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페이스북
  • 트위터
  • 유튜브

과자 1봉 실수로 안 찍었는데 檢 "절도"…결국 기소유예 취소

등록 2026.01.05 09:55:34수정 2026.01.05 11:00:23

  • 이메일 보내기
  • 프린터
  • PDF

무인 점포에서 아이스크림 4개와 봉지 결제하며

1500원 어치 과자 1개 계산하지 않고 들고 나가

경찰 넘겨진 재수생 "이어폰 노래 듣다가 부주의"

檢 "휴대폰 봤음에도 결제 안 했다"…헌재 "잘못"

[서울=뉴시스] 서울 시내의 한 대형마트에 아이스크림이 진열돼 있다. <사진은 기사와 관련이 없음.> (사진=뉴시스DB).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서울 시내의 한 대형마트에 아이스크림이 진열돼 있다. <사진은 기사와 관련이 없음.> (사진=뉴시스DB).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김정현 기자 = 한 무인 아이스크림 매장에서 1500원 어치 과자 한 개를 실수로 결제하지 않고 나갔던 재수생을 검찰이 "죄가 있다"며 기소유예 처분을 내렸다. 이는 헌법재판소에서 취소됐다.

5일 법조계 등에 따르면 최근 헌재는 김모씨가 수원지검 안산지청에서 내려진 자신의 기소유예 처분에 불복해 제기한 헌법소원심판 청구를 "평등권과 행복추구권이 침해됐다"며 9인 전원일치로 받아들였다.

헌재는 "청구인에게 절취의 고의가 있었다고 단정하기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피청구인(검사)은 청구인(김씨)에게 절도죄가 성립함을 전제로 기소유예 처분을 했다"며 "결정에 영향을 미친 중대한 수사미진 또는 증거판단의 잘못이 있다"고 판시했다.

고등학교 졸업 후 대입 재수학원을 다니던 김씨는 지난해 7월 24일 밤 10시32분께 한 무인 아이스크림 점포에서 1500원 상당의 과자 한 봉지를 결제하지 않고 가져갔다(절도)는 혐의로 수사를 받게 됐다.

당일 김씨는 점포에서 아이스크림 4개와 해당 과자를 골라 무인 계산대에 가져온 뒤 과자는 빼놓은 채 아이스크림 4개와 비닐봉지 값 3050원만 결제했다.

김씨는 또 냉동고 위에 800원 하는 아이스크림 한 개를 놓고 다시 넣어 놓지 않았다.

점포 주인은 김씨가 과자를 훔치고 아이스크림 1개가 녹아 손해를 봤다며 경찰에 신고했다. 김씨는 매장 주인에게 합의금 명목으로 10만원을 지급했고 매장 주인은 합의서를 제출하며 선처를 요청했다.

김씨는 경찰에 '이어폰을 꽂고 노래를 듣느라 부주의해 과자를 깜박 잊고 결제하지 못했다'는 취지로 진술했다. 절도 전과나 형사처벌 전력도 전혀 없었다.

[서울=뉴시스] 정병혁 기자 =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 2025.12.07. jhope@newsis.com

[서울=뉴시스] 정병혁 기자 =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 2025.12.07. [email protected]

그러나 검찰은 김씨를 기소유예 처분했다. 재판에 넘기지는 않지만 김씨가 합계 2300원의 물건값을 지불하지 않았기 때문에 '범죄를 저질렀다'는 취지다.

헌재는 매장 폐쇄회로(CC)TV 영상을 살폈다. 김씨는 이어폰을 낀 채 마스크로 얼굴을 가리지 않고 물건을 고르고, 자신의 명의로 된 체크카드로 다른 물건을 계산하는 등 "과자만을 계산하지 않고 따로 절취하고자 했을 정황이 발견되지 않는다"고 짚었다.

검사는 합당한 처분이었다는 입장이다. '김씨가 수시로 휴대전화를 꺼내 확인했다. 결제 내역 문자 메시지를 확인할 수 있었음에도 과자를 따로 결제하지 않았으니 절도죄의 고의가 인정된다'는 주장을 내놨다.

이에 헌재는 "단순히 재생되는 음악을 바꾸는 등 다른 목적으로 휴대전화를 꺼내 봤을 가능성이 충분하다"며 "휴대전화를 꺼내 확인했다는 사실만으로 절취의 고의가 있었다고 단정할 수 없다"고 물리쳤다.

앞서 검찰은 사무실 냉장고에서 합계 1050원 과자 두 개를 꺼내 먹었던 한 물류회사 하청업체 보안직원을 절도 혐의로 재판에 넘겨 논란을 빚었고, 2심에서 무죄가 나오자 상고를 하지 않고 받아들인 바 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