써먹을 데 없는 9억짜리 수소청소차…광주 광산구 '골머리'
시범사업 선정, 작년 27억 수소차 3대 도입
버스 크기에 주택가 진입 못해 차고지 신세
폐기물 수거 효율 기대 못 미쳐 "활용 고심"
![[광주=뉴시스] 박기웅 기자 = 4일 오전 광주 광산구 평동 광산구시설관리공단 폐기물 수거차량 차고지에 광산구가 도입한 친환경 수소청소차가 세워져 있다. 2025.07.04. pboxer@newsis.com](https://img1.newsis.com/2025/07/04/NISI20250704_0001884984_web.jpg?rnd=20250704162443)
[광주=뉴시스] 박기웅 기자 = 4일 오전 광주 광산구 평동 광산구시설관리공단 폐기물 수거차량 차고지에 광산구가 도입한 친환경 수소청소차가 세워져 있다. 2025.07.04. [email protected]
[광주=뉴시스]박기웅 기자 = "이걸 어디에 써먹지?"
광주 광산구가 온실가스 배출 감소와 생활폐기물 수거 효율을 높이기 위해 야심차게 도입한 9억원짜리 친환경 수소청소차가 마땅한 사용처를 찾지 못한 채 사실상 멈춰 섰다.
버스와 맞먹는 덩치에 주택 단지 진입조차 불가능해 효율이 떨어지자 광산구도 활용 방안 마련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6일 광산구에 따르면 광산구는 2023년 환경부의 '친환경 수소청소차 보급 시범사업'에 선정, 지난해 10월 10t짜리 수소청소차 3대를 도입했다. 국비와 시비 8대 2 비율로 27억원 상당이 소요됐다. 차량 1대당 9억원에 육박한다.
광산구는 시범사업 신청 당시만 해도 생활폐기물 수거 차량에 비해 적재 공간이 두 배나 커 폐기물 수거 효율 개선에 도움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운행 시 소음이나 진동이 적어 시민들의 소음 불편 해소와 온실가스 감축 효과도 기대했다.
하지만 차량을 납품 받은 이후 관내 공동주택 단지에서 실증을 진행한 결과 오히려 폐기물 수거 효율이 일반 수거차에 비해 크게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광산구 관내 생활폐기물 수거 대상 공동주택 단지는 총 296개소다. 이 중 수소청소차로 폐기물 수거가 가능한 곳은 전체의 1% 수준인 단 3개소에 불과했다.
수소청소차는 일반 생활폐기물 수거차에 비해 차체가 커 골목길이나 주택단지 진출입, 단지 내 이동 등 운행에 제한이 따른다. 교통 정체와 사고 위험을 고려해 차량 운행이 많은 출퇴근 시간을 피해야 한다. 사각지대가 많아 단지 내 보행자 사고 위험도 있다.
수소청소차는 전장(길이) 1만410㎜(10.41m), 전폭(너비) 2490㎜(2.49m), 전고(높이) 3390㎜(3.39m)다. 일반 5t짜리 수거차에 비해 전장은 2600㎜(2.6m)나 길고, 전폭은 120㎜(0.12m) 더 넓다.
일반적인 버스가 전장 1만1000㎜(11m), 전폭 2500㎜(2.5m) 수준이라는 점에서 버스 크기와 맞먹는다. 평소 수거차를 운행하는 시설관리공단 직원들 중에서도 경험이 많은 '베테랑' 역시 운행에 어려움이 있다는 게 광산구시설관리공단 관계자의 설명이다.
![[광주=뉴시스] 박기웅 기자 = 4일 오전 광주 광산구 평동 광산구시설관리공단 폐기물 수거차량 차고지에 수소청소차가 주차돼 있다. 2025.07.04. pboxer@newsis.com](https://img1.newsis.com/2025/07/04/NISI20250704_0001885012_web.jpg?rnd=20250704164006)
[광주=뉴시스] 박기웅 기자 = 4일 오전 광주 광산구 평동 광산구시설관리공단 폐기물 수거차량 차고지에 수소청소차가 주차돼 있다. 2025.07.04. [email protected]
상황이 이렇다 보니 수소청소차는 운행에 나서는 날보다 차고지에 멈춰 서있는 날이 더 많다.
시설관리공단에서 운행하는 일반 수거차는 주 6일 광산구 전역을 돌며 폐기물을 수거하는 반면, 수소청소차는 1대당 주 1회, 많으면 주 2회 운영한다.
비교적 운행이 수월한 산업단지나 농촌지역 생활폐기물을 수거하거나, 일반 수거차가 수거해 온 폐기물을 모아 매립장에 반입할 때만 사용하고 있는 실정이다.
야심차게 도입한 수소청소차가 막상 '덩치값'을 하지 못하자 광산구와 시설관리공단도 활용 방안을 찾기 위해 고심하고 있다.
광산구 관계자는 "차체가 워낙 커 기대했던 것과 달리 폐기물 수거 현장에서 운영하는데 어려움이 있고 효율도 떨어진다"며 "친환경 수소청소차를 활용할 수 있는 여러 가지 방안을 고민 중이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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