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랜스제주 트레일러닝대회 150㎞…기자가 참가해보니
35시간4분13초 기록으로 완주 성공
한계 도전 레이스, 위험 순간도 많아
새로운 스포츠관광으로 성장 가능
![[제주=뉴시스] 임재영 기자 = 트랜스제주 국제트레일러닝대회 150㎞ 참가자들이 17일 오후 출발선인 서귀포시 제주월드컵경기장에서 선전을 다짐하고 있다. 2025.10.20. ijy788@newsis.com](https://img1.newsis.com/2025/10/19/NISI20251019_0001969520_web.jpg?rnd=20251019204644)
[제주=뉴시스] 임재영 기자 = 트랜스제주 국제트레일러닝대회 150㎞ 참가자들이 17일 오후 출발선인 서귀포시 제주월드컵경기장에서 선전을 다짐하고 있다. 2025.10.20. [email protected]
19일 오전 8시쯤 제주 서귀포시 제주월드컵경기장 '트랜스제주 국제트레일러닝대회' 150㎞종목 결승선을 통과했다. 17일 오후 9시 제주월드컵경기장을 출발해 레이스를 펼친 지 35시간4분13초만에 완주에 성공한 것이다.
이 대회는 트랜스제주국제트레일러닝대회 조직위원회가 주최·주관하고 서귀포시가 후원하는 UTMB(Ultra Trail du Mont Blanc) 월드시리즈 대회 중 하나이다. 완주자에게는 프랑스 샤모니에서 매년 8월 말에 개최되는 UTMB 대회 참가추첨권인 '스톤'을 준다.
트레일러닝은 도로나 트랙이 아닌 주로 비포장 길에서 펼쳐진다. 산길, 숲길, 들판 등 다양한 길을 달리고 걷는다. 이 대회에 44개국에서 4900여명이 참가신청을 했으며 종목은 올해 처음으로 신설한 150㎞를 비롯해 100㎞, 70㎞, 20㎞ 등 4개 종목이다. 기자는 가장 긴 150㎞에 도전했다.
한계에 도전하는 모험 레이스
도로를 벗어난 후부터는 본격적인 숲길이다. 선수들은 각자 헤드랜턴에 불을 밝히고 울퉁불퉁한 길을 올라갔다. 해발 1700m 한라산국립공원 윗세오름대피소까지 오르막이다. 한라산에서는 짙은 안개로 길 찾기가 힘들었고, 찬 바람도 강해 저체온증을 걱정해야 할 정도였다.
![[제주=뉴시스] 임재영 기자 = 트랜스제주 국제트레일러닝대회 150㎞ 참가자들이 18일 오후 억새로 유명한 서귀포시 표선면 가시리지역 따라비오름을 오르고 있다. 2025.10.20. ijy788@newsis.com](https://img1.newsis.com/2025/10/19/NISI20251019_0001969521_web.jpg?rnd=20251019204930)
[제주=뉴시스] 임재영 기자 = 트랜스제주 국제트레일러닝대회 150㎞ 참가자들이 18일 오후 억새로 유명한 서귀포시 표선면 가시리지역 따라비오름을 오르고 있다. 2025.10.20. [email protected]
두 번 한라산을 오르는 레이스로 인해 체력을 상당히 소진했다. 목장 풍경을 지나고나서는 오름(작은화산체) 구간이다. 소록산(작은사슴이오름)에 이어 가을억새가 일품인 따라비오름을 시간차로 올랐다. 바람따라 춤을 추는 은빛 억새가 한창이지만 80㎞ 지점에 접어들면서 체력저하를 걱정하느라 감상의 여력이 없었다.
두 번째 밤을 맞았다. 헤드랜턴을 다시 꺼내 배터리를 교체한 후 다시 착용했다. 한라산둘레길 수악길 구간 11㎞는 그야말로 '지옥길'이었다. 지속적인 오르막은 물론이거니와 이끼, 습기를 머금은 바닥 돌에서 미끄러지기가 일쑤였다. 자칫 큰 부상으로 이어질 뻔한 순간이 연속이었다. 150㎞종목 제한시간인 37시간 이내에 완주할 수 있을지 걱정이 컸다.
