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H-1B 수수료 폭탄에…美 농촌 학교·병원 "사람 못 구해" 비상
"외국인 교사·의사 없으면 수업·진료 중단"…트럼프 정책 역풍 우려
![[워싱턴=AP/뉴시스] 8일(현지 시간) AP통신에 따르면 H-1B 비자는 미국 농촌 지역이 교사·의사 등 필수 전문직 외국인 인재를 고용할 수 있는 통로로 널리 활용돼 온 만큼, 수수료 인상에 타격을 받고 있다. 사진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2025.10.09.](https://img1.newsis.com/2025/10/08/NISI20251008_0000699634_web.jpg?rnd=20251008043636)
[워싱턴=AP/뉴시스] 8일(현지 시간) AP통신에 따르면 H-1B 비자는 미국 농촌 지역이 교사·의사 등 필수 전문직 외국인 인재를 고용할 수 있는 통로로 널리 활용돼 온 만큼, 수수료 인상에 타격을 받고 있다. 사진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2025.10.09.
[서울=뉴시스]박미선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H-1B 비자 수수료를 대폭 인상하면서, 미국 농촌 지역의 교육·의료 기관에 비상이 걸렸다고 8일(현지 시간) AP통신이 보도했다.
미국은 지난 10년간 교육과 의료 등 주요 분야에서 심각한 인력난에 시달려 왔다. 현재 공립학교 교사 8명 중 1명은 결원이거나 무자격자가 담당하고 있으며, 미국의사협회(AMA)는 향후 10년 내 의사 8만7000명 부족을 경고하고 있다. 특히 농촌 지역은 자국민 인력 확보가 더욱 어려워, H-1B 비자가 교사·의사 등 필수 전문직 외국 인재를 고용하는 주요 통로로 활용돼 왔다.
사우스다코타주 크로크리크 부족학교의 초·중·고 통합 교장 롭 커버데일은 2023년 부임 당시 15개 교사 자리가 비어 있었는데 이를 9개월 만에 필리핀 교사들로 채웠다고 말했다. 그는 "솔직히 말해 다른 지원자가 없었다"며 "H-1B 교사들이 없었다면 그 자리는 그냥 비어 있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런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자국민 고용 확대를 위해 H-1B 비자 수수료를 10만 달러(약 1억3990만원)로 인상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기존의 H-1B 비자 추첨 비용은 215달러(약 30만원), 기업이 부담하는 수수료는 780달러(약 109만원)로, 그 외 부대비용을 포함해도 근로자 1명당 부담하는 수수료는 5000달러(약 696만 8000원) 미만에 불과했다. 이번 조치는 사실상 20배 가까운 인상이다.
전미농촌교육협회의 멜리사 새도프 전무이사는 "10만 달러는 교사 한두 명의 연봉과 복리후생비를 합친 수준"이라며 "농촌 예산으로는 그 금액을 감당할 수 없다"고 말했다.
리조나주 피마통합교육구의 션 리커트 교장도 "만약 이번 수수료 인상이 시행된다면 더는 H-1B 교사를 고용하지 않겠다"며 "그럴 예산이 없다"고 토로했다.
AP통신은 교사 부족이 심화되면 학교들은 무자격 교사 채용, 학급 통합, 특수교육 담당 과중, 일부 과목 폐지 등으로 대응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이에 의료·교육기관, 종교 단체 등으로 구성된 연합체는 지난 4일 미 국토안보부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이들은 "이번 조치가 병원·교회·학교 등 외국인 전문 인력에 의존하는 기관들을 심각하게 해칠 것"이라고 주장했다.
H-1B 수수료 인상은 의료 부문에도 치명적 파급 효과를 미치고 있다.
미국의사협회(AMA) 회장이자 의사인 바비 무카말라는 "이미 의사 부족으로 고통받고 있는 농촌 지역은 더 심각해질 것"이라며 "의사들은 대부분 뉴욕·시카고·샌프란시스코 같은 대도시를 택한다"고 말했다.
미국병원협회(AHA)는 성명을 내고 "10만 달러의 비자 수수료는 인력난과 재정난을 겪는 병원들로 하여금 해외 의료 인력 채용을 포기하게 만들 것"이라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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