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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로쓰리서치 "AI 메모리 병목, HBF가 해결…메모리 패러다임 전환"

등록 2025.11.17 08:16: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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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로쓰리서치 "AI 메모리 병목, HBF가 해결…메모리 패러다임 전환"


[서울=뉴시스] 배요한 기자 = 인공지능(AI) 기술의 본격적인 상용화가 시작되면서, 기존 고대역폭메모리(HBM)의 한계를 극복한 새로운 메모리 아키텍처 'HBF(High Bandwidth Flash)'가 AI 반도체 생태계의 핵심 기술로 부상하고 있다. HBF는 DRAM과 낸드플래시의 경계를 허물며 대용량, 고속, 비휘발성이라는 AI 추론에 최적화된 특성을 동시에 구현한 차세대 메모리로 평가된다.

한용희 그로쓰리서치 연구원은 "AI 산업은 지난해 '실험 단계'를 지나 올해부터 본격적인 '스케일링(규모화)' 단계에 진입했다"며 "이제는 GPU의 연산 성능보다 데이터를 얼마나 빠르고 효율적으로 처리하느냐가 경쟁력의 핵심으로 떠올랐다"고 설명했다.

기존 HBM은 병렬 연산에 특화돼 GPU와의 연동에서 강점을 보였지만, AI 추론 시대의 요구를 충족시키기에는 용량과 휘발성 측면에서 제약이 있다. 예컨대 GPT-4처럼 1조8000만개의 파라미터를 갖춘 대규모 AI 모델의 추론에는 최대 3.6TB에 달하는 메모리가 필요하지만, HBM3E의 최대 용량은 192GB에 불과해 수 개의 GPU를 병렬로 연결해야 하는 비효율이 발생한다.

한 연구원은 "HBF는 이러한 한계를 해소할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다"며 "HBM처럼 수직 적층 방식으로 고대역폭을 확보하면서도, 낸드플래시 기반의 비휘발성 특성으로 대용량 저장이 가능해 상시 기억이 필요한 AI 서비스 구현에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이는 AI 비서나 개인화 서비스와 같이 지속적인 데이터 보존이 요구되는 서비스에서 효과를 발휘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다만 HBF 구현에는 두 가지 기술적 난제가 존재한다. 하나는 낸드 적층 구조에 TSV(실리콘 관통 전극) 공정을 적용할 경우 수율이 급감한다는 점이고, 다른 하나는 수백~수천 개의 낸드 채널을 병렬로 제어해야 하는 고성능 로직 다이(컨트롤러) 설계의 복잡성이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SK하이닉스는 TSV를 제거하고 칩 외곽을 수직 연결하는 VFO(Via-Free Overpass) 기술을 도입했으며, 삼성전자는 FinFET 기반의 고성능 로직 다이 설계를 통해 차별화를 시도하고 있다.

한 연구원은 "이러한 기술 흐름 속에 내년부터는 400단 낸드 공정이 본격화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고단 적층 공정에 필수적인 식각액을 공급하는 솔브레인이 주요 수혜 기업으로 부각된다"고 말했다. 이어 "솔브레인은 HBF뿐 아니라 HBM과 로직 반도체 공정에서도 핵심 식각 소재를 공급하며 AI 반도체 전반에 걸친 포트폴리오를 구축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HBF는 단순한 기술 진보를 넘어, DRAM–HBM–NAND를 통합하는 하이브리드 메모리 아키텍처의 중심 축으로 자리 잡고 있다"며 "AI 추론 시대의 도래와 함께 메모리 패러다임의 대전환이 본격화된 지금, HBF는 GPU에 이어 AI 산업의 차세대 성장을 이끌 핵심 기술로 주목된다"고 강조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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