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자산법 정부안, 왜 늦어지나
규제 권한·시장 설계 주도권 놓고 충돌…입법 시계 불투명
![[서울=뉴시스] 이영환 기자 =서울 강남구 빗썸라운지 강남점 전광판에 비트코인 시세가 표시되고 있다. 2026.01.14. 20hwan@newsis.com](https://img1.newsis.com/2026/01/14/NISI20260114_0021126240_web.jpg?rnd=20260114113217)
[서울=뉴시스] 이영환 기자 =서울 강남구 빗썸라운지 강남점 전광판에 비트코인 시세가 표시되고 있다. 2026.01.14.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송혜리 기자 = 디지털자산기본법(가상자산 2단계법) 제정이 핵심 쟁점에서 이견을 좁히지 못한 채 입법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특히 스테이블코인 규율 방향을 둘러싼 관계기관 간 조율이 지연되면서 전체 입법 일정이 당초 계획보다 늦춰지고 있다. 정부가 신중한 태도로 제도 설계에 시간을 들이자 국회가 사실상 먼저 입법 드라이브에 나서는 형국이다.
속도 내는 국회…정부는 '조율 중'
국민의힘 역시 차기 특별위원회를 중심으로 단일안 초안을 검토할 예정이지만 구체적 일정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여야 단일안이 마련되면 정무위원회에서 병합 논의가 진행될 전망이다.
반면 정부는 '조율 중'이라는 입장을 반복하고 있다. 이억원 금융위원장은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연내 국회 제출"을 약속했고 이후 민주당도 당정 협의를 통해 제출 시한을 12월10일로 못 박은 것으로 알려졌지만 금융위는 해당 기한을 지키지 못했다.
민주당 관계자는 "정부가 언제까지, 어떤 내용을 전달하겠다는 명확한 제시가 없다"고 말했고 국힘 관계자도 "정부안 요청을 반복했지만 입장이 계속 바뀐다"고 설명했다.
절차상 정부안은 입법의 필수 요건은 아니지만 시행령 마련과 감독 체계 설계 등 실질적인 집행 주체가 정부인 만큼 정부의 공식 입장이 입법 과정에서 매우 중요한 기준으로 작용한다. 이 때문에 국회도 정부안을 완전히 배제하긴 어려운 구조적 한계가 있다.
"은행 중심" vs "시장 개방"
이 가운데 핵심 쟁점은 원화 연동 스테이블코인의 발행 구조다. 한국은행은 통화 신뢰성과 금융안정성을 이유로 '은행 중심' 발행을 고수하고 있다. 이는 금산분리 원칙에 기반한 통화 관리 일원화의 연장선으로 해석된다.
반면 금융위원회를 비롯한 의원 입법안에선 당국의 인가를 받은 사업자에 한해 스테이블코인 발행을 허용하는 '인가제' 방식을 주목하고 있다. 업계에서도 은행 중심 구조가 핀테크 등 새로운 시장 참여자의 진입을 가로막고 결과적으로 생태계 확장성과 경쟁력을 약화시킬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금융위는 조율을 위해 몇가지 대안을 마련하고 협의를 이어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좀처럼 진전이 없는 상황이다.
앞서 금융위가 한은의 요구를 일정 부분 반영해 '은행 과반 지분 컨소시엄'을 우선 허용하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았다는 문건이 공유됐지만, 금융위는 "확정된 바 없다"며 선을 그었다.
스테이블코인 발행 구조 외에도 가상자산 거래소에 대한 규제 설계 역시 법안 지연의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정부안에는 가상자산 거래소 대주주 지분 제한, 사업자 적격성 심사 기준, 공시 의무, 규제 체계 설계 등 민감한 조항들이 다수 포함된다. 특히 거래소 지분율 제한을 강화하려는 금융위 방향에 대해 가상자산 업계는 '시장 위축' 가능성을 우려하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고 정치권 내에서도 이같은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여기에 더해 금융위는 국제 기준을 충족해야 한다는 부담과 함께, 미국·유럽연합(EU) 등 해외 입법 사례를 참고해 정책 완성도를 높이려는 작업도 병행하고 있다. 이러한 복합적 요소들이 맞물리면서 정부안 마련이 예상보다 더딘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상황이 이렇자 관련 업계에서는 6월 지방선거 이전에 입법인 마무리되기 어려울 수 있다는 비관적 전망도 나온다. 한 가상자산 업계 관계자는 "민주당이 3월 입안을 목표로 한다고 하지만 현실적으로 지방선거 전까지도 어려울 수 있다"며 "입법 지연 사이 국내 규제가 공백을 보이면서 해외 거래 환경으로 이동하는 비율만 늘어나고 있다"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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