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시 말고 대책을"…미아리 여성들, 기습 CCTV 설치 규탄
등록 2025.07.17 12:25:29수정 2025.07.17 20:40:07
"조합은 CCTV 설치, 구청은 침묵…'불법 점거자'된 거주민"

서울 성북구 하월곡동 일대 성매매 집결지, 이른바 '미아리텍사스' 에서 강제 철거를 당한 여성들이 17일 오전 성북구청 앞에서 천막농성을 벌이며 강하게 항의했다. *재판매 및 DB 금지
미아리 성노동자 이주대책위원회(대책위)와 연대자 일동은 17일 오전 성북구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신월곡1구역 도시환경정비사업조합(조합)의 '기습적 CCTV 설치'와 이를 묵인한 성북구청을 비판했다.
비가 내리는 가운데 참가자들은 흰 우비를 맞춰 입고 '합의 없는 강제수용 절대 반대' '우리는 이 자리에서 죽기로 싸우겠다' 등의 문구가 적힌 손팻말을 들고 집회를 이어갔다. 구청 건물을 돌며 이승로 구청장 규탄 구호를 외치고 꽹과리를 치는 등 항의의 뜻을 표출하기도 했다.
앞서 지난 9일 오전 조합은 서울북부지법의 명도집행 과정에서 성북구 하월곡동 88번지 일대 재개발 구역에 CCTV를 기습 설치했다. 주민들에 따르면 일부 설치는 주민들과의 대치 끝에 저지됐지만, 그 외 구역에는 여전히 카메라가 작동 중이다.
이주대책위 연대자 일동은 "'범죄예방'이라는 이름 아래 그곳에 원래부터 살던 주민들을 '범죄자'로 몰아 쫓아내고 있다"며 "다시 언제 설치를 감행할지 알 수 없는 상황"이라고 비판했다.
또 실질적인 이주대책 없이 강행된 CCTV 설치는 사회·경제적으로 취약한 주민들을 더욱 열악한 처지로 내모는 행위라며 "범죄 예방의 책임과 판단 기준을 조합에게 넘겨줌으로써, 정비구역을 떠나지 못하는 거주민들을 불법 점거자로 규정할 수 있게 한다"고 짚었다.
성북구는 자활을 위해 일정 조건을 충족한 성노동자에 한해 최대 월 70만원을 지원하는 방안을 제시했으나, 이는 오는 10월 1일부터 신청 가능하며 당장 생계가 절박한 주민들에게는 실질적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연대자 일동은 지적했다.
이들은 이날 조합과 성북구청을 향해 ▲불법 명도집행과 CCTV 설치에 대한 조합의 사과 및 주민 감시 중단 ▲성북구청장의 즉각 면담과 현실적인 대책 마련 등을 촉구했다.
또 "불법추심으로 극단적 선택을 한 고(故) 심모씨 사례처럼, 대책 없이 내몰린 주민들의 고통은 이미 현실"이라며 "부끄러움은 이 문제에 적극적으로 관여하지 않으려고 하는 당신 모두의 몫"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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