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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치기소년단, '우리(Fence)'라는 울타리 넘어 다정한 '우리(We)'가 되기까지

등록 2026.02.01 05: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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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진원 '2025 뮤즈온' 인터뷰③

"소년들은 여전히 사랑을 믿는다"

[서울=뉴시스] 양치기소년단. (사진 = 두루두루아티스트 컴퍼니 제공) 2026.02.01. photo@newsis.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양치기소년단. (사진 = 두루두루아티스트 컴퍼니 제공) 2026.02.01. photo@newsis.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이재훈 기자 = 이솝우화 속 '양치기 소년'은 무료함을 달래기 위해 거짓말을 했지만, 여기 2003년생 동갑내기들이 뭉친 밴드 '양치기소년단'은 가장 투박한 진심으로 거짓 없는 사랑을 노래한다. 데뷔 싱글 이후 1년10개월, 이들이 꾹꾹 눌러 담은 첫 정규 앨범 '우리'가 세상에 나왔다.

총 11곡이 수록된 이번 앨범은 멤버들이 직접 프로듀싱부터 녹음까지 도맡아 완성한 ‘청춘의 음악 일기’다. 여명이 밝아오는 새벽의 감성부터 거친 로큰롤 사운드까지, 록을 기반으로 한 폭넓은 장르 위에는 우정과 성장, 그리고 관계에 대한 고민이 가감 없이 얹혀 있다. 선배 뮤지션 장기하가 "솔직함과 독창성을 다 추구하는 밴드"라며 치켜세운 이유도 여기에 있을 것이다.

무엇보다 돋보이는 것은 이들이 세상을, 그리고 서로를 바라보는 시선이다. 타이틀곡 '락스타가 된대도 난 너만 있으면 돼'가 웅변하듯, 이들은 불확실한 미래와 흔들리는 젊음 속에서도 낭만을 포기하지 않는다. 어설프고 풋풋할지라도, 양치기소년단의 음악이 들려주는 결론은 명확하다. 소년들은 여전히 사랑을 믿는다.

한국콘텐츠진흥원(콘진원) '2025 뮤즈온'에 선정되는 등 성장 속도도 무섭다. 다음은 이들과 서면으로 나눈 일문일답.

-데뷔 싱글을 내놓은 지 1년10개월 만에 정규 앨범을 내놓았어요. 소회가 궁금합니다.

"너무 뿌듯합니다. 아쉬운 부분들이 없다면 거짓말이겠지만 첫 정규 앨범을 발매함으로써 제대로 갖춰진 명함이 생긴 것 같은 기분입니다!"(찬빈)

-우리라는 앨범 타이틀은 명확하고 정겨워요. 어떤 의미를 담았나요.

"정겨운 느낌의 '우리'가 먼저 보일 거라고 생각했어요. 양치기소년단, 우리, 우리 다섯 명의 것. 이런 게 첫 번째로 떠오를 거라고 생각했죠. 하지만 아이디어는 우리말 '우리(we)'가 울타리(Fence·우리)에서 왔다는 제 기억이었어요. 첫 앨범인 만큼 우리의 공간에 청자들을 초대하고 싶었어요. 그럼 여러분은 자연스레 양들이 될 테니까요."(찬빈)

-록을 기반으로 한 다양한 장르가 인상적이었어요. 이번 앨범에서 가장 공을 들인 사운드의 질감이 궁금합니다.

"악기마다 곡에 어울리는 디스토션을 찾는 것에 가장 많은 공을 들였어요. 드럼, 기타, 보컬 할 거 없이 다양한 곳에 다양한 플러그인을 걸기도 해보고 녹음 받을 때 거칠게 받는 등 거칠면서 듣기 좋은 소리를 찾는 것에 많은 노력을 했습니다."(제덕)

-전곡의 보컬과 대부분 곡의 악기 녹음을 밴드 작업실에서 셀프 레코딩했다면서요. 그럼에도 완성도가 높은데 녹음하면서 가장 공을 들인 부분은 무엇이었나요?

