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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굽 20㎝ 신발·100배 줌 폰 챙겼지?"…아이돌 콘서트 '생존 준비' 진풍경[출동!인턴]

등록 2026.07.24 06:44:00수정 2026.07.24 06:49:23

10·20대 팬들, 스탠딩화·갤럭시 울트라 대여 등 관람 준비 열풍

티켓 예매부터 장비 대여까지 하루 관람에 30만원 육박

"후회 없이 즐기기 위한 과정"…공연 관람 문화의 새 흐름

[서울=뉴시스]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라온 '스탠딩화' 대여 게시물. (사진출처: SNS)

[서울=뉴시스]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라온 '스탠딩화' 대여 게시물. (사진출처: SNS)


[서울=뉴시스]김혜경 기자, 우연지 인턴기자, 이송이 인턴기자 = 아이돌 콘서트 관람을 앞둔 10~20대 팬들 사이에서 20㎝ 높이의 통굽 신발을 빌리고 고성능 스마트폰을 챙기는 등 이른바 '콘서트 생존 준비'가 새로운 공연장 문화로 자리 잡고 있다.

앞사람에게 무대가 가려지는 상황을 막으려고 통굽 신발을 찾거나, 먼 좌석에서도 가수 얼굴을 똑똑히 보려고 고배율 촬영 장비를 구하는 등 최선의 관람 환경을 만들기 위함이다.

코르티스, 스트레이키즈, 에스파, 엔시티 드림 등 대형 아이돌 그룹의 공연이 잇따르는 가운데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는 콘서트 준비물과 관련된 게시물이 연이어 올라오고 있다.

SNS에는 '콘서트 준비물 짐 싸기', '스탠딩화 안 아프게 신는 법', '콘서트 필수템' 등 관련 콘텐츠도 꾸준히 공유되고 있다.

"표 구하는 것부터 전쟁"…'피켓팅' 뚫는 팬들

아이돌 콘서트 준비의 첫 관문은 티켓 예매다.

대부분의 아이돌 콘서트 티켓은 선착순으로 판매된다. 좌석에 따라 15만원을 훌쩍 넘는 가격에도 인기 아이돌 공연은 예매 시작 수초 만에 매진되기도 한다.

경쟁이 워낙 치열하다 보니 아이돌 콘서트 예매를 두고 '피가 튀길 정도로 치열한 티켓팅'이라는 뜻의 신조어 '피켓팅'까지 등장했다.

팬들은 예매 성공률을 높이기 위해 실제 예매 과정을 구현한 플랫폼이나 웹사이트에서 연습한다. 전문 업체에 비용을 지불하고 티켓팅을 맡기는 '대리 티켓팅(댈티)'을 이용하는 경우도 있다.

티켓 예매에 실패한 팬들은 SNS나 중고거래 플랫폼에서 양도표를 찾는다. 이 과정에서 정가에 웃돈을 붙여 판매하는 이른바 '프리미엄(플미)' 거래도 이뤄진다. 인기 공연의 경우 웃돈이 붙은 티켓 가격이 정가의 두 배에 달하기도 한다.
[서울=뉴시스] 해외 SNS에서 화제가 된 국내 아이돌 콘서트 현장. 팬들이 스탠딩화를 착용한 채 입장을 기다리고 있다. (사진출처: 페이스북)

[서울=뉴시스] 해외 SNS에서 화제가 된 국내 아이돌 콘서트 현장. 팬들이 스탠딩화를 착용한 채 입장을 기다리고 있다. (사진출처: 페이스북)


"앞사람보다 조금이라도 높게"…20㎝ 통굽까지 등장

어렵게 티켓을 손에 넣었다고 준비가 끝나는 것은 아니다.

공연장 입장부터 긴 대기 시간, 공연 관람까지 고려해야 할 요소가 많아지면서 팬들은 공연 당일을 위한 각종 준비물을 챙긴다.

대표적인 아이템이 '스탠딩화'다.

