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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객 사라진 괌, 대한항공만 운항…'규제' 때문이었다

등록 2025.11.26 07:00:00수정 2025.11.26 07:4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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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위, 아시아나와의 통합 조건으로 '공급 유지'

괌 인기 급락에 승객 급감…수익성 부담 커져

업계 "대한항공이 먼저 조건 완화 요청, 어렵다"

[인천공항=뉴시스] 정병혁 기자 = 태풍 '마와르' 여파로 폐쇄됐던 괌 국제공항이 오후 3시 운영을 재개한다. 이에 따라 현지에 고립됐던 한국인 관광객 3400여명도 귀국길에 오를 수 있게 됐다. 인천·괌 항공 노선을 운영 중인 대한항공, 진에어, 제주항공, 티웨이 등 4개 항공사가 괌으로 여객기를 긴급 투입한다. 비행에 보통 5시간 걸리는 것을 감안하면 한국 관광객들은 29일 밤부터 한국에 도착할 예정이다. 29일 인천국제공항 1터미널 출발 정보 전광판에 괌으로 출발하는 여객기 정보가 나타나있다. 2023.05.29. jhope@newsis.com

[인천공항=뉴시스] 정병혁 기자 = 태풍 '마와르' 여파로 폐쇄됐던 괌 국제공항이 오후 3시 운영을 재개한다. 이에 따라 현지에 고립됐던 한국인 관광객 3400여명도 귀국길에 오를 수 있게 됐다. 인천·괌 항공 노선을 운영 중인 대한항공, 진에어, 제주항공, 티웨이 등 4개 항공사가 괌으로 여객기를 긴급 투입한다. 비행에 보통 5시간 걸리는 것을 감안하면 한국 관광객들은 29일 밤부터 한국에 도착할 예정이다. 29일 인천국제공항 1터미널 출발 정보 전광판에 괌으로 출발하는 여객기 정보가 나타나있다. 2023.05.29.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신항섭 기자 =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통합 과정에서 도입된 독과점 방지 규제가 시장 현실과 충돌하면서 '공급 유지 의무'가 오히려 노선 왜곡을 초래하고 있다.

예컨대 괌 노선은 인프라 붕괴와 고환율로 수요가 급감해 민간 항공사의 철수가 이어졌지만, 정작 이관 입찰은 단 한 건도 접수되지 않았다.

그 결과 대한항공과 계열사인 저비용항공사(LCC)만 과도한 공급을 유지하며 적자 운항을 지속하는 구조가 굳어지는 상황이다. 이는 정책 취지였던 가격 안정과 경쟁 촉진 측면에서 정반대 역효과로 이어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공정위는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합병에 따른 독과점 우려가 있는 국제선 6개 노선에 대한 이관 접수를 받았다.

독과점 우려 이관 대상은 인천~괌, 부산~괌, 인천~시애틀, 인천~호놀룰루, 인천~런던, 인천~자카르타 등 6개 노선이다.

하지만 인천~괌, 부산~괌 등 2개의 괌 노선에는 단 1건의 입찰 신청서도 제출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괌은 한때 인기 신혼여행지이자 가족여행지로 분류됐지만 최근 인기가 크게 꺾였다.

지난 2023년 태풍 마와르로 호텔, 리조트 공항 등의 관광 인프라가 크게 악화된 것이 주 배경으로 꼽힌다.

여기에 달러 강세에 따른 고환율과 코로나19 이후 미국의 물가 상승 등의 영향도 받고 있다.

이에 최근 티웨이항공, 제주항공은 괌 노선 운영 중단을 결정했다. 티웨이항공은 오는 12월부터 내년 3월까지, 제주항공도 내년 3월28일까지 인천~괌 노선 운영을 전면 중단한다.

반면 대한항공과 그룹의 계열 LCC는 공정위의 통합 조건으로 내건 공급 좌석 유지 의무로 울며 겨자먹기식 괌 운항을 증편했다.

이달 기준 대한항공은 매일 3편의 인천~괌 노선을 운항하고 있고, 부산~괌 노선도 매일 1편씩 운항 중이다.

진에어도 매일 인천~괌 노선 3편, 부산~괌 노선 1편을 각각 운항하고 있고, 에어부산은 부산~괌 노선을 매일 2편씩 띄우고 있다. 에어서울은 인천~괌 노선을 매일 3편씩 비행 중이다.

공정위의 규제는 공급 축소에 따른 항공권 가격 인상을 방지하기 위한 목적이었다. 지난해 12월 공정위는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합병 승인 조건으로 2019년 기준 공급석의 90% 이상을 유지하라는 조건을 내걸었다.

사실상 공정위의 합병 승인 조건이 대한항공과 계열 저비용 항공사들의 '괌 노선 독점'이라는 규제의 역설로 이어지는 것이다.

여기에 적자 부담도 커지고 있다. 괌 노선의 인기가 급감하면서 최근 승객보다 승무원이 더 많이 탄 비행 사례까지 나오기 시작했다.

국토교통부 항공통계에 따르면 지난 7일 괌~부산행 대한항공 KE2260편 여객기에는 승객이 단 3명이 탑승했다. 반면 기장을 포함한 승무원은 총 6명이었다.

괌 노선 이관 신청이 전무한 만큼, 대한항공과 계열 저비용 항공사들은 수익성 악화를 감수하며 수요 없는 노선 운항을 지속해야 한다.

이런 상황인데도 공정위는 뒷짐만 지고 있다. 공급 유지 조건의 변경 요청은 대한항공이 먼저 요청해야 한다는 입장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최근 마일리지 통합안에서 어려움을 겪은 대한항공이 자발적으로 공급 유지 조건을 변경해달라고 신청하기는 쉽지 않다는 관측이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마일리지 통합안도 한 차례 반려됐고, 합병 승인이 난 지 1년도 되지 않은 상황에서 대한항공이 먼저 정부에 공급 유지 조건을 완화해달라고 요청하기는 어렵다"고 전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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