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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즈냥'·'삼색냥'의 비밀 밝혀졌다"…고양이 애호가 日 교수, 털색 메커니즘 규명

등록 2025.05.17 12:0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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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색이 (사진=유튜브 'haha ha'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삼색이 (사진=유튜브 'haha ha'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장가린 인턴 기자 = 최근 과학자들이 '치즈냥이'로 불리는 오렌지색 털을 가진 고양이들의 유전적 비밀을 밝혀냈다.

15일(현지시각) 영국 BBC에 따르면, 일본 규슈대학교와 미국 스탠퍼드대학교 연구팀은 고양이의 털 색을 결정짓는 유전자 중 하나인 'ARHGAP36'에서 특정 DNA 코드가 빠질 경우, 털 색이 옅어진다는 사실을 각각의 논문을 통해 발표했다.

연구진은 고양이의 피부와 모낭, 눈 등의 색을 결정하는 멜라닌세포에서 ARHGAP36 유전자의 활성화 정도가 매우 높다는 점을 발견했다.

또한 오렌지색 털을 가진 고양이들에게서 해당 유전자의 DNA 코드 중 특정 부분이 빠져 있다는 사실도 확인했다.

해당 부분이 빠져 있으면 ARHGAP36 유전자의 활성이 억제되지 않아, 결과적으로 색소가 더 옅어진다는 것이다.

특히 이번 연구는, 대부분의 오렌지색 고양이가 왜 수컷인지에 대한 오랜 궁금증도 풀어냈다.

ARHGAP36 유전자는 X 염색체를 통해 전달되는데, 수컷 고양이는 X와 Y 염색체를 각각 하나씩 가지고 있어 X 염색체 하나에서만 활성화돼도 온통 오렌지색 털이 나타날 수 있다.

반면 암컷은 Y 염색체는 없고 X 염색체가 두 개이기 때문에 털 색이 온통 오렌지일 확률이 수컷보다 낮고, 색깔이 섞여 있는 '삼색이' 무늬가 나타날 확률이 높다.

사사키 히로유키 큐슈대 교수는 “발달 초기 단계에서 각 세포에서 X염색체 중 하나가 무작위로 비활성화되기 때문에 이런 섞인 무늬가 생긴다”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는 퇴직 후에도 고양이에 대한 애정으로 연구를 계속하던 사사키 교수가 주도했다.

그는 “고양이 털 색의 유전적 원인을 밝히는 것이 고양이 질병 극복에도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며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이에 공감한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후원에 나섰고,
크라우드펀딩을 통해 연구비 1060만엔(약1억200만원)이 모였다.

후원금을 보낸 한 초등학생 남매는 “용돈으로 기부했어요. 꼭 삼색이 연구에 써 주세요”라는 편지를 함께 보내기도 했다.

ARHGAP36 유전자는 털 색뿐만 아니라 뇌와 호르몬 분비샘 등 고양이의 여러 신체 부위 발달에도 관여하는 유전자다.

연구진은 이 유전자에서의 DNA 변이가 건강 상태나 성격에도 영향을 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사사키 교수는 “반려묘를 키우는 사람들 사이에서 털 색에 따라 성격이 다르다는 믿음이 있다. 아직 과학적 근거는 없지만 꼭 연구해 보고 싶은 흥미로운 아이디어”라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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