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유동성이 집값·환율 올렸다?…과도한 해석"
![[서울=뉴시스] 김진아 기자 =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27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통화정책방향 기자간담회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공동취재) 2025.11.27. photo@newsis.com](https://img1.newsis.com/2025/11/27/NISI20251127_0021077163_web.jpg?rnd=20251127124745)
[서울=뉴시스] 김진아 기자 =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27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통화정책방향 기자간담회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공동취재) 2025.11.27.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남주현 기자 = 한국은행이 최근 시중 유동성 증가가 부동산 가격 상승과 원화 약세를 유발하고 있다는 지적에 대해 "과도한 해석"이라고 반박하며 문제 해결의 본질을 흐릴 수 있다고 주장했다. 집값은 가격 상승 기대가, 고환율은 해외 투자 등 외환 수급이 더 크게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시각이다.
박성진 한은 금융시장국 시장총괄팀장과 이화연 한은 통화정책국 정책분석팀장은 16일 한은 블로그에 게재한 '최근 유동성 상황에 대한 이해'라는 제목의 글에서 "유동성만으로 수도권 주택가격 및 환율 상승을 설명하기는 어렵다"며 이같이 밝혔다.
저자들은 우선 국내 유동성이 과도하게 풀렸다는 주장의 근거로 활용되는 우리나라 M2 증가율이 미국보다 2배 가까이 높다는 통계를 지목하며 지난 9월 기준 우리나라의 M2 증가율(8.5%, 개편 후 5%대 중반)은 미국(4.5%)에 비해 상당폭 높은 것이 사실이라고 인정했다.
하지만 미국의 경우 코로나19 직후 양적완화(QE)와 제로금리 정책 등으로 통화량이 급증했다는 점과 치솟은 물가상승률로 2022년 3월부터 전례없이 급격한 정책금리 인상(+5.25%포인트)과 양적긴축(QT)으로 대응해 미국 M2가 이례적으로 감소했다는 점을 짚었다.
이를 감안해 코로나19 직후인 2020년 3월부터 누적 기준으로 보면, 한국과 미국의 M2 증가율은 각각 49.8%, 43.7%로 큰 차이가 없다고 밝혔다. 특히, 미국의 M2에는 수익증권 등이 제외해 같은 시기 우리나라의 M2 증가세는 미국과 대체로 유사한 수준이라고 봤다.
저자들은 또 이론적으로는 유동성 증가가 자산가격과 환율에 상방 요인으로 작용하는 것은 사실이라고 인정했다. 하지만 최근 수도권 주택가격과 환율의 상승에는 다양한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어 이를 유동성 증가만으로 설명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고 지적했다.
우선 집값의 경우 늘어난 유동성이 주택시장으로 유입되면서 가격 상승압력으로 작용할 수도 있지만, 반대로 주택가격 상승기에는 주택구입을 위한 대출 수요가 늘어나면서 유동성이 확대될 수도 있는 양면성이 있다는 점에서다.
특히 최근에는 공급부족 우려, '똘똘한 한 채' 선호 등 특정 지역 가격상승 기대와 수요 쏠림이 주된 배경이라고 봤다. 최근 강남3구에서는 대출 없이 현금으로 주택을 매입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는 점을 들며 새롭게 풀린 유동성보다 과거 누적된 유동성이 주택시장으로 유입되고 있다고 봤다.
환율의 경우에도 유동성 상황보다는 거주자의 해외증권투자 확대, 수출기업의 외화보유 성향 강화 등 외환수급 요인이 더 크게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판단했다. 유동성 증가는 이론적으로 물가 경로를 통해 간접적으로 환율에 영향을 미칠 수 있지만, 최근 물가는 안정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거주자의 해외증권투자 규모는 사상 최대규모로 늘어났는데, 올해 1~10월 중 거주자의 해외증권투자 규모는 1171억 달러로 과거 10년 평균(512억 달러)은 물론 직전 최고치(710억 달러)를 넘어서 경상수지 흑자폭(896억 달러)를 크게 상회하며 달러 수요를 높이고 있다.
아울러 국내 수출기업들이 수출대금으로 받은 달러를 원화로 환전하지 않고 외화로 보유하는 경향이 높아진 점도 이유로 제시했다. 이를 토대로 저자들은 올해 9~11월 중 환율 상승 폭(+65원) 중 대략 3분의 2 정도가 외환수급 등 국내 요인에 기인하는 것으로 추정했다.
끝으로 저자들은 최근 유동성이 과도하게 풀리고 있고 이것이 자산가격 상승 및 상대적인 원화 약세를 유발하고 있다는 일각의 우려는 그간의 국내외 통화정책 기조, 실물경제 상황, 자금흐름 변화 등을 종합적으로 볼 때 다소 과도한 해석이라고 선을 그었다.
박 팀장은 "M2 등 특정 통화지표에만 의존하기보다는 여타 통화지표와 금융상황지수 등 다양한 지표를 함께 살펴볼 필요가 있다"면서 "자산가격 및 환율 상승의 원인을 단지 유동성 증가만으로 몰고 가는 것은 자칫 문제 해결의 본질을 흐릴 우려가 있다는 점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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