"필요 없는 울림을 잡는 것과 우리가 들었을 때 좋은 소리를 만드는 것에 매우 많은 공을 들였어요. 여러 스튜디오에서 녹음한 걸 비교하며 녹음을 받아 보기도 하고 유튜브나 서적, 감독님들께 여쭤보며 많은 공부를 했습니다. 덕분에 공금으로 써보고 싶은 장비들을 사서 써볼 수 있었어요! ㅎㅎ"(제덕)

"이번 '우리' 앨범에서는 민혁이의 신시사이저가 많이 활용되고 그만큼 돋보인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그렇게 많은 소리가 쌓여 있는 데모에 록을 기반으로 디스토션 질감을 많이 주려고 시도했던 것 같습니다. 그 외에도 하나의 명료한 소리보다는 여러 개의 레이어된 기타 사운드를 많이 레코딩했습니다."(창현)

-한 소년의 서사를 풀어낸 앨범이라고 소개했습니다. 스토리라인이 분명한데 처음 어떻게 기획을 했고 이후의 앨범 구성을 어떻게 했나요?

"실은 밴드를 시작하면서부터 정규 1집에 대한 아이디어들은 계속 갖춰져 왔어요. 문제는 곡들은 계속 새로워져야 하고 저희조차 어떤 곡들이 나올지 모른다는 거죠. 그래서 기획을 먼저 철저하게 가져간 콘셉트 앨범이라기보단, 곡들을 만들어가는 과정속에서 앨범의 서사가 완성됐어요. (앨범의 서사를 위해 곡을 만들기도 했습니다.) 결론적으로는 모든 것이 동시다발적으로 기획됐습니다."(찬빈)

-앞서 소속사 직속 선배인 장기하 씨가 짚은 것처럼, 지금이 아니면 할 수 없는 이야기를 하려고 노력한 흔적이 보이는 앨범입니다. 양치기소년단이 생각하는 지금 할 수 있는 이야기는 무엇인가요?

"일상에서 느끼는, 정확히 알 수 없는 기분과 느낌들. 젊음이 가진 자유로움과 아름다움."(민혁)

-솔직한 것도 양치기소년단의 장점인데, 팀 이름과 묘한 대구를 이루는 속성입니다. 솔직함과 팀 색깔의 긴장 관계는 어떻게 조성하게 된 건가요?

"재밌는 질문이네요. 저는 요즘에 그런 생각을 해보기도 해요. 이솝우화 속에서 심심한 탓에 거짓말을 하는 양치기소년도 실은 솔직한 멍청이 아닐까? 하고요. 거짓말은 단지 그의 어리석음을 보여주는 한 부분인 거 같아요. 심심함을 다루는 방법에 대한 미성숙이죠. 저는 요즘 그 친구가 솔직한 사람처럼 느껴지네요. 누가 알겠어요! 나중에 더 멋진 어른이 될지요."(찬빈)

-우리말을 다루는 방식도 좋습니다. 곡마다 다르겠지만 좋은 가사를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서울=뉴시스] 양치기소년단. (사진 = 두루두루 아티스트 컴퍼니 제공) 2026.02.01.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양치기소년단. (사진 = 두루두루 아티스트 컴퍼니 제공) 2026.02.01.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나의 기분, 나의 꿈, 나의 말들이 생긴 그대로 들릴 수 있는 문장들이라고 생각합니다."(유안)

"솔직한 마음과 감정, 그리고 말에 담긴 표현의 방향을 잘 고민해서 음악적으로 그것을 잘 표현한 가사라고 생각합니다."(찬빈)

-지난해는 특히 양치기소년단이 주목 받은 해에요. 그 중에서도 뮤즈온은 어떤 도움이 됐습니까?

"뮤즈온은 올해 3번째 도전이었어요. 밴드를 결성한 첫해에는 실연평가까지 갔었다가 떨어졌고, 두 번째에는 1차 예비 합격, 세 번째가 돼서야 당당하게 뮤즈온 아티스트가 될 수 있었어요! 뮤즈온은 2025년 활동 전반에 많은 도움이 됐는데 우리끼리였다면 하지 못 했을 것들을 할 수 있게 도와줬어요. 앨범 제작, 라이브 클립, 페스티벌등 2025년 활동 중 기억에 남는 감격스러운 순간에는 항상 뮤즈온과 함께 했네요!"(제덕)

"저는 올해 뮤즈온 덕분에 여러 크고 작은 공연을 많이 서 봤다는 게 많은 도움이 됐다고 생각합니다. 지금까지도 많은 공연을 서 보았다고 생각을 했는데 더 많은 공연을 할수록 무대에서의 연주가 더욱 진심이 나오고 여유가 생기며 재밌게 할 수 있었던 거 같아요."(창현)

-서면이지만, 저와는 처음 인터뷰니 멤버 각자 어떻게 음악을 시작하게 됐는지 궁금해요.

