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락가락 트럼프 관세 정책에 백악관에 긴장 고조
와일스 비서실장 등에 기업 CEO 등 다급한 전화 빗발
경제 당국자 사이에 갈등도 빈발…"경제팀 끔찍한 출발"
1기 때와 달리 트럼프에 관세 포기하라는 설득은 없어
![[워싱턴=AP/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1일(현지 시간) 워싱턴에서 열린 비즈니스 라운드테이블 회의에 참석해 연설하고 있다. 이날 기업인들이 트럼프의 오락가락하는 관세 정책에 일관성이 필요하다고 우려를 표명한 것으로 전해졌으나 트럼프는 이를 부인하고 미국에 대한 투자 문제가 주로 논의됐다고 밝혔다. 2025.03.13.](https://img1.newsis.com/2025/03/12/NISI20250312_0000174518_web.jpg?rnd=20250312121412)
[워싱턴=AP/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1일(현지 시간) 워싱턴에서 열린 비즈니스 라운드테이블 회의에 참석해 연설하고 있다. 이날 기업인들이 트럼프의 오락가락하는 관세 정책에 일관성이 필요하다고 우려를 표명한 것으로 전해졌으나 트럼프는 이를 부인하고 미국에 대한 투자 문제가 주로 논의됐다고 밝혔다. 2025.03.13.
[서울=뉴시스] 강영진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오락가락하는 무역 정책과 일관성 없는 경제 메시지로 인해 기업 경영인들의 항의전화가 백악관에 쇄도하고 공화당 일부 의원들이 우려를 표명하고 있으며 백악관 내부에서도 긴장이 높아지고 있다고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2일(현지시각) 보도했다.
수지 와일스 백악관 비서실장 등 고위 당국자들에게 기업 CEO와 기업 로비스트들의 다급한 전화가 빗발치고 있다.
이들은 정부가 예측 가능한 관세 정책을 제시해 시장 불안을 안정시켜도록 촉구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기업들은 트럼프가 관세 정책을 철회하도록 설득하길 이미 포기한 상태다. 다만 보다 명확한 설명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지난 10일 백악관에서 백악관 최고 고문들과 IBM, 퀄컴, HP 등 기술 기업 CEO들이 머리를 맞댔다.
이 자리에서 일부 CEO들은 트럼프의 관세 정책이 산업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경고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트럼프는 회의 참석자들이 미국에 대한 투자 논의를 한 것으로 밝혔다.
트럼프와 그의 고문들이 상반된 메시지를 내면서 공화당 의원 일부도 우려하는 모습이다.
스콧 베센트 재무장관이 지난주 “경제에 해독(解毒)이 필요하다”고 말하고 트럼프가 경기 침체 가능성을 인정하면서 주가가 폭락했다.
그러자 트럼프가 경기 침체 가능성이 적다고 무마하면서도 광범위한 관세 부과 의지를 재차 강조했다.
보수 성향인 아메리칸 액션 포럼의 더글러스 홀츠-에이킨 대표는 “경제팀이 끔찍한 출발을 했다”고 지적했다.
트럼프의 공격적 관세 정책에 국가경제위원회(NEC) 등 일부 경제 부처 관계자들이 불안해하고 있다.
이들은 관세 정책과 무역 정책의 불확실성이 주식 시장을 폭락시키고, 에너지부터 건설 자재까지 모든 분야에서 물가 상승을 초래하고 있다고 우려한다.
트럼프는 관세가 시장과 경제 성장에 타격을 가할 수 있다는 자문들의 경고를 무시한다.
백악관은 트럼프 대통령의 경제 자문들 사이에 내부 분열이 있다는 지적을 부인했으나 고위 관계자들이 기업 경영진들의 전화를 받고 있다는 사실은 인정했다.
최근 트럼프 정부 내 경제팀 사이의 긴장이 표출된 일도 있다. 하워드 러트닉 상무장관이 트럼프의 관세 정책을 주도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는 그러나 다른 경제 자문들과 충분히 대화하지 않고 일방적으로 정책을 발표하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전해진다.
이에 따라 케빈 해셋 NEC 국장, 제이미슨 그리어 무역대표부 대표, 경제자문위원회(CEA) 관계자들과 마찰이 빚어지고 있다.
예컨대 러트닉 장관은 지난주 폭스 뉴스에 출연해 캐나다가 펜타닐 밀매 문제를 해결하는 협약을 체결하면 25% 관세를 피할 수도 있다고 발언했다.
그러나 그의 발언은 그리어 등이 전혀 알지 못하는 내용이었다. 이들은 결국 서둘러 트럼프가 캐나다, 멕시코 관세 부과를 한달 유예하도록 설득해야 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한 지 두 달이 다 되어가는 지금 주변에서는 트럼프가 예전보다 확고하게 관세 정책을 밀어붙이고 있다고 전한다.
트럼프는 1기 때 거의 매시간 주식 시장을 확인해 주가가 떨어지면 그 자리에서 정책을 바꾸는 일이 잦았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이번에는 관세를 지연시키되 포기하지는 않는 것으로 전해진다.
또 1기 때 게리 콘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 등이 관세에 반대했던 것과 달리 2기의 참모들은 반대하지 않으면서 대신 보다 정밀한 정책을 추진하도록 조언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케빈 해셋 NEC 위원장 등 경제 고문들이 일괄 관세 대신 상호관세를 부과하도록 설득한 것이 대표적이다.
공화당 의원들 사이에서도 트럼프의 관세 정책이 경제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톰 틸리스 공화당 상원의원은 오락가락하는 관세 정책으로 주식 시장이 하락하고 기업이 경영 계획을 세우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지적했다.
에너지 대기업 셰브론의 마이크 워스 CEO와 같은 기업인들도 정부의 혼선을 비판한다. 그는 "양 극단을 오가는 것은 잘못된 정책“이라고 일갈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Copyright © NEWSIS.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