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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취임 후 1천여개 웹페이지 삭제…기후위기·다양성 정책 등

등록 2025.04.30 11:23:04수정 2025.04.30 13:2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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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드 오브 텀 웹 아카이브' 자료 분석

기후위기, DEI, 의회 습격 등 대거 삭제

[워런(미시간주)=AP/뉴시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9일(현지 시간) 미시간주 워런의 머콤 카운티 커뮤니티 컬리지 스포츠 엑스포 센터에서 열린 취임 100일 기념 집회에 참석하고 있다. 2025.04.30.

[워런(미시간주)=AP/뉴시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9일(현지 시간) 미시간주 워런의 머콤 카운티 커뮤니티 컬리지 스포츠 엑스포 센터에서 열린 취임 100일 기념 집회에 참석하고 있다. 2025.04.30.


[서울=뉴시스]임철휘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기후위기 대응과 다양성·형평성·포용성(DEI) 관련 정책 등을 다룬 정부 기관 웹사이트 페이지를 대거 삭제한 것으로 나타났다.

30일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은 미국 정권 교체 시점마다 정부 기관 웹사이트의 URL을 기록·보존하는 '엔드 오브 텀 웹 아카이브'(EOT) 프로젝트 자료를 분석한 결과, 트럼프 대통령이 재집권한 이후 지난달 하순까지 미국 정부 기관 약 90곳의 웹사이트에서 1000여건의 웹 페이지가 삭제됐다고 보도했다.

삭제된 페이지에는 기후위기 정책, 2021년 1월 6일 발생한 미 의회 습격 사건, DEI 관련 콘텐츠, 성소수자 및 소수 인종 관련 내용 등이 포함됐다.

삭제된 정보는 분야별로 DEI, 기후변화, 역대 정권 정책, 환경, 노동 순으로 많았다.

특히 국방부는 트럼프 대통령의 반DEI 정책 기조에 따라 공군 웹사이트에서 히스패닉계와 원주민 관련 이미지 등을 삭제했다.

국방부는 삭제 사실을 인정하면서도, 관련 콘텐츠를 특정해 기록해왔다고 밝혔다.

DEI 정보 삭제에 대해 조지타운대 데이비드 스퍼 교수는 "인종을 이유로 콘텐츠를 삭제했다면 시민권법 위반 소지가 있다"고 지적했다.

젠더 및 성소수자 관련 웹페이지도 삭제 대상이 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당일, 성별을 남성과 여성 두 가지로 규정하는 대통령령을 발동한 바 있다.

트럼프 지지자들이 벌인 2021년 1·6 의회 습격 사건 관련 법무부 웹페이지도 사라졌다. 당시 기소됐던 1500여 명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당일 대규모 사면을 단행했으며, 일주일 후 법무부 사이트에서 해당 사건 관련 페이지가 삭제됐다.

이번 웹페이지 삭제는 과거 행정부와 비교해도 이례적으로 대규모다. 닛케이에 따르면 바이든 전 행정부가 출범했던 2021년 같은 시기에는 약 3900건의 웹페이지 중 120건만 삭제됐다. 삭제 건수는 트럼프 행정부가 약 8배, 삭제 비율은 3배에 달한다.

EOT 측 관계자는 "정권이 이처럼 의도적으로 공개 정보를 삭제한 사례는 전례가 없다"고 밝혔다.

닛케이는 "공공 정보의 삭제는 국민의 알 권리를 침해하고, 민주주의의 근간을 뒤흔드는 행위"라고 비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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