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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 외무 "트럼프, 서방서 '전쟁 근본원인' 이해하는 유일한 지도자"

등록 2025.12.11 01:2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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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러 영향력 인정' 기류에 연일 환영

유럽엔 "적대적 조치 대응 준비" 맹공

[리야드(사우디아라비아)=AP/뉴시스]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우크라이나 전쟁이 불가피했던 이유를 이해하기 시작한 유일한 서방 지도자"라고 평가했다. 사진은 라브로프 장관이 지난 3월18일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에서 마코 루비오 미국 국무장관과 회담을 하는 모습. 2025.12.11.

[리야드(사우디아라비아)=AP/뉴시스]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우크라이나 전쟁이 불가피했던 이유를 이해하기 시작한 유일한 서방 지도자"라고 평가했다. 사진은 라브로프 장관이 지난 3월18일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에서 마코 루비오 미국 국무장관과 회담을 하는 모습. 2025.12.11.


[서울=뉴시스] 김승민 기자 =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우크라이나 전쟁이 불가피했던 이유를 이해하기 시작한 유일한 서방 지도자"라고 평가했다.

러시아 타스통신, RT 등에 따르면 라프로프 장관은 10일(현지 시간) 연방 상원 연설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러시아가 제기한 갈등의 근본 원인이 해결돼야 한다는 점을 인정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러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정치적·외교적 수단으로 우크라이나 분쟁을 해결하는 대화에 참여하려는 노력을 높이 평가한다"고 재차 강조하며 "그는 인권에 신경쓰는 유일한 서방 지도자"라고 덧붙였다.

라브로프 장관이 언급한 인권 문제는 우크라이나 정부의 러시아어 사용 인구 및 러시아정교회 신도들에 대한 탄압을 가리킨다고 RT는 부연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주장해온 '전쟁의 근본 원인 해소'의 핵심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세력권을 뒤로 물리고 우크라이나에 대한 러시아 영향력을 인정하라는 것이다.

트럼프 행정부는 최근 러시아 주장에 어느 정도 부합하는 입장을 밝히면서 우크라이나와 유럽의 양보를 통한 조기 종전을 압박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9일 공개된 폴리티코 인터뷰에서 "러시아가 우위를 점하고 있고 항상 그래왔다. 러시아가 훨씬 더 크고, 훨씬 더 강하다"며 우크라이나가 평화 제안을 수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우크라이나 국민과 군의 용맹함과 전투력, 그리고 모든 것에 대해 큰 찬사를 보낸다"면서도 "어느 시점에는 규모가 승리하게 된다. 러시아는 엄청난 규모다. 정말 말도 안 되는 숫자”라고 강조했다.

5일 공개된 미국 국가안보전략(NSS)에도 러시아를 '미국의 위협'으로 인식하는 언급은 한 차례도 나오지 않는다. 대신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많은 유럽인들이 러시아를 실존적 위협으로 간주한다"고 기술했다.

우크라이나 전쟁 부분에서는 "유럽의 비현실적 기대"를 지적하면서 미국을 유럽의 동맹국이 아닌 러시아-유럽 사이의 중재자로 규정했고, 나토를 향해서는 "'끊임없이 확장되는 동맹'이라는 틀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지적했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새 NSS에 대해 "대체로 우리의 비전과 일치한다고 말할 수 있다. 모스크바는 이것을 긍정적 변화로 보고 있다"며 이례적인 수준의 환영 발언을 했다. 라브로프 장관도 이날 같은 입장을 재확인한 것이다.

라브로프 장관은 나아가 "우크라이나 사태에 대한 서방 입장이 일치하지 않는다"며 트럼프 행정부 노선에 반발하는 유럽에 맹공을 가했다.

그는 "모스크바는 유럽과 전쟁을 할 의도가 전혀 없다"면서도 "우리는 유럽 군사력 우크라이나 배치나 러시아 자산 몰수 등 모든 적대적 조치에 대응할 준비를 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이어 "유럽은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을 부추겨 키예프(키이우)가 마지막 우크라이나인이 죽을 때까지 싸움을 멈추지 않도록 함으로써 평화 협정을 고의로 방해하고 있다"고 날을 세웠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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