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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희토류 외 세계 공급망 목줄 쥔 것 3가지 무엇?

등록 2025.11.07 10:20:46수정 2025.11.07 11:1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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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튬 이온 배터리·완성 반도체 칩·일반 의약품 원료

네덜란드 넥스페리아 사태, 범용 반도체 장악의 영향력 보여줘

美 수입 일반의약품 원료 대부분도 중국산

[서울=뉴시스] 2025년 리튬 배터리 세계 시장 점유율 상위 5개 기업. (출처: WSJ) 2025.11.07.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2025년 리튬 배터리 세계 시장 점유율 상위 5개 기업. (출처: WSJ) 2025.11.07.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구자룡 기자 = 중국이 세계 경제 공급망에서 절대적인 비중을 차지해 ‘목줄’을 쥐고 있는 희토류의 위력은 미국과의 무역 협상에서 여실히 드러났다. 그런데 중국이 이처럼 공급망에서 큰 비중을 가지고 있는 품목은 원자재나 부품은  희토류만이 아니다.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은 5일 중국은 리튬 이온 배터리, 성숙 공정 반도체, 그리고 일부 제약 원료에서 절대적인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중국이 이들 분야 공급망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수십 년간의 정책적 노력이 있었다. 

시진핑 국가 주석은 2020년 발표한 한 글에서 공급망 통제를 무기화해서는 안된다고 말하면서도 타국이 중국을 해치는 것을 막기 위해 국제 산업망의 대중 의존도를 강화해야 한다고 밝혔다고 WSJ은 전했다.

전기차와 배터리 집중 육성

리튬 이온 배터리는 전기 자동차, 에너지 저장 장치, 그리고 가전제품에 널리 사용된다. 이를 제어하는 측은 자동차 기술과 친환경 에너지 분야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다.

세계 최대 배터리 생산업체 두 곳은 중국 CATL과 BYD다. 배터리가 다른 나라에서 생산되더라도 내부에는 상당한 양의 중국산 부품이 포함된다.

벤치마크 미네랄 인텔리전스에 따르면, 중국 공급업체들은 배터리 내부 양극재의 79%, 음극재의 92%를 생산한다.

배터리는 리튬과 같은 소재를 사용하는데 중국 생산업체들은 리튬 정제 분야에서 시장 점유율 63%를 차지하고 있다. 중국은 정제 코발트 공급의 80%, 정제 흑연 공급의 98%를 장악하고 있다.

전기차 배터리 및 관련 제품 성장의 배경에는 2015년 중국 정부가 발표한 국내 전기차 산업 확장 정책이 있었다. 이 정책이 나온 뒤 수백 개의 전기차 및 배터리 제조업체가 생겨났다.

정책적인 후속 조치들도 이어졌다. 2015년부터 2019년까지 중국 당국은 전기차 제조업체들이 국내산 배터리를 사용하도록 장려했다.

올해는 자국 기술이 경쟁국으로 유출되지 않도록 해 독점적 지위를 유지하기 위한 조치를 취했다.

7월 리튬 이온 배터리 제조와 관련된 특정 기술을 해외로 이전하려면 허가를 받아야 한다고 발표했다. 10월에는 특정 제조 장비 및 양극재에 대한 수출 허가를 요구하기 시작했다.

네덜란드 넥스페리아 파동으로 본 중국의 반도체 산업 영향력 

중국은 현재 전 세계 성숙 공정 반도체(범용 반도체) 생산 능력의 약 3분의 1을 차지하고 있다. 이들 칩은 최첨단 칩보다 생산이 용이하며 자동차, 가전제품, 국방 등 산업에 여전히 필수적이다.

최근 네덜란드 기업 넥스페리아 사태는 공급망의 한 곳에서라도 절대적 우위를 차지하고 있는 경우 어떻게 공급망 전체를 통제할 수 있는 지를 보여준다.

넥스페리아는 네덜란드 네이메헌에 본사를 둔 반도체 기업이지만 2019년 중국 윙텍이 넥스페리아를 인수하면서 실질적인 경영권은 중국 측이 행사해왔다.

네덜란드 정부가 지난달 12일 국가안보를 이유로 행정명령을 발동해 넥스페리아의 주요 경영 의사결정에 개입할 수 있는 권한을 확보했다.

그러자 중국은 넥스페리아 반도체의 80% 가량이 생산되는 광둥성 둥관의 공장에서 수출을 막았다.

넥스페리아는 핵심 부품은 네덜란드에서 만들지만 최종 조립은 둥관에서 한 뒤 현대차·도요타·BMW 등 글로벌 완성차 브랜드에 차량용 반도체를 공급한다.

중국은 네덜란드 정부가 미국 무역 블랙리스트에 올라 있는 넥스페리아의 중국 모회사로부터 넥스페리아의 통제권을 빼앗은 데 대한 보복 조치로 해당 수출을 차단한 것이다.

지난달 30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시진핑 주석간 정상회담 이후 중국은 넥스페리아 칩이 글로벌 고객사에 다시 공급될 수 있도록 허용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 사건은 규모가 비교적 작은 성숙한 칩 제조업체 하나가 제품을 판매하지 못할 때 어떤 결과가 초래되는지를 보여주었다.

미국 수입 일반 의약품 원료 상당 부분은 중국산

미국 약국이나 일반 의약품에서 판매되는 약물에는 일반적으로 ‘중국산’이 표시되어 있지 않다. 하지만 중국은 이들 약물 생산에 필요한 전구체 화학물질을 공급한다.

미국으로 수입되는 아세트아미노펜과 이부프로펜은 대부분 중국에서 수입된다. 이 성분들은 각각 타이레놀과 애드빌의 유효 성분이다. 중국은 또한 항생제 성분의 주요 생산국이다.

미국은 유럽에서 많은 브랜드 의약품을 수입하지만 일반 의약품은 인도에 크게 의존하고 있다. 인도산 일반 의약품에 사용되는 활성 성분의 상당 부분은 중국산이다.

중국은 의약품 원료를 정치적 도구로 이용하는 것의 민감성을 인지하고 있을지도 모르지만 자주 무역에서 위협 수단으로 사용하지는 않았다고 WSJ은 전했다.

다만 코로나19 팬데믹 초기 중국의 마스크 필터 공급 차질로 전 세계가 마스크와 개인 보호 장비 부족에 직면했을 때 자국이 영향력이 있음을 내비쳤다.

2020년 3월 관영 신화통신은 중국이 의료품 수출을 제한한다면 미국은 코로나바이러스라는 광활한 바다에 휩쓸리게 될 것이라고 보도한 바 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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