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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환율 고착화되면 내수 무너진다…정부, 전방위 환율방어 카드 만지작

등록 2025.12.11 06:00:00수정 2025.12.11 07:1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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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1470원대 고착된 환율에 부처 총동원해 방어

복지부, 외화채 발행 연구용역…기재부, 외환수급TF

"고환율 장기화 땐 내수 위험…유동성 속도 조절해야"

[서울=뉴시스] 배훈식 기자 = 9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전광판에 코스피가 전 거래일 보다 11.30 포인트(0.27%) 내린 4143.55 포인트를 나타내고 있다. 원달러 환율은 3.80원(0.26%) 오른 1470.70원. 2025.12.09. dahora83@newsis.com

[서울=뉴시스] 배훈식 기자 = 9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전광판에 코스피가 전 거래일 보다 11.30 포인트(0.27%) 내린 4143.55 포인트를 나타내고 있다. 원달러 환율은 3.80원(0.26%) 오른 1470.70원. 2025.12.09. [email protected]



[세종=뉴시스]임하은 기자 = 정부가 1470원대 고환율을 끌어내리기 위해 수출기업, 국민연금 등을 대상으로 전방위적 대응에 나서고 있다. 기획재정부는 수출기업의 외환 현황을 점검하는 태스크포스(TF)를 가동했고, 보건복지부는 국민연금의 해외투자 재원을 외화채 발행으로 조달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11일 서울 외환시장에 따르면 원·달러 환율은 전날 1470.4원으로 마감했다. 1470원대에 고착된 환율이 좀처럼 내려오지 않자 정부는 부처를 가리지 않고 외환시장 안정 대책을 동원하는 분위기다.

기재부는 최근 수출기업의 해외투자·환전 흐름을 점검하기 위한 외환수급 TF를 꾸렸다. 기업이 환차익을 노리고 보유 달러를 시장에 내놓지 않으면 환율 상방압력이 커지는데, 이를 완화하기 위한 조치다.

기재부 관계자는 "TF는 수출기업을 중심으로 외환시장의 매수·매도 흐름을 정밀하게 점검하는 역할을 한다"며 "필요하면 인센티브를 포함한 제도 개선도 검토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앞서 한국은행·국민연금 간 650억 달러 규모 외환스와프 연장, 금융회사 환전 관행 실태 점검 등도 들여다보기로 한 바 있다. 여기에 보건복지부가 지난 9일 국민연금 외화채 발행 방안에 대한 연구용역을 진행 중이라고 밝히면서 또 다른 환율 안정 카드를 내놨다.

국민연금은 국내 외환시장에서 단일 최대 플레이어다. 국민연금의 해외투자 비중도 꾸준히 늘고 있다. 기금운용공시에 따르면 9월 말 기준 해외주식 508조원(37.3%), 해외채권 97조원(7.1%), 대체투자 217조원(15.9%)이다. 대체투자에는 국내·해외가 혼재돼 있으나 해외 비중을 감안하면 전체 기금 1361조원 가운데 최대 60%가 해외자산으로 추정된다.
[서울=뉴시스] 정병혁 기자 = 서울 서대문구 국민연금공단. 2024.09.05. jhope@newsis.com

[서울=뉴시스] 정병혁 기자 = 서울 서대문구 국민연금공단. 2024.09.05. [email protected]


해외투자 확대에 따라 연금은 상시적으로 원화를 매도하고 달러를 확보해야 하는데, 시장 규모가 작다 보니 국민연금의 수요·공급 자체가 변동성을 키우는 요인으로 지적돼 왔다.

외화채 발행은 국내에서 원화를 팔아 달러를 확보하는 대신, 해외시장에서 외화채를 발행해 필요한 달러를 조달하는 방식이다. 추가 레버리지 목적이 아니라 해외투자 재원을 대체해 조달하는 구조라면 국내 외환시장에서의 달러 매수 수요를 줄여 단기적 환율 안정 효과가 기대된다.

다만 아직 연구용역 단계로, 실제 법안 통과까지 가기에는 다소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또 한미 금리차가 큰 상황에서 달러 표시 채권을 발행할 경우 조달금리가 높아지는 만큼, 이를 상쇄할 투자수익을 내야 하는 부담도 적지 않다.

정부의 연속적인 대응에도 외환시장 불안이 완전히 해소되기 어렵다는 지적도 있다. 환율은 단기 수급뿐 아니라 유동성, 금리, 대외투자 흐름 등 복합적인 요인이 얽혀 있어 정책적 개입만으로 한계가 있다는 분석이다. 특히, 재정·통화 정책 전반에서 시장에 풀리는 원화량의 증가 속도를 관리하지 않으면 고환율이 고착화될 수 있다고 제언했다.

김광석 한양대 겸임교수(한국경제산업연구원 연구실장)는 "고환율이 지속되면 설비투자와 고용이 함께 위축되며 내수가 무너지는 악순환이 나타난다"며 "지금의 원화 가치는 국제적으로 빠르게 희석돼 구매력은 사실상 '휴지 조각 수준'으로 떨어졌다"고 말했다.

이어 "정부의 전방위적 대응은 추가적인 원화 약세를 막는 데 의미가 있지만, 고환율의 근본 원인인 유동성 공급 속도를 조절하지 않으면 악순환은 쉽게 끊어지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서울=뉴시스] 박주성 기자 = 서울 중구 하나은행 위변조대응센터에서 관계자가 보유중인 달러를 정리하고 있는 모습.2025.12.03. park7691@newsis.com

[서울=뉴시스] 박주성 기자 = 서울 중구 하나은행 위변조대응센터에서 관계자가  보유중인 달러를 정리하고 있는 모습.2025.12.03. [email protected]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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