"중학교 시절 '쇼미더머니'를 보고 힙합 음악에 빠지면서 힙합 프로듀서를 꿈꾸게 됐습니다. 당시 예술고등학교 진학을 희망했던 터라, 어릴 적 배웠던 피아노를 다시 연습하기 시작했습니다. 예고 진학 후 열심히 연습에 매진하던 중, 학교 피아노 선생님께서 피아노 전공으로 대학에 진학해 보는 것이 어떻겠냐고 권유하셨습니다. 그 제안을 받아들여 실용음악과 피아노 전공으로 대학에 입학하게 됐습니다."(민혁)

"저도 민혁이처럼 힙합음악이 좋아서 음악을 시작했고, 처음으로 가사를 쓰기 시작했어요. 요즘도 힙합음악을 다시 사랑하게 되는 것 같아요. 언젠가는 힙합아티스트들과도 작업해 보고 싶네요!"(찬빈)

"중학교 시절 콘트라베이스(재즈)에 매료돼 음악을 시작했습니다. 그러다 점점 록이 더 좋아졌어요. 고등학생이 되고 비로소 밴드를 하겠다는 다짐의 씨앗이 마음 속에 생겼고, 대학교를 진학해 그 꿈이 싹을 틔웠습니다."(유안)

"어렸을 때 교회에서 반주에 맞춰 책상을 두드리고 있었는데 미국에서 오신 전도사님이 드럼을 권유해서 시작하게 됐어요. 근데 작은 교회였었어 드럼은 구경도 못하고 패드만 주야장천 쳤었어요. 마침 당시 초등학교 오케스트라에 타악부가 있어서 거기서 드럼과 여러 타악기를 연주했었어요. 중학교 때에도 오케스트라를 하고 싶었는데 밴드부밖에 없길래 '꿩 대신 닭이다'라는 생각으로 밴드부에 들어갔어요. 그때 록 음악 (뮤즈, 그린데이)에 맛을 알아버려서 지금 여기까지 오게 됐어요."(제덕)

"중학교 시절 친구들 따라 밴드부를 가게 됐는데 친구들과 좋아하는 밴드들의 음악을 합주하며 악기를 가지고 놀았던 게 정말 재밌었어요. 중학교 3학년이 되고 좋아하지 않는 공부보단 하고 싶은 걸 해야겠다는 마음이 커지고 기타 입시를 시작하게 됐습니다."(창현)

-최근 국내 밴드 열풍이 불고 있다는 진단이 많습니다. 여러분이 생각하시기엔 어떤가요?

"이제 밴드 음악은 한국의 메인스트림이 될겁니다. 바로 양치기소년단으로부터요!!!"(찬빈)

"최근 많은 밴드가 대중의 사랑을 받는 흐름 속에서, 페스티벌과 공연장에서 음악에 대한 사랑을 직접 보고 느꼈습니다. 음악을 진심으로 사랑해주시는 그 모습들은 저에게도 큰 영감과 긍정적인 자극이 됐습니다."(민혁)

"더 진솔한 팀들이 각자의 자리에서 불꽃을 잃지 말고 보였으면 좋겠습니다. 다양한 시각과 다양한 퍼포먼스가 더 많은 층을 겹겹이 이뤄 한국의 이 신에 탄탄한 탑을 쌓아주길 빕니다."(유안)

"요즘 대중매체에 보이는 밴드들이 많아져서 확실히 열풍이라는 생각을 갖고 있어요. 주변에 같은 길을 달리는 멋진 친구들이 많아져서 너무너무 좋습니다!!"(제덕)

"저는 예전부터 인디 밴드가 유행되는 날이 오면 좋겠다고 생각만 하고 있었는데 점점 밴드 사운드를 찾는 저와 같은 분들이 많아지는 거 같아서 더욱더 열풍이 불었으면 좋겠습니다."(창현)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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