흡수합병에 사업전환…'적자 늪' 디지털 보험사 운명은
캐롯손보, 모회사 흡수합병 유력
유상증자·사업전환 움직임 활발
![[서울=뉴시스]](https://img1.newsis.com/2025/04/11/NISI20250411_0001815238_web.jpg?rnd=20250411105618)
[서울=뉴시스]
[서울=뉴시스]권안나 기자 = 디지털 보험사들이 적자를 탈피하지 못하면서 위기에 빠졌다. 캐롯손해보험이 모회사에 흡수합병될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업계 전반에 미칠 영향에 관심이 모아진다.
13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디지털 보험사 5곳(캐롯손보·카카오페이손보·하나손보·교보라이프플래닛생명·신한EZ손해보험)의 당기순손실 총액은 1886억원에 달한다.
캐롯손보는 지난해 662억원의 순손실을 냈다. 2019년 설립된 이후 출범 6년동안 적자를 벗어나지 못했다. 작년 말 킥스비율도 156.2%까지 떨어지면서 재무건전성 관리에 비상이 걸리자 모회사 한화손보로의 합병을 유력하게 검토하고 있다.
캐롯손보는 국내 첫 디지털 손해보험사라는 타이틀과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차남인 김동원 한화생명 사장의 작품이라는 상징성을 동시에 가지고 있다. 이 회사의 향방이 김 사장의 경영 능력 평가로 직결될 수 있다는 측면에서 한화 금융사와 업계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재무건전성을 높이기 위해 디지털 보험사들의 유상증자도 이어지고 있다. 2013년 설립된 국내 첫 디지털 생보사 교보라이프플래닛은 지난해까지 모회사인 교보생명에서 7차례 유상증자를 통해 3000억원이 넘는 자금을 수혈했다.
교보라이프플래닛도 지난해 260억원의 당기순손실을 내며 10년 넘게 적자를 탈피하지 못했다. 이 회사는 신창재 교보생명 회장의 차남인 신중현 씨가 디지털전략실장을 맡으며 사업에 관여하고 있다.
2022년 설립된 카카오페이손보와 같은해 신한금융그룹의 계열사로 편입된 신한EZ손보도 작년 각각 482억원, 174억원의 당기순손실을 내며 적자폭이 확대됐다.
카카오페이손보는 설립 1년 뒤인 지난 2023년 모회사 카카오페이로부터 1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통해 자금을 수혈받았고, 신한EZ손보도 지난달 신한금융지주로부터 1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받았다.
지난해 308억원의 순손실을 낸 하나손해보험은 사업구조를 조정하며 사실상 '탈 디지털 보험' 행보를 보이고 있다. 장기보험 상품 비중을 높이고 있으며, 자회사 등을 통해 대면 영업 조직 확대에 나서고 있다.
디지털 보험사들의 이 같은 움직임은 수입보험료의 90% 이상을 전화, 우편, 온라인 등 비대면 채널을 통해 모집해야 한다는 구조적인 한계에서 비롯됐다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소비자들이 이해하기 어려운 보험업의 특성상 대면 영업의 제한이 수익성에 악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금융당국이 건전성 관리 규제를 강화하고 있다는 점도 이들에게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당국은 보험사 자본의 질을 높이기 위해 '기본자본 킥스(K-ICS·지급여력비율) 비율' 규제를 도입할 계획이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가용자본 중 손실흡수성이 높은 기본자본 킥스 비율이 경영실태평가 하위 항목으로만 활용돼 상대적으로 자본의 질적 관리에 소홀해진 것으로 판단해 시행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기본자본 킥스 비율은 보험사가 보유한 기본자본만 놓고 리스크 감당 여부를 평가한다. 따라서 자본 여력이 부족한 중소형사일수록 자본확충에 대한 부담이 더 크게 다가올 수 밖에 없다.
일각에서는 디지털 보험사들의 혁신성을 보장하기 위해 당국 차원의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정우 보험연구원 연구위원은 "디지털 보험회사는 거래 편의성을 높이고 판매 비용을 줄이는 사업모형인 만큼 새로운 경쟁과 혁신에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며 "저위험 프로필 기업의 운영 부담을 줄이기 위해 보험회사의 성격·규모·복잡성 등에 비례하도록 차등적으로 규제를 적용하는 비례성의 원칙을 참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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