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츠하이머 남편, 39년 결혼 기억 잊고 아내에게 다시 청혼"
![[뉴시스] 노부부. *기사 본문과는 무관한 사진. (사진=유토이미지) *재판매 및 DB 금지](https://img1.newsis.com/2026/01/29/NISI20260129_0002051789_web.jpg?rnd=20260129160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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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김수빈 인턴 기자 = 미국에서 알츠하이머를 앓는 70대 남성이 39년간의 결혼 생활을 잊고 아내에게 다시 청혼해 두 번째 결혼식을 올렸다.
지난 26일(현지 시간)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지난 10일 마이클 오라일리(77)와 린다 펠드먼(78) 부부는 미국 캘리포니아 버클리의 한 요양시설에서 두 번째로 결혼식을 치렀다고 전했다.
1979년 당시 캘리포니아 앨러미다에서 국선 변호인으로 활동하던 펠드먼은 "좋은 변호사의 최종 변론을 보고 싶으면 오라일리의 재판을 보라"는 동료의 말에 법정을 방문했다.
펠드먼은 당시 오라일리에 대해 "그는 정말 뛰어난 변호사였다"고 설명했다.
두 사람은 처음 만났을 때 서로 배우자가 있었기에, 동료이자 멘토·멘티 관계로 지냈다.
몇 년 뒤 두 사람 모두 이혼했고, 그때 연인으로 발전했다.
펠드먼은 "이혼한 지 얼마 되지 않았고 어린 아들도 있어 다시 연애를 시작할 마음이 없었다"고 처음엔 망설였지만, 오라일리는 펠드먼이 법의학에 관심이 있다는 점을 알고 부검 참관을 제안하며 자연스럽게 만남을 이어갔다.
이후 몇 년간 교제한 두 사람은 오라일리의 두 딸, 펠드먼의 아들 한 명과 함께 가정을 꾸렸다.
이들은 1987년에 집 거실에서 결혼식을 올렸고, 지인 집에서 피로연을 열었다.
두 사람은 성향이나 성격이 정반대였지만, 중국, 폴란드, 스페인 등 여러 나라를 여행하며 관심사를 공유했다.
펠드먼은 "나는 그를 극장과 미술관으로 데려갔고, 그는 나를 래프팅 같은 활동으로 이끌었다"며 "우리는 서로를 다른 방향으로 밀어주며 균형을 맞추는 사이였다"고 말했다.
그러나 7년 전 오라일리가 받은 알츠하이머 진단으로 상황은 달라졌다.
메모 한 장 없이 네 시간 분량의 최종 변론을 해낼 만큼 뛰어난 기억력을 가졌던 오라일리는 아내의 이름조차 기억하지 못하는 날이 많아졌다.
집에서 그를 간병하던 펠드먼은 결국 약 2년 전 요양 시설 입소를 결정했다.
오라일리는 기억을 잃었음에도 아내를 향한 애정 표현만은 잊지 않았다.
펠드먼은 "남편은 제가 방문할 때마다 미소를 짓는다"며, "오라일리는 늘 손을 잡고, 팔을 두르고, 입을 맞추며 '사랑한다'고 말한다"고 설명했다.
작년 11월 오라일리는 펠드먼을 끌어안으며 40년 전 했던 청혼을 다시 꺼냈다.
펠드먼은 39년째 부부로 살아왔다는 사실을 말하면 남편을 혼란스럽게 할 수 있다고 보고 또 한 번 청혼을 받아들였다.
결혼식은 요양 시설 직원들과 가족, 지인 등 25명이 참석했고, 식장에는 꽃과 풍선, 2단 케이크 등이 준비됐다.
펠드먼은 행사가 끝나고 남편이 요양실로 돌아갈 시간이 되자 "동화가 끝난 것 같았다"며 울음을 터뜨렸다.
그럼에도 "이 하루가 앞으로의 시간을 견디게 해줄 기억이 될 것"이라며 "사랑은 가장 어려운 장애물조차 견딜 수 있게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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