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르헨부터 인도까지…지구 22바퀴 돈 '식약처 어벤저스'
지난 한 해 26개국 총 382개소 현지실사…비행 거리는 약 90만㎞
홍어 수입 1위 아르헨티나…꼬박 하루 걸려 찾아가 현지실사 실시
인도 곡류가공품 점검…소고기 수입 허용된 아일랜드 도축장 찾아
![[서울=뉴시스] 지난해 6월 한국에서 총 1만 9600㎞ 떨어진 남미 아르헨티나 해역에서 현지실사를 위해 식품의약품안전처 점검관 2명이 도착해, 실사 대상의 선박에 오르고 있다. (사진=식약처 제공) 2025.05.12.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https://img1.newsis.com/2025/05/12/NISI20250512_0001840110_web.jpg?rnd=20250512153241)
[서울=뉴시스] 지난해 6월 한국에서 총 1만 9600㎞ 떨어진 남미 아르헨티나 해역에서 현지실사를 위해 식품의약품안전처 점검관 2명이 도착해, 실사 대상의 선박에 오르고 있다. (사진=식약처 제공) 2025.05.12.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송종호 기자 = 한국에서 총 1만 9600㎞ 떨어진 남미 아르헨티나 해역. 이곳에 식품의약품안전처 점검관 2명이 도착했다.
한국에서 미국을 거쳐 아르헨티나까지 편도 24시간, 꼬박 하루가 걸리는 일정이었지만 숨돌림 틈도 없이 바다 위 선박에 올라섰다. 거센 바람은 두 사람을 집어 삼킬 듯 불었고, 선박 간 이어진 철제 발판도 불안하게 흔들렸다.
선박에 들어서도 방심할 수 없다. 좁은 통로와 낡은 철문, 철제 고정구들이 자칫 부상을 입힐 수 있고, 실내외 온도차로 미끄러워진 바닥은 한순간도 방심을 허용하지 않았다.
점검관은 "단순 문서 확인에 그치지 않고 냉도창고와 조업시설을 직접보고 위생상태를 살피는 현장 집이 필수적"이라며 "하지만 현장은 우리의 상상을 초월하는 환경"이라고 말했다.
이들이 피곤함도 잊은채 외국의 선박에 오른 이유는 식약처가 생산단계부터 수입식품의 안전성을 확보하기 위해 수출국 현지 제조업소에 대해 매년 현지실사를 실시해오고 있기 때문이다. 이들이 지난해 6월 22일부터 7월 3일까지 8월 12일에 걸쳐 현지 실사를 진행한 것도 아르헨티나에서 수입하는 수산물에 대한 안전 확보가 그 이유다.
지난해 아르헨티나 수산물 수입량은 약 1.3만톤으로 전체 14위를 차지했다. 또한 오징어 1만톤, 홍어 0.2만톤을 수입했는데, 아르헨티나에서 수입하는 홍어는 전체 수입량의 1위 규모다.
같은 해 인도로 향한 점검관들도 있다. 인천국제공항에서 인도까지 총 8시간을 비행해 현지에서 9박 11일 동안 현지에서 두류가공품, 곡류가공품에 대한 현지 실사를 진행했다.
특히 이들이 방문한 시기는 인도에서 폭염으로 사망자가 발생하고 열사병 환자의 증가 소식이 국내외에 연일 보도되던 때였다.
식약처 점검관은 "40도가 넘는 폭염을 견디며 제조업소를 점검하고 다음 일정을 진행하기 위해 다른 도시로 이동하며 체력적인 한계를 극복해야 했다"라며 "인도는 장티푸스, 말라리아 등 감염병이 유행하는 국가라서 점검관의 안전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라고 말했다. 열악한 환경에도 불구하고 국민의 안전한 식탁을 책임지기 위해 현지실사를 실시한다는 것이 점검관들의 목소리다.
유럽으로 향한 점검관들도 현지 실사가 손쉬운 것은 아니다. 식약처는 아일랜드산 소고기의 수입이 허용됨에 따라 신규 작업장 등록을 위해 점검관들을 파견했다.
한국에서 아일랜드로 가는 직항편이 없어 점검관들은 튀르키예에서 새벽 환승을 거쳐 총 16시간 만에 1만 1300㎞ 떨어진 아일랜드에 도착했다.
점검관은 "도축 작업은 새벽부터 시작하기 때문에 점검관도 새벽부터 저녁까지 꼼꼼하게 점검을 한다"라며 "도축장 특유의 비릿한 냄새와 절단 과정 등을 지속적으로 점검하기 때문에 정신적·육체적 피로도가 상당하지만, 국내에 첫 수입되는 소고기에 대한 안전관리를 책임진다는 마음으로 현지실사를 했다"라고 말했다.
한편, 지난 한 해 식약처 점검관들은 26개국 총 382개소에서 현지실사를 실시했다. 현지실사 비행 거리는 약 90만㎞로 지구 스물두 바퀴에 해당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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