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을 꿰매고 감각을 엮는다’…요한한 개인전 ‘엮는 자’
아라리오갤러리 서울서 개인전

요한한 Yohan HÀN, 메타모포시스 Metamorphosis, 2022-2025, 동물 외피, 천연안료 Animal skin, natural pigment, Variable dimension (1)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박현주 미술전문 기자 = '감각은 기억을 불러들이고, 몸은 시간을 꿰맨다.'
작가 요한한(Yohan HÀN·42)이 신체와 감각, 그리고 시간을 주제로 한 개인전 ‘엮는 자’를 열었다. 전시는 서울 종로구 아라리오갤러리에서 23일 개막해 6월 7일까지 이어진다.
이번 전시에서는 2022년부터 2025년까지 제작한 조각, 설치, 영상 작품 20점을 선보인다. ‘엮는 자’라는 제목처럼, 서로 다른 재료와 감각, 문화를 꿰매고 연결하는 작업이 주를 이룬다.
작가가 가장 많이 사용하는 오브제는 바로 ‘북’. 동물의 외피로 만든 북은 타악기이자, 오래전부터 세계 여러 문화권에서 주술적인 의례에 사용되던 도구다. 요한한은 이 북을 직접 꿰매고 채워 넣으며, 잊힌 몸짓과 감각을 퍼포먼스로 되살리는 작업을 해왔다.
이번 전시의 키워드는 ‘메티사주(Métissage)’, 프랑스어로 ‘혼합’을 뜻하는 단어다. 그는 전통과 현대, 신체와 디지털, 물질과 비물질을 연결해 하나의 새로운 형태를 실험한다.
요한한은 “예술은 본질적으로 시간에 대한 질문”이라며 “내 작업은 과거와 미래가 만나는 교차점을 신체를 통해 표현하려는 시도”라고 했다.

요한한 Yohan HÀN, 철월 Gibbous, 2022, Animal skin, wood, nail, natural pigment, dye, 70 x 70 x 9 cm *재판매 및 DB 금지
작가에게 있어 피부는 단순한 신체의 경계가 아니라, 감각을 연결하고 서로 다른 존재들을 이어주는 ‘감각의 접면’이다. 반복적으로 꿰매고, 맞닿고, 엮는 작업은 신체와 공간, 기억과 현재를 ‘공명’이라는 방식으로 이어 붙인다.

Installation view of ARARIO GALLERY SEOUL 3F *재판매 및 DB 금지

Installtion view of ARARIO GALLERY SEOUL 4F *재판매 및 DB 금지

요한한 Yohan HÀN, 세 연주자 Three Musicians, 2025, Metronomes, drum skins, Audio dispositif, Variable dimension *재판매 및 DB 금지
이 전시는 디지털 추상성과 물질의 무게가 만나는 하이브리드한 공간 속에서, '원초적 감각은 어떤 형태로 살아남을 수 있는가'라는 질문을 던진다. 피부, 북, 퍼포먼스를 통해 이어 붙인 감각의 잔상은, 오늘날 예술이 다룰 수 있는 감응과 공명의 범위를 넓혀준다.
다만 이번 전시에서는 퍼포먼스를 생략하고 메트로놈이 연주자로 작용한 작품을 만나볼 수 있다. 관람은 무료.

요한한 작가. ⓒ Yohan HÀN. Courtesy of the Artist and Arario Galle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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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요한한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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