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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본잠식 상태서 '400억대 배임' 이철 전 VIK 대표, 1·2심 무죄…이유는[죄와벌]

등록 2026.01.11 09:00:00수정 2026.01.11 09:0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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法 "합리적 경영 판단의 재량 인정"

[서울=뉴시스]고범준 기자 = 불법 투자금 7000억원을 끌어모았다가 기소된 이철 밸류인베스트코리아(VIK) 대표가 영장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지난 2016년 9월12일 오전 서울 양천구 남부지방법원으로 들어서고 있다. 2016.09.12. bjko@newsis.com

[서울=뉴시스]고범준 기자 = 불법 투자금 7000억원을 끌어모았다가 기소된 이철 밸류인베스트코리아(VIK) 대표가 영장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지난 2016년 9월12일 오전 서울 양천구 남부지방법원으로 들어서고 있다. 2016.09.12.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장한지 기자 = 7000억원대 불법 투자 유치 등으로 징역형이 확정돼 복역 중인 이철 전 밸류인베스트코리아(VIK) 대표가 400억원대 배임 혐의로 별도 기소됐으나 1심에 이어 2심에서도 무죄를 선고받았다. 이유는 무엇일까.

이 전 대표는 2014년 5월~2015년 7월 회사가 자본잠식 상태에서 돌려막기식으로 사업을 운영 중인데도 Y사 대표 안모씨에게 32회에 걸쳐 411억5000만원을 대여금 명목으로 송금해 회사에 손해를 입힌 혐의를 받는다.

당시 회사는 투자자들에게 약속한 수익금을 주고 있지 못해 후순위 투자자들의 출자금으로 선순위 투자자들의 수익금을 지급하는 소위 '돌려막기'를 하고 있었으며, 자금 사정이 매우 좋지 않은 자본 잠식 상태였던 것으로 조사됐다.

이 전 대표 측은 재판 과정에서 대여금 명목이 아니라 Y사에 대한 연속적 투자의 일환이었으며, 피해 회사에 돈을 변제할 능력이 충분히 있었다고 반박했다.

또 자금을 지급받는 대신 그 돈의 200~300%에 달하는 주식을 담보로 제공한 점, 돈을 회수하기 위해 Y사의 사업진행 상황 등을 주기적으로 확인한 점을 근거로 제시했다.

재판 쟁점은 이 전 대표가 안씨에게 돈을 지급한 것이 합리적인 경영 판단의 재량 범위 내에서 행해진 것인지, 안씨에게 재산상 이익을 취득하게 할 의사가 있었는지 여부였다.

배임죄는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가 그 임무에 위배하는 행위로써 재산상 이익을 취득하거나 제3자로 하여금 이를 취득하게 해 본인에게 손해를 가함으로써 성립한다.

1심을 맡은 서울남부지법 형사13부(부장판사 김상연)는 지난 2024년 5월 이 전 대표가 VIK 손해를 감수하면서까지 안씨에게 이익을 주려는 고의가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하고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돈은 대여의 형식으로 지급되기는 했으나 Y사의 운영자금 또는 Y사의 사업과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는 회사를 인수하는 데 사용했다”며 “피고인도 그와 같이 인식한 상태에서 피해자 회사의 돈을 안씨의 개인 계좌로 지급하는 결정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고 판단했다.

또 "피고인이 안 대표와 특별한 사적관계를 맺은 것도 아니고 대여금 일부를 따로 챙겼거나 돌려받은 사정이 보이지 않는다"면서 "피해회사도 대여금 사용처에 대해 관여하고 회사 인수가 아닌 다른 데 자금이 쓰이지 않게 조치한 사정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2심을 맡은 서울고법 형사9-3부(부장판사 이재혁·공도일·민지현)는 지난달 18일 원심의 무죄 판단을 유지했다.

2심 재판부는 "피고인이 안씨에게 돈을 지급할 당시 Y사의 미래가치와 성장가능성, 주식 또는 현금을 통한 회수가능성 등을 고려해 합리적인 경영 판단의 재량 범위 내에서 돈을 지급하기로 결정했던 것으로 볼 수 있다"고 판단했다.

이어 "피고인이 안씨 개인의 이익을 위해 합리적인 조치 없이 돈을 지급함으로써 피해자 회사에 재산상 손해를 입게 했다고 안정하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이 전 대표는 2011년부터 2016년까지 VIK를 운영하면서 금융당국 인가를 받지 않고 다단계 방식으로 약 3만명으로부터 7000억원을 끌어모으는 등 자본시장법 위반·사기 혐의로 2021년 8월 총 14년 6개월의 징역형을 확정받아 현재 복역 중이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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