매입보장 약정을 맺은 은행들도 부담을 떠안을 수 있다.

리츠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KB부동산신탁이 운용하는 'KB사당리테일위탁관리리츠'와 'KB평촌평촌리테일위탁관리리츠'도 잇따라 부실자산 발생 가능성을 공시했다. 두 리츠는 홈플러스 사당점과 평촌점을 담고 있다.

홈플러스의 복잡한 부채 구조로 향후 채무 조정 과정이 순탄치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김상만 하나증권 연구원은 "인수금융의 상당 부분이 자산매각을 통해 산환 부담이 경감된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못하다"며 "매각 점포를 인수하는 과정에서 부동산 투자펀드가 조성한 출자금, 금융대출, PF 시공사의 신용공여 익스포저 등 간점금융 채무 비중이 확대된 상황"이라고 말했다.

단기채권 투자자 피해 우려도…카드사들 '홈플 상품권' 결제 중단

증권사 창구에서 판매된 단기채권도 논란이 되고 있다. 홈플러스의 금융채권은 CP와 전단채 등 1880억원, 카드대금 채권을 기초로 발행된 자산유동화 전단채(ABSTB) 4000억원 등 총 6000억원에 육박한다. 이중 절반 가량은 증권사 영업점을 통해 소매 판매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ABSTB는 홈플러스가 물품을 구매할 때 신용카드로 결제한 이용대금 채권을 기초자산으로 두고 있다. 문제는 홈플러스의 기업회생 신청으로 약 4000억원의 전단채 변제가 중단된 점이다. 전단채가 금융채권으로 분류되면, 개인·법인 투자자들의 손실은 불가피하다.

개인 투자자들은 집단 행동에 돌입한 상황이다. 손실 위기에 처한 투자자들은 해당 전단채를 우선 변제해야 할 '상거래 채권'으로 인정해 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홈플러스 ABSTB 피해자 비상대책위원회'는 전날 서울 여의도 금융감독원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3개월 내 회사가 망할리 없다, 안전하다는 말을 듣고 투자했다"며 "이번 사태로 카드사는 한푼의 피해도 입지 않고 전단채 피해자들에게 손실을 전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런 가운데 카드사들은 홈플러스 상품권 구매 승인을 중단하고 나섰다. 신한·삼성카드는 전날 홈플러스 상품권 구매·충전에 대한 결제 승인을 중단했다. 신한카드 관계자는 "(홈플러스) 제휴사 사용이 많이 제한되다 보니 고객들에게 발생할 수 있는 피해가 있을 수 있어,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결제를 중단하게 됐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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