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건희 구속 심사 종료…이르면 이날 저녁 결론(종합)

특검, 주가조작 등 혐의·증거인멸 우려 강조

김건희 측, 80쪽 PPT 준비해 특검 논리 반박

[서울=뉴시스] 사진공동취재단 =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위반, 정치자금법 위반,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알선수재) 등의 혐의를 받는 윤석열 전 대통령 부인 김건희 씨가 12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를 마친 뒤 법원을 나서고 있다. 2025.08.12.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김정현 홍연우 김래현 기자 = 김건희 여사의 구속 전 피의자 심문이 4시간여 만에 종료됐다. 법원의 구속 여부 결정은 빠르면 이날 저녁 나올 전망이다. 나토 순방 목걸이 거짓말이 들통 난 김 여사는 심문 중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을 언급하며 자신의 구속이 부당하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중앙지법 정재욱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12일 오전 10시10분부터 오후 2시35분까지 4시간25분간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위반·정치자금법 위반·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상 알선수재 혐의를 받는 김 여사의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진행했다.

김 여사는 심문 중 1분 남짓 '결혼하기 이전의 것들까지 끄집어내 수사하는 것에 대해 재판부에서 잘 살펴 달라'는 취지로 법원에 구속 수사가 부당하다는 점을 호소했다고 한다.

법정을 빠져 나온 김 여사는 '구속 필요성 주장에 대한 입장이 있나', '3가지 혐의를 다 부인했나', '가방과 시계 안 받았다는 입장인가' 등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지 않았다. 김 여사는 서울남부구치소로 이동해 결과를 기다린다.

김 여사는 지난 6일 특검의 소환조사를 받으러 출석했을 때는 "국민 여러분께 저 같이 아무것도 아닌 사람이 이렇게 심려를 끼쳐서 진심으로 죄송하다"고 짧은 입장을 냈지만, 이날 오전 심문에 출석하면서는 입을 열지 않았다.

다만 김 여사는 법정으로 올라가기 전 보안 검색대 앞에서 대기하던 취재진 앞에 고개를 숙인 후 걸음을 옮겼다.

이날 심문은 당초 공지된 319호가 아닌 321호에서 열렸다. 남편인 윤석열 전 대통령도 지난달 9일과 18일 이 법정에서 각각 구속 전 심문과 구속적부심 심문을 받았다.

[서울=뉴시스] 사진공동취재단 =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위반, 정치자금법 위반,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알선수재) 등의 혐의를 받는 윤석열 전 대통령 부인 김건희 씨가 12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를 마친 뒤 법원을 나서고 있다. 2025.08.12. [email protected]

정 부장판사는 이날 낮 12시57분께 5분 정도 휴정한 것 외에는 점심 식사나 일체의 휴식 없이 심문을 진행했다.

이날 오전에는 특검에서 나온 한문혁 서울동부지검 형사5부장검사를 비롯한 8명의 진술이 주를 이뤘다고 한다.

특검은 지난 7일 법원에 22쪽 분량의 사전구속영장 청구서와 572쪽의 구속 의견서를 냈다. 전날 재차 276쪽 분량의 의견서를 냈다. 의견서만 총 848쪽에 해당한다.

특검은 청구서를 통해 김 여사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자본시장법 위반) ▲명태균 공천개입(정치자금법 위반) ▲통일교 청탁 등 건진법사 이권개입(특가법상 알선수재) 등 3가지 범죄 혐의가 소명됐다는 점을 강조했다.

▲김 여사가 특검에 압수된 휴대전화 비밀번호를 알려주지 않는 점 ▲자신을 수행한 전직 대통령실 행정관들과 말 맞추기를 시도할 수 있다는 우려 ▲청탁 창구로 의심받는 건진법사 전성배씨와 말 맞추기를 시도했다는 정황 등을 거론하며 증거 인멸의 우려가 있다고도 지적했다.

이와 함께 특검은 김 여사가 나토 순방 당시 착용한 목걸이가 모조품이라고 진술한 것과 관련해 진품을 건넸다는 이봉관 서희건설 회장의 자수서도 심사 과정에서 강조했다. 특검은 확보한 진품과 가품을 동시에 제시하며 증거 인멸 우려를 강조했다고 한다.

병원 치료를 받아 온 김 여사가 재입원하면서 수사에 응하지 않으려 할 수도 있다는 도주 우려도 함께 제시했다.

특검은 이 같은 논리를 발표 자료(PPT)에 담아 약 3시간 동안 김 여사의 구속이 필요함을 강조한 것으로 보인다.

[서울=뉴시스] 사진공동취재단 =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위반, 정치자금법 위반,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알선수재) 등의 혐의를 받는 윤석열 전 대통령 부인 김건희 씨가 12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를 마친 뒤 법원을 나서고 있다. 2025.08.12. [email protected]

김 여사 측도 이날 80쪽의 PPT 자료를 준비해 와 특검의 주장을 적극 반박하고 구속 필요성이 없다고 강조했다.

먼저 김 여사를 수행해 오던 최지우 변호사가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명태균 게이트, 건진법사 의혹 등 개별 사건의 범죄 자체가 성립하지 않는다는 취지로 변론을 폈다.

구체적으로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과 관련해서는 김 여사가 주가조작을 사전에 알지 못했으며, 공천개입 의혹은 여당의 공천이 대통령의 직무에 포함되지 않아 혐의 자체가 성립하지 않는다고 주장한 것으로 여겨진다.

이어 유정화 변호사가 형사소송법상 구속 사유인 증거 인멸과 도주 우려가 있다는 특검의 논리를 반박했다.

김 여사가 특검의 소환에 성실히 응한 데다 윤 전 대통령이 이미 구속된 점 등을 거론하며 도주 우려가 없다는 점, 건강 악화 등을 강조하며 방어에 나섰을 것으로 보인다.

김 여사의 구속 여부는 이르면 이날 저녁, 늦으면 다음날 새벽에 정해질 전망이다.

법원에서 김 여사가 죄를 범했다고 의심할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고, 나아가 증거인멸 또는 도주의 염려가 있다고 판단하면 구속영장이 발부된다.

구속영장이 발부되면 전직 영부인 중 처음이며, 전직 대통령 부부가 동시 구속되는 헌정사 첫 사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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