완주의 뿌듯함
졸음이 쏟아지자 여기저기 몸을 꼬집기를 반복하면서 레이스를 이어갔다. 결승선이 있는 제주월드컵경기장으로 가는 도중 마지막 고비인 고근산을 오르는 과정에서 해가 떴다. 몸은 천근만근이고, 한걸음 뗄 때마다 통증이 엄습해왔지만 '완주할 수 있겠다'는 희망도 생겼다.
![[제주=뉴시스] 17일부터 19일까지 진행한 트랜스제주 국제트레일러닝대회 150㎞종목 코스와 고저도. (사진=라이브트레일 화면 캡처) photo@newsis.com](https://img1.newsis.com/2025/10/19/NISI20251019_0001969523_web.jpg?rnd=20251019205439)
[제주=뉴시스] 17일부터 19일까지 진행한 트랜스제주 국제트레일러닝대회 150㎞종목 코스와 고저도. (사진=라이브트레일 화면 캡처) [email protected]
트레일러닝은 달리기와 걷기의 혼합
![[제주=뉴시스] 트랜스제주 국제트레일러닝대회 150㎞ 종목에 참가한 임재영 기자가 19일 오전 서귀포시 제주월드컵경기장 결승선을 통과하고 있다. (사진=트랜스제주국제트레일러닝대회 조직위원회 제공) 2025.10.20. photo@newsis.com](https://img1.newsis.com/2025/10/19/NISI20251019_0001969524_web.jpg?rnd=20251019211353)
[제주=뉴시스] 트랜스제주 국제트레일러닝대회 150㎞ 종목에 참가한 임재영 기자가 19일 오전 서귀포시 제주월드컵경기장 결승선을 통과하고 있다. (사진=트랜스제주국제트레일러닝대회 조직위원회 제공) 2025.10.20. [email protected]
기자의 기록은 완주자 307명 가운데 209위로 중후반에 속한다. 150㎞대회 1위는 제주출신 고민철 선수로 16시간55분51초로 레이스를 마쳤다. 고 선수 기록은 시간당 8.9㎞를 달린 것이다.
50㎞이상 울트라 트레일러닝에서 선두그룹은 대부분 "달렸다"는 표현이 맞지만, 이후 그룹은 "달리고, 걷는다"는 표현이 보다 합당할 것이다. 중간에서 후미그룹으로 갈수록 걷는 시간이 오히려 더 많다. 기자역시 달린 거리보다 걸은 거리가 훨씬 더 많다.
고저차이가 큰 지형에서 레이스를 펼치는 트레일러닝에서는 걷는 것이 어쩌면 당연한 일이다. 오르막에서 무리하게 달린다면, 급격한 체력저하로 인해 레이스를 중도에 접는 일이 발생한다.
트레일러닝, 새로운 스포츠관광 모델 가능성 높아
서귀포시는 가족, 친구 등 동반 관광객 6000명 이상이 방문하면서 숙박·식음료·관광 등 다양한 분야에서 약 170억 원 이상의 지역경제 파급 효과가 발생한 것으로 분석했다.
제주는 한라산과 더불어 높낮이가 다양한 화산체인 오름 368개가 곳곳에 있으며, 그 사이사이에 숲길 및 휴양림이 포진했다. 해안모래사장, 하천 등도 있어서 트레일러닝 대회 개최지로 적합한 환경을 갖추고 있다. 트레일러닝이 새로운 스포츠관광 모델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안병식 디렉터, "세계적인 대회로 도약"
안 디렉터는 21일 오후 7시부터 제주시 제주소통협력센터에서 제주도가 진행하는 '청년 체인지메이커 아카데미'에 출연해 청년들에게 세계적인 트레일러너로 성장한 과정과 대회 기획을 한 배경 등을 소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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