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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선 HD현대 회장 "독보적 기술로 우리만의 길 가자"[신년사]

등록 2025.12.31 13: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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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전력기기 성장 실적 개선, 시총 100조 클럽 진입

관세·공급과잉 속 중국 추격 가속…질적 경쟁력 강조

AI·SMR·자율운항 등 신사업 원천기술 확보 주문도

도전·소통·안전 기반의 건강한 조직문화 구축 강조

[서울=뉴시스] 31일 정기선 HD현대 회장이 임직원들을 대상으로 신년 메시지를 발표했다.(사진=HD현대 제공). 2025.12.31.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31일 정기선 HD현대 회장이 임직원들을 대상으로 신년 메시지를 발표했다.(사진=HD현대 제공). 2025.12.31.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신항섭 기자 = 정기선 HD현대 회장이 신년사를 통해 독보적 기술과 두려움 없는 도전으로 '우리만의 것'을 만들어 가자고 주문했다.

조선과 전력기기 성장을 바탕으로 시가총액 100조 클럽에 진입한 성과를 짚는 한편, 관세 확대와 중국발 공급과잉 등 불확실한 경영환경 속에서 기술 초격차와 현장 적용 중심의 혁신을 강조했다.

31일 정 회장은 임직원들에게 "희망찬 2026년 새해가 밝았다. 병오년(丙午年) 붉은 말의 해"라며 "진취적인 모습으로 앞으로 나아가는 말의 모습처럼 임직원 여러분도 '열정과 에너지'가 넘치는 한 해가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정 회장은 2025년 한해에 대해 "어려운 대내외 환경 속에서도 의미 있는 성과를 이뤄냈다. 조선과 전력기기 사업의 지속적인 성장에 힘입어 그룹 전체 실적은 개선세를 이어갔고, 이에 국내 기업 가운데 다섯 번째로 시가총액 '100조 클럽'에 이름을 올릴 수 있었다"고 평가했다.

이어 "HD현대 그룹이 '시장에 신뢰를 주는 기업', '대한민국 경제에 꼭 필요한 기업'으로 자리매김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중요한 이정표"라고 덧붙였다.

정 회장은 "전 세계 최초로 선박 5000척 인도라는 기념비적인 기록을 달성한 가운데 인공지능(AI), 소형모듈원자로(SMR), 연료전지 등 신사업 분야에 대한 투자를 이어갔고, 조선·건설기계, 석유화학 부문의 선제적인 사업재편을 통해 새로운 도약의 기틀을 마련했다"며 "이 성과들은 모두 임직원 여러분의 헌신과 노력 덕분"이라는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2026년 경영환경에 대해 정 회장은 '그야말로 안갯속'이라고 표현했다. 미국의 관세 확대 움직임 속에서 세계 경제는 보호무역주의로 회귀하고 있고, 중국발 공급과잉 문제 역시 여전히 진행 중이라는 것이다.

여기에 주요 경쟁국들은 기업 간 합종연횡(合從連衡)을 통해 몸집 불리기와 경쟁력 강화에 나서고 있고, 중국 기업들은 눈에 띄게 향상된 기술력과 가격 경쟁력을 앞세워 글로벌 시장을 빠른 속도로 잠식해 나가고 있다고 판단했다.

정 회장은 "우리 그룹이 세계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는 조선 분야 역시 예외가 아니"라며 "중국은 이미 수주량 등 양적인 측면에서는 우리를 앞서 있으며, 이제는 품질과 기술력 등 질적인 측면에서도 거센 추격을 이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정 회장은 "시장이 인정하는 '독보적인 기술과 제품'을 계속 만들어야 한다"며 "우리가 최근 인도한 선박들 중 일부는 중국 대비 연비가 20% 이상 뛰어나 고객사가 시운전 과정에서 매우 놀라워했고, HD건설기계가 최근에 출시한 차세대 신모델 건설장비도 연비는 물론 조작 성능 면에서도 경쟁사보다 앞서면서 국내뿐만 아니라 유럽시장에서도 긍정적인 반응을 얻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기술적 우위는 결코 영원하지 않다. 앞으로도 과감한 혁신을 통해 품질과 성능, 그리고 비용을 획기적으로 개선하되, 현장에서 실제로 적용 가능한 기술을 끊임없이 만들어 기술 초격차를 유지해야 한다"고 했다.

그는 "현재 그룹이 역점을 두고 추진 중인 AI, 자율운항, 연료전지, 전기추진, 배터리팩, 로봇, 소형모듈원자로(SMR), 해상풍력 등 미래 신사업 분야에서도 의미 있는 성과들이 하나둘씩 나타나고 있다"며 "이러한 흐름을 바탕으로 원천 기술을 조기에 확보하고, 이를 실제 제품에 적용하고, 상용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정 회장은 임직원에게 '두려움 없는 도전'을 이어가야 한다고 주문했다.

정 회장은 "우리에게 필요한 '두려움 없는 도전'은 우리가 가장 잘하는 것들을 무기로 삼아 한 번도 가보지 않은 영역에 처음 발을 내딛는 용기"라며 "허허벌판이던 바닷가 백사장에 조선소를 세우고, 동시에 두 척의 초대형 유조선 건조에 나섰던 우리의 첫 도전이 그랬다"고 회상했다.

이어 "위험을 감수해서라도 도전해볼 가치가 있는 일이라면, 그것을 주저 없이 논의하고 실행해볼 수 있는 문화를 만들고자 한다"며 "조직의 창의성과 도전을 가로막는 매너리즘과 관성에는 단호히 맞서겠다"고 덧붙였다.

정 회장은 "HD현대중공업과 HD현대미포, HD현대건설기계와 HD현대인프라코어 간 합병, 석유화학 사업재편, 디지털 조선소로의 전환, 해외 조선소 확장 등 우리 앞에는 두려움 없는 도전을 필요로 하는 일들이 너무 많다"고 말했다.

그는 "하나 같이 어려운 과제들이지만 우리에게는 어떤 상황에서도 도전을 피하지 않고,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으며, 반드시 해내고야 마는 HD현대만의 DNA가 있다"며 "두려움 없는 도전 정신만 있다면 그 어떠한 상황도 돌파할 수 있다고 확신한다"고 강조했다.

정 회장은 임직원에게 건강한 조직이 돼야 한다고 당부했다. 성과를 창출하면서도, 구성원들이 일에 몰입할 수 있고, 성장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조직을 뜻한다.

그는 "도전적인 과제 앞에서 주저하지 않고, 잘한 일에 대해서는 아낌없는 인정을 보내는 문화가 뿌리내려야 한다"며 "목표와 방향이 명확해 '우리가 왜 이 일을 하는가'에 대해 구성원 스스로 설명할 수 있어야 하며, 문제가 생겼을 때는 서로를 탓하기보다는 함께 해결책을 찾아가는 분위기가 자리 잡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런 조직을 만들기 위해 먼저 앞장서서 듣고, 소통하겠다"며 "임직원들도 자신의 생각을 당당하게 밝히고 조직의 미래를 함께 설계하는 '퓨처빌더'의 모습을 보여달라"고 당부했다.

아울러 정 회장은 안전에 대한 당부의 말을 전했다. 그는 "우리 모두의 안전이 보장되지 않는다면 과감한 혁신과 두려움 없는 도전을 향한 우리의 노력은 모두 물거품이 될 것"이라며 "HD현대가 '가장 안전한 일터'가 될 수 있도록 임직원 여러분 한 분 한 분의 힘을 모아 주실 것을 당부드린다"고 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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