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안서 난파선 흔적 또 발견…'마도4호선'은 쌍돛대 단 조운선(종합)

국립해양유산연구소, 태안해역서 '마도4호선' 인양 마쳐

쌍돛대·목재 가로배열 구조, 나무못 등 조선배 구조 확인

또다른 난파선 '마도5호선' 징후 확인…청자 다발 등 발견

[서울=뉴시스]  마도4호선 인양 전 상태(잔존규모: 길이 12m, 폭 5m) (사진=국가유산청 제공) 2025.11.10.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이수지 기자 = 600여년 전 침몰했던 현존하는 유일한 조선시대 배 '마도 4호선'은 쌍돛대를 달고 빠른 속도로 세곡을 운반하던  조운선이었다.

마도 4호선은 2015년 충남 태안군 마도 해역에서 발견된 조선시대 조운선이다. 조운선은 고려 때부터 조선 전기에 걸쳐 세곡(稅穀, 세금으로 거둔 곡식) 운반에 사용된 배다. 이 배는 기록으로만 전해지던 세곡 운반선 실체를 드러낸 귀중한 수중 유산으로 평가되고 있다.

신종국 국립해양유산연구소 수중발굴과장은 10일 서울 종로구 국립고궁박물관에서 열린 태안 마도 해역 수중발굴 조사성과 언론공개회에서 "마도 4호선 선체 인양을 올해 완료했다"며 "이 배는 현재까지 확인된 유일한 조선시대 선박 실물 자료기 때문에 선박사 규명에 굉장히 중요한 유적이었고 그 선체 인양을 완료함으로써 관련 자료를 확보하게 됐다"고 밝혔다.

마도 4호선은 길이 12m, 폭 5m의 선체 일부가 수중에 남겨져 있었다. 남겨진 부재는 모두 107재다. 연구소는  2015년에 내부 조사를 마치고 매몰 시켜놓은 상태였다.

[서울=뉴시스] 박진희 기자 = 이은석 국립해양유산연구소 소장이 10일 서울 종로구 고궁박물관에서 태안 마도해역 수중발굴 조사 성과 언론공개회를 하고 있다. 2025.11.10. [email protected]

연구소는 지난 6월부터 8월까지 내부 조사를 했고 9월 선체 인양을 위한 기록 작업, 각 선체 부재 107재 라벨링 작업을 거쳐 지난달 인양했다.

연구소는 인접한 국립 해양유물전시관에 있는 보존 센터에 옮겨서 배의 염분을 제거하는 탈염 작업 후 약 15년간 복원 작업을 마친 다음 일반에게 공개할 예정이다.

연구소는 마도 4호선 인양 과정에서 조선시대 조운선의 특징을 새로 확인했다. 

고려 선박이 중앙에 돛대 한 개만 세웠던 것과 달리 마도4호선은 앞부분과 중앙에 각각 돛대를 설치한 쌍돛대 구조라는 점이다.

이은석 국립해양유산연구소장은 "그동안 발굴된 고려시대 선박에서는 모두 1개의 돛이 확인됐지만 마도 4호선에서는 2개 돛대자리가 확인돼 다른 배들보다 더 빠르게 항해할 수 있었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서울=뉴시스] 마도4호선은 앞판(船首材, 선수부) : 가로 배열로 내구성을 높임) (사진=국가유산청 제공) 2025.11.10.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고려 선박이 목재를 세로로 배열해 앞판(선수부(船首材))을 조립한 반면, 마도4호선은 가로로 배열해 내구성을 높인 점 큰 나무못과 보조못을 함께 사용한 고려 선박과 달리, 마도4호선은 작은 나무못을 다수 사용해 선체를 정밀하게 연결한 점 등이다.

선체 수리에 쇠못을 사용한 것도 우리나라 고선박에서 처음으로 확인된 사례다. 기존 확인된 선박들은 나무못을 사용했다.

