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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목소리로 듣는 소설 '첫 여름, 완주'… 박정민 "장애인에 먼저 선물"

등록 2025.04.17 17:14: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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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김금희 "내 안에 이리 많은 사람 있었나 실감"

'듣는 소설 프로젝트'로 탄생 …내책방 콘서트 개최

고민시 등 배우들 재능 기부…종이책은 향후 출간

[서울=뉴시스] 내책방 콘서트에 참석한 김금희(왼쪽) 소설가와 박정민 출판사 무제 대표(사진=국립장애인도서관 제공) 2025.04.17.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내책방 콘서트에 참석한 김금희(왼쪽) 소설가와 박정민 출판사 무제 대표(사진=국립장애인도서관 제공) 2025.04.17.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조수원 기자 = "오디오북에서 인물들이 새로운 목소리로 다가오니까 내 안에 우글댔던 그 사람들의 정체가 정확히 보이는 듯했어요."

소설 '첫 여름, 완주'의 작가 김금희는 오디오북으로 자신의 작품을 들은 경험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이번 오디오북은 배우 박정민이 운영하는 출판사 '무제'의 '듣는 소설 프로젝트'로 제작됐다.

고민시·김도훈·염정아·최양락 등 배우들이 재능 기부 형식으로 참여해 책 속 인물들의 목소리와 감정을 연기했다.

17일 국립장애인도서관이 주최해 국립중앙도서관 국제회의장에서 열린 '내책방(내가 책을 읽는 방법) 콘서트'에 대담자로 참석한 김금희 작가는 "내 안에 이렇게 많은 사람이 있었나를 실감한 게 처음"이라며 "배우분들의 연기력이 더해져 훨씬 더 인물들이 세공되고 실감 난다는 사실이 좋다"고 전했다.

이번 작품은 성우를 직업으로 가진 주인공 '손열매'가 과거 친했던 언니에게 사기를 당하고 돈을 받아내기 위해 언니의 고향을 찾아가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렸다.

김 작가와 함께 대담자로 나선 박정민은 "작년 여름 작가님께 원고를 받아 읽었는데 너무 재밌었다"며 "(캐스팅에)돈을 줄 수 없어서 '누구한테 부탁해야 하나'하며 이 인물은 누가 해줬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면서 읽었다"고 했다.

그는 이어 "정말 거짓말처럼 상상하며 읽은 모든 주변 배우가 하나같이 좋은 마음으로 달려와 도와줬다"고 감사를 표했다.

김 작가는 주인공이 성우라는 직업을 갖게 된 배경에 대해 오디오북에서 연기할 배우들을 떠올렸다고 했다.

김 작가는 "영화배우들과 작가들이 어떤 면에서 겹쳐있는 거 같다"며 "자기 모습이 드러나지 않으면서 캐릭터를 창조해 내고 창조 속에 살아가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연못에 돌을 던지면 동심원이 퍼지는 것처럼 굉장히 목적성을 가지는 글쓰기라 생각했었다"면서도 "쓰는 과정에서 친교적으로 교류 대상이 넓어져 첫 목적이 사라진 글쓰기가 돼 좋은 작업이었다"고 떠올렸다.

[서울=뉴시스] 내책방 콘서트에 참석한 박정민 출판사 무제 대표(사진=국립장애인도서관 제공) 2025.04.17.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내책방 콘서트에 참석한 박정민 출판사 무제 대표(사진=국립장애인도서관 제공) 2025.04.17.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이번 도서는 이례적으로 일반 출판 공정의 역순으로 발행됐다.

인쇄본으로 출간돼 상업 오디오북을 거쳐 도서관이나 복지단체 등에서 납품되는 과정과 달리 국립장애인도서관에서 장애인들을 대상으로 먼저 공개됐다.

박정민은 "책을 기획했을 때 첫 마음은 시각장애인들이 누구보다 먼저 책 받아볼 일 없을 것 같다는 생각이었다"며 "누구보다 먼저 책을 선물해 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또 "(장애인)여러분들께서 먼저 즐기신 다음에 비장애인 독자들이 즐길 수 있게 하는 순서로 하면 어떨까 했고 이 방법이 마음에 드신다면 고수하겠다"고 했다.

한편 이날 콘서트는 장애인과 활동보조인을 대상으로 열렸다.

한 참석자는 "영화의 경우 화면 해설을 제공해주지 않으면 즐기기가 어려워 책을 더 많이 접했다"며 "시각장애가 장애로 느껴지지 않게 하는 또 다른 영화와 같은 존재라고 생각해 이번 오디오북이 특별하다"고 고마움을 전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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