스탠딩 공연에서는 앞사람에게 가려 무대가 보이지 않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어 키를 높여주는 통굽 신발을 찾는 팬들이 많다. 온라인 쇼핑몰에서는 7~15㎝ 높이의 제품을 쉽게 찾아볼 수 있으며, 일부 제품은 20㎝ 안팎의 높은 굽으로 판매되기도 한다.

가격은 3만~7만원대로 다양하다. SNS와 중고거래 플랫폼에서는 공연 일정에 맞춰 하루 1만~2만원대에 스탠딩화를 빌려주는 게시물도 올라온다.

20대 대학생 박모씨(23)는 "원래 키는 168㎝이지만 스탠딩화를 신으면 175~180㎝까지 커진다"며 "높은 굽 때문에 발바닥이 아프고 발목에 부담이 가기도 하지만 앞사람이 신는 순간 무대가 보이지 않아 준비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아이돌 얼굴 더 가까이"…공연용 스마트폰도 대여

고배율 촬영 기능을 갖춘 스마트폰 역시 팬들 사이에서 인기 준비물이다. 멀리 떨어진 좌석에서도 아이돌의 얼굴과 무대 모습을 선명하게 보기 위해서다.

과거에는 망원렌즈를 장착한 '대포 카메라'가 주로 활용됐지만, 최근에는 공연장 내 반입 제한 등의 이유로 부피가 작은 스마트폰이 이를 대신하는 모습이다.

갤럭시 울트라 시리즈나 아이폰 프로맥스 등 최신 스마트폰을 공연 일정에 맞춰 빌려주는 업체도 등장했다.

공연장과 좌석 위치에 따라 적합한 기종과 촬영 배율을 추천하며, 대여 비용은 하루 3만~6만원 수준이다.

한 팬은 "찍으려고 빌리는 것이 아니라 보려고 빌리는 것"이라며 "2~3층 좌석에서는 무대가 잘 보이지 않아 스마트폰 화면을 확대해 공연을 보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이 밖에도 긴 입장 대기 시간을 견디기 위한 손선풍기와 핫팩, 간식, 슬로건 보관용 휴지심, 포토카드 교환용 굿즈 등도 팬들이 챙기는 대표적인 준비물이다.
[서울=뉴시스] 유튜브에 올라온 팬들의 '콘서트 짐싸기' 브이로그 영상 썸네일.(사진출처: 유튜브 캡처)

[서울=뉴시스] 유튜브에 올라온 팬들의 '콘서트 짐싸기' 브이로그 영상 썸네일.(사진출처: 유튜브 캡처)


세 시간 공연에 28만원…그래도 포기 못 하는 이유

콘서트 하루를 즐기기 위해 필요한 비용은 적지 않다.

티켓 가격과 스탠딩화, 보조배터리, 고배율 스마트폰 대여비 등을 합산하면 약 28만원이 든다.

오는 8월7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리는 에스파 콘서트 티켓 가격(16만7000원)을 기준으로 스탠딩화(5만6000원), 보조배터리(2만원), 갤럭시S23 울트라 대여비(3만원)를 더한 금액이다.

이는 티켓 정가 기준으로 계산한 비용이다. 양도표를 구매하거나 대리 티켓팅을 이용할 경우 추가 비용은 더 늘어난다. 수도권 외 지역에 거주하는 팬들은 교통비와 숙박비까지 부담해야 한다.

그럼에도 팬들은 좋아하는 아이돌의 무대를 제대로 즐기기 위한 비용이라고 말한다.

20대 직장인 박모씨(24)는 "티켓값도 적지 않고 시간도 투자해야 하는 만큼 좋아하는 아이돌의 무대를 최대한 선명하게 보고 싶어 촬영 장비에도 투자한다"며 "콘서트가 끝난 뒤 사진이나 영상을 보면서 후회가 남지 않아 충분히 가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엔시티 위시 팬인 고등학생 김모양(18)은 "좋아하는 아이돌과 같은 공간에 함께 있다는 것만으로도 행복하다"며 "콘서트에 가기 위해 준비하는 과정까지 모두 덕질의 일부"라고 전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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