신 과장은 "마도 2호선 같이 고려시대 선박 같은 경우에는 다 나무못으로 써서 결부를 시키는데 못 자체가 좀 크고 듬성듬성하게 이렇게 박혀 있었다"라며 "조선시대 마도 4호선 같은 경우 좀 작지만 촘촘하게 못을 박아서 내구성을 훨씬 더 증가시키는 방향으로 선체를 제작한 것으로 확인된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특히 우리나라 전통 선박에서는 쇠못을 사용한 예가 거의 없는데 수리 과정에서 쇠못도 사용해서 수리의 편의성을 도모했다는 점을 확인했다"라고 말했다.

연구소는 인양 후 추가 조사를 통해 '마도 4호선'의 원래 선명을 찾길 기대하고 있다.

신 과장은 "우현 쪽이 굉장히 잘 남아 있었기 때문에 거기에 있는 묵서에 마도 4호선의 본래 명칭이 적혀 있지 않을까라는 기대하고 있다"며 "육안으로는 잘 확인이 안 되는데 적외선 촬영으로 추가 조사를 하면 마도 4호선 실제 명칭, 예를 들어 '천자선'이라든지 이런 명칭이 있지 않을까 싶다"고 덧붙였다.

[서울=뉴시스] 마도해역 음파탐사 중 발견한 청자다발 (사진=국가유산청 제공) 2025.11.10.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연구소는 마도4호선 인양 과정에서 새로운 난파선이 묻혀 있는 징후도 확인했다.

이 소장은 "음파탐사와 잠수조사를 통해 87점의 고려청자와 목제 닻, 밧줄, 볍씨 등을 새롭게 발굴해 마도 4호선 유물들을 발굴한 지 10년 만에  마도 5호선이 될 수도 있는 다섯 번째 침몰선의 흔적을 확인하는 성과도 거뒀다"며 "12세기 중반 이후에 침몰한 이 배는 곡물과 도자기 운반선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연구소는 청자 다발 2묶음 87점, 목제 닻, 밧줄, 볍씨 등과 함께 고선박 선체 조각, 화물받침목(통나무)등을 발견했다.

신 과장은 "2009년에 마도 2호선이 발견될 때도 처음에 이 원통목들이 확인됨으로써 마도 2호선 발견의 시초가 됐다"며 "이 원통목도 굉장히 중요한 단서가 된다"고 말했다. "밧줄과 원래 본 선체에서 떨어져 나온 선체 편도 확인했다"고 덧붙였다.

청자 다발 2묶음 87점에는 1150~1175년경 제작된 접시 65점, 완 15점, 잔 7점이 확인됐다.

[서울=뉴시스] 박진희 기자 = 한성욱(가운데) 민족문화유산연구원 이사장이 10일 서울 종로구 고궁박물관에서 태안 마도해역 수중발굴 조사 성과 언론공개회에 참석하여 마도4호선에서 발굴된 분청사기를 설명하고 있다. 2025.11.10. [email protected]

도자 전문가 한성욱 민족문화유산연구원 이사장은 마도 5호선 청자들의 특징에 대해 "틀을 이용해서 부위를 찍어낸 압출 양각을 사용한 청자들이고 사각형의 작은 소완이 나왔다" 며 "이런 유형들은 12세기 때에 아주 유행했던 장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런 특징들로 봤을 때 청자들은 12세기 중반 중후반, 더 구체적으로 하면 1150년에서 1175년 사이에 침몰된 것으로 추정한다"라며 "이 청자들은 고급품보다는 상대적으로 품질이 좀 떨어져 고려 시대 상층인 왕실이라든 대사찰들이 썼던 것은 아니고 좀 중하급 관리들이 썼던 고급 청자로 추정한다"라고 덧붙였다.

연구소는 이 흔적이 '마도5호선'으로 발견되면 이 배는 이 중에서 가장 이른 시기 선박으로 볼 수 있어, 2026년에는 이를 규명하기 위한 발굴에 주력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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