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명의 할머니가 두고 간 신문지 속 5000만원…장학금으로 쓰여
신문지에 5만원 1000장 경희대에 남기고 떠나
학교 측, 기부자 뜻 따라 50명에 100만원씩 지원
![[서울=뉴시스]경희대는 지난 20일 서울캠퍼스 중앙도서관에서 '회기동 할머니 장학금' 수여식을 열고 선발된 학생 50명에게 장학금을 전달했다고 22일 밝혔다. (사진=경희대 제공) 2025.11.20.](https://img1.newsis.com/2025/11/22/NISI20251122_0001999941_web.jpg?rnd=20251122173141)
[서울=뉴시스]경희대는 지난 20일 서울캠퍼스 중앙도서관에서 '회기동 할머니 장학금' 수여식을 열고 선발된 학생 50명에게 장학금을 전달했다고 22일 밝혔다. (사진=경희대 제공) 2025.11.20.
[서울=뉴시스]최은수 기자 = 지난 5월, 우산을 지팡이 삼은 할머니가 경희대를 찾았다. 할머니의 가방에는 신문지에 곱게 싸인 5만원권 현금다발이 담겨 있었고, 그 금액은 5000만원에 달했다. 경희대가 위치한 동대문구에 거주한다는 사실 외에는 학교와 별다른 인연도 없었지만 기부금을 가장 정당하게 사용할 곳이라고 믿고 학교에 맡겼다.
기부 당시 할머니는 이름 공개와 기념 촬영 등 학교 측의 예우를 모두 사양하고 자리를 떴다. 경희대는 "형편이 어려운 학생들이 학업을 이어가도록 도와달라"는 할머니의 당부를 바탕으로 생활에 어려움을 겪는 학생 50명을 선발해 장학금을 전달하기로 결정했다.
경희대는 지난 20일 서울캠퍼스 중앙도서관에서 '회기동 할머니 장학금' 수여식을 열고 학생 50명에게 1인당 100만원씩 장학금을 지급했다고 22일 밝혔다. 익명 기부자의 뜻을 고려해 수여식은 학생들만 참석한 가운데 조용하게 진행됐다.
장학금을 받은 조리&푸드디자인학과 2학년 최보라씨는 생계를 위해 근로와 학업을 병행해 왔다. 대학을 자퇴하고 취업 전선에 나섰지만 조리 교사라는 꿈을 놓지 못해 다시 경희대에 입학했다. 최씨는 장학금으로 위생사 자격시험 응시료와 조리복을 마련하고, 온라인 강의를 들을 때 필요했던 무선 이어폰도 구매했다.
그는 "할머니의 장학금은 단순한 돈이 아니라 꿈을 위한 길"이라며 "앞으로도 꿈을 포기하지 않고 펼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다른 장학금 수혜 학생들도 기부자에게 감사를 전하며 "어려움을 겪고 있는 사람에게 나눔을 환원할 수 있는 어른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
경희대 관계자는 "기부자가 끝까지 익명을 요청해 예우 절차는 생략했지만, 기부자의 뜻을 충실히 반영해 장학금을 필요한 학생들에게 전달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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