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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만약, 혈투 예고…"가격은 다이어트, 영업망은 볼륨업"

등록 2025.08.10 06:01:00수정 2025.08.10 08:0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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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운자로 2.5㎎은 위고비보다 25% 저렴

릴리 "노보와 달리 유통 독점 계약 안해"

노보 대응 나설듯… "내주 중 입장 발표"

[뉴욕=AP/뉴시스]2016년 8월 미국 뉴욕에서 두 여성이 길을 걸어가고 있다. (사진=뉴시스DB) 2019.07.01.

[뉴욕=AP/뉴시스]2016년 8월 미국 뉴욕에서 두 여성이 길을 걸어가고 있다.  (사진=뉴시스DB) 2019.07.01.


[서울=뉴시스]이승주 기자 = 글로벌 제약사 일라이릴리가 비만치료제 '마운자로'를 경쟁사 노보노디스크의 '위고비'보다 낮은 가격에 국내에 출시할 예정이다. 이에 따라 두 제품 간 시장 점유율을 둘러싼 경쟁이 더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릴리는 비만약 '마운자로 프리필드펜'(성분명 터제파타이드)의 국내 공급가격을 용량별로 결정하고 이달 중순 국내에 출시한다.

마운자로 시작 용량 2.5㎎의 공급가는 대략 28만원, 주요 유지 용량인 5㎎은 37만원 이하 수준으로 책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경쟁 제품인 노보노디스크의 '위고비'(성분명 세마글루티드)보다 낮은 가격이다.

지난해 10월 먼저 국내에 출시한 위고비는 0.25㎎, 0.5㎎, 1.0㎎, 1.7㎎, 2.4㎎ 5가지 용량 모두 같은 가격으로, 펜당 약 37만원 수준의 공급가다. 마운자로의 2.5㎎ 제품은 위고비보다 약 25% 저렴하다.

다만 마운자로 7.5㎎과 10㎎ 등의 고용량 제품은 52만원 수준으로 공급가격이 정해졌다. 이는 위고비보다 비싼 가격이다.

한국릴리 관계자는 "제품의 전반적인 가치와 제품의 효능 및 안전성 프로파일, 각 국가의 시장 및 규제 환경을 고려해 책정된 가격에 마운자로를 공급하고 있다"며 "비급여 약제의 경우 시장 자율 가격이 적용되므로 의료기관별로 가격이 상이하여 일정한 약가 수준을 예측하기는 어렵다"고 전했다.

한국릴리 측은 국내 2형당뇨병 및 비만 환자들에게 가장 빠르고 지속가능한 방식으로 마운자로를 제공하기 위해 두 가지 용량(2.5㎎, 5㎎)을 먼저 출시한 것으로, 마운자로의 나머지 용량도 순차적으로 출시할 계획이다.

마운자로는 최적의 치료 효과를 얻으면서 부작용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용량을 점진적으로 조절하는 치료제다. 먼저 주 1회 2.5㎎으로 시작해 4주 이후 5㎎으로 투여한다. 최소 4주 동안 기존 용량으로 투여해야 한다.

한국릴리는 추가적인 용량 조절이 필요한 시점이 도래하기 전에 남은 고용량 제품들도 공급할 수 있도록 본사 및 제조소와 적극적으로 소통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달 국내 출시되는 마운자로는 프리필드펜 제형으로, 주사기 안에 약물 액이 들어있는 일회용 제품이다. 한 달에 약 4펜(4주치)이 필요하다.

반면 위고비는 마운자로와 달리 연속주사가 가능한 다회용 펜 형태로, 1펜당 4주치다. 실제 판매가는 의료기관마다 다르지만 통상 한 달 40만~50만원대의 약값으로 형성돼있다.

한국릴리와 노보노디스크는 펜의 다회용 여부뿐만 아니라 유통 전략에도 차이가 있다.

마운자로는 40~50개의 국내 의약품 유통업체를 통해 병·의원에 공급될 예정이다.

이는 노보노디스크가 국내 위고비 유통을 외국계 의약품 유통업체 쥴릭파마코리아에 독점적으로 맡긴 것과는 다른 노선이다. 블루엠텍은 쥴릭파마로부터 위고비 물량을 공급받는 도매 중 가장 높은 비중의 유통 물량을 담당하고 있다.

한국릴리 관계자는 "릴리는 특정 유통사와 독점 계약하지 않았으며, 기존 릴리와 계약된 유통사들을 중심으로 마운자로 유통 계약을 진행 중"이라며 "이는 마운자로를 필요로하는 전국 환자들에게 치료제를 가장 빠르고 지속 가능한 방식으로 공급하기 위함"이라고 설명했다.

노보노디스크는 공격적인 경쟁 제품의 등장에 대해 아직 공식적인 대응 전략을 밝히지 않은 상황이다. 최근 업계에서는 노보노디스크가 국내 제약사 종근당과 공동판매를 진행한다는 얘기가 나오기도 했다.

노보노디스크 관계자는 이에 대해 "현재로서는 말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다만 이미 경쟁사 대응에 나선 것은 맞으며, 내주 관련한 입장 표명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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