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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랑데부' 박건형 "단절의 시대…타인에 대해 생각하게 되는 작품"

등록 2025.04.30 16:4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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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채색의 태섭이 감정 받아들이는 과정 그려"

"감정 설명 많이 줄여 다른 팀과는 대사 달라"

"직사각형 무대 상당한 부담…관객에겐 좋아"

[서울=뉴시스] 30일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에서 열린 라운드인터뷰에 참석한 배우 박건형.(사진=예술의전당 제공) 2025.04.30.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30일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에서 열린 라운드인터뷰에 참석한 배우 박건형.(사진=예술의전당 제공) 2025.04.30.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조수원 기자 = "태섭이라는 캐릭터는 감정을 애써 외면하려는 사람, 흑백 같은 무채색의 삶이 아니었을까요. 그런데 지희를 만나는 순간 컬러라는 개념이 생기는 것 같아요."

배우 박건형은 30일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에서 가진 라운드인터뷰에서 연극 '랑데부' 속 남자 주인공 '태섭'을 이같이 설명했다.

이어 "컬러라는 개념은 두려움"이라며 "감정을 받아들이기보다 외면하고 피하다가 결국 맞닥뜨리고 받아들이게 되는 과정을 보여준다"고 부연했다.

'랑데부'는 로켓 개발에 매진하는 과학자 '태섭'과 춤을 통해 자유를 찾는 짜장면집 딸 '지희'의 특별한 만남을 그린다.

박건형은 작품에 임하면서 현재 사회가 겪고 있는 단절이나 인간관계에 대해 고민했다.

그는 "태섭은 접촉장애가 있는 사람"이라면서도 "우리는 접촉장애가 없더라도 누군가를 위해 손을 내밀거나 내민 손을 잡을 수 있는 마음, 호의를 베푸는 마음이나 이를 받아들일 마음이 많이 단절됐고 어색한 시대"라고 진단했다.

이어 "작품이 서로 기댈 수 있고 누군가의 아픔을 받아준다는 건 그 무게를 견딜 수 있어야 한다고 얘기하는 부분도 있다"며 "여러모로 타인에 대해 생각하게 되는 작품"이라고 소개했다.

태섭을 연기하기 위해서 그는 김정한 연출과 많은 대화를 거쳐 감정 설명을 많이 줄였다면서 인물의 흐름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전했다.

박건형은 "다른 두 팀에 비해 연출과 상의해서 삭제하는 등 대사가 다르다"며 "너무 어렸을 때 벌어진 사고를 얘기할 때 오히려 아무렇지 않게 이야기하는 게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더 감정적이지 않을까라는 종류의 이야기를 많이 나눴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어렸을 때 화상의 고통이 기억이 안 나거나 사랑하는 사람을 보냈던 기억이 없다면 아무렇지 않게 이야기할 수 있다"고 말했다.

[서울=뉴시스] 30일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에서 열린 라운드인터뷰에 참석한 배우 박건형.(사진=예술의전당 제공) 2025.04.30.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30일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에서 열린 라운드인터뷰에 참석한 배우 박건형.(사진=예술의전당 제공) 2025.04.30.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그는 이번 공연의 무대인 자유소극장에 대한 남다른 애정도 드러냈다. 자신이 24년 전 데뷔한 장소여서다.

박건형은 "뮤지컬 '더 플레이'라는 작품으로 데뷔했는데 이 극장에서 다시 하게 돼 더욱 특별한 작품"이라며 "이 작품을 잘 알지도 못했는데 여기서 한다는 정보가 60% 이상 (나를) 움직이게 했다"고 말했다.

연극 '햄릿'과 뮤지컬 '시카고'를 비롯해 각종 영화·드라마까지 여러 방면에서 활동해 온 박건형에게도 '랑데부' 무대는 새로운 도전이다. 무대는 직사각형의 긴 무대를 중심으로 양쪽에 관객석이 배치됐다.

박건형은 "자유소극장에서 공연하지만 배우의 움직임은 대극장 사이즈의 길이고, 소품이나 도구가 없어서 배우 입장에선 기댈 곳이 없어 많이 두려운 상황"이라면서도 "관객들 입장에서는 입체적으로 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고 말했다.

연극에서 배우 범도하와 고정으로 합을 맞추는 박건형은 캐스팅 소신에 대한 소신도 밝혔다.

"저는 원캐스트를 좋아하고 원캐스트의 힘이 무대에 존재한다고 생각해요. 다양한 캐스팅과 인물 간의 조합을 많이 보고 싶어 하고 티켓에도 영향이 있겠지만 심사숙고한 원캐스트 무대가 좋은 밀도와 완성도를 선사할 수 있어요. 그런 측면에서 정해진 페어로만 많은 것들을 얘기 나눌 수 있는 건 굉장한 장점이죠."

향후 계획을 묻자 박건형은 장르 구분 없이 연기가 재밌어진 상태라며 다작을 꿈꿨다.

"선택을 받아야 하는 직업이지만 선택을 받지 못했다고 버림받은 것이라 생각할 순 없어요. 더 많은 작품을 참여할 수 있는 배우가 되면 좋겠습니다."

연극 '랑데부'는 다음 달 11일까지 예술의전당 자유소극장에서 이어진다.

[서울=뉴시스] 30일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에서 열린 라운드인터뷰에 참석한 배우 박건형.(사진=예술의전당 제공) 2025.04.30.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30일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에서 열린 라운드인터뷰에 참석한 배우 박건형.(사진=예술의전당 제공) 2025.04.30.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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