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어게인3' 테종, 사랑과 상실 그 자명한 '순환의 궤적'을 걷네
콘진원 '2025 뮤즈온' 인터뷰⑦
![[서울=뉴시스] 테종. (사진 = 뮤지션 측 제공) 2026.02.03. photo@newsis. *재판매 및 DB 금지](https://img1.newsis.com/2026/02/02/NISI20260202_0002054384_web.jpg?rnd=20260202222430)
[서울=뉴시스] 테종. (사진 = 뮤지션 측 제공) 2026.02.03. photo@newsis. *재판매 및 DB 금지
남들보다 조금 늦게 시작한 음악의 길 위에서, 그는 결핍을 무모함으로, 상실을 의연함으로 바꾸어냈다. 한국콘텐츠진흥원(콘진원)의 신인 뮤지션 지원 사업 '2025 뮤즈온' 아티스트로 선정되며 맞이한 새로운 계절, 그는 이제 도도새의 비극을 빌려 사랑을 노래한다.
포식자를 두려워하지 않아 멸종한 도도새처럼, 상처 입을 것을 알면서도 기꺼이 누군가에게 마음을 여는 투신. 그것은 비관의 심연을 통과해 본 자만이 건넬 수 있는 가장 단단한 위로다.
우울의 파편을 세련된 사운드로 벼려낸 그의 음악은, 듣는 이의 시공간 속에 각기 다른 풍경으로 안착한다. 다음은 서면으로 테종과 나눈 일문일답.
-테종이라는 활동명은 어떻게 짓게 됐나요?
"어머님 성함에서 따와 처음에 테용이라는 활동명을 사용했습니다. 겉멋이 심하게 들었던 시기라 네덜란드어 발음을 활용하여 철자는 테종(Tejong)으로, 발음은 테용으로 활동명을 정했습니다. 그런데 아이돌 분 중 발음이 같은 비슷한 이름으로 활동하시는 분이 계시더라구요. 겹치면 안되겠다 생각해서 로마자 철자 그대로 '테종'으로 활동하게 됐습니다."
-'사랑과 상실을 노래하는 싱어송라이터'라고 본인을 소개하시더라고요. 노래 혹은 삶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사랑과 상실이라는 생각하시는 듯한데요, 그 이유가 궁금합니다.
"살아가는 데 있어 사랑과 상실 이 두 가지가 전부라고 생각합니다. 우리는 사랑 후에 상실, 상실 후에 사랑 혹은 이 두 가지를 동시에 겪는 등 순환의 형태로 살아갑니다. 원하고 바라며 충족되는 모든 것들을 사랑이라 칭하고, 곁에 있으면 슬픈 모든 것들을 상실이라 칭할 수 있겠습니다. 살아가는 모든 감정을 노래합니다~라고 소개해도 되는 말장난이에요."
-반대로 상실을 노래해서 테종 씨가 얻은 것도 있나요?
"무던함과 단단함을 배웠습니다. 상실은 내가 몸과 마음을 다해서 무언가에 부딪혔을 때 찾아오더라고요. 그 열렬함이 똑하고 떼어진 자리는 의연함으로 채워졌고 열을 식힌 상태로 웃고 울 수 있게 됐습니다."
-올해 뮤즈온은 테종 씨에게 어떤 의미가 됐나요? 이런 지원 프로그램이 인디가수에게 왜 필요할까요? 이 프로그램 전후로 뮤지션으로서, 개인적으로 가장 많이 바뀐 부분은 무엇인가요?
"2025년에 활동할 수 있는 이유가 됐습니다. 인디가수들은 합격이라는 게 정해져 있지 않는 고시생과도 같다고 생각합니다. 하고 싶은 걸 하는 동시에 생계를 유지해야 하고, 끝이 보이지 않는 터널에서 조그만 횃불과 식량을 발견하며 부단히 나아가야 합니다. 그런 이들에게 가장 필요한 건 물리적 안정감과 성취감입니다. 이 다음으로 필요한 것은 하고 싶은 일에 투자할 수 있는 자원과 더 나아가서는 홍보, 즉 마케팅입니다. 뮤즈온은 이 모든 것들을 다양한 방식으로 지원해준 너무나도 감사한 프로그램입니다. 뮤즈온 덕분에 '아, 내년에도 또 해볼 수 있겠구나. 하고싶은 일을 한다는 건 이렇게나 재밌는 일이구나'라고 느낄 수 있었던 한 해였고, 이 원동력이 뮤즈온 프로그램을 통해 얻은 가장 값진 부분입니다."
-어렸을 때 주로 듣고 불렀던 곡들도 궁금해요.
"어렸을 때는 마이 케미컬 로맨스(My Chemical Romance)나 30 세컨즈 투 마스(Seconds to Mars)와 같은 얼터너티브, 이모 록을 많이 들었습니다. 그러는 동시에 즐겨 부르는 곡들은 국내 발라드였어요. 그 시절 노래방 필수 코스인 먼데이키즈, 바이브 선배님들의 노래를 특히 즐겨 불렀습니다."
![[서울=뉴시스] 테종. (사진 = 뮤지션 측 제공) 2026.02.03. photo@newsis. *재판매 및 DB 금지](https://img1.newsis.com/2026/02/02/NISI20260202_0002054385_web.jpg?rnd=20260202222450)
[서울=뉴시스] 테종. (사진 = 뮤지션 측 제공) 2026.02.03. photo@newsis. *재판매 및 DB 금지
-영국 밴드 '더 1975'의 영향을 많이 받았다고 들었습니다. 테종 씨 사운드도 더 1975처럼 젊고 청명하더라고요. 이 밴드의 어떤 점이 좋나요? 더 1975 노래 중 가장 좋아하는 곡과 이유를 설명해주실 수 있나요? '로버스(Robbers)'라고 듣기는 했습니다.
"더 1975의 보컬 매튜 힐리가 표현하는 2010년대 팝적인 이모록이 저를 사로잡았습니다. 더 1975를 처음 알게 된 그들의 대표곡 '로버스' 라이브 영상을 보면서 내가 가지고 있는 우울함을 이들처럼 표현하고 싶다고 느꼈고 같은 곡의 뮤직비디오를 보며 충격을 받았어요. 억눌려 있던 부정적인 감정들을 파괴적이지만 세련되게 표출하는 것들이 멋있었습니다. 가장 좋아하는 곡은 '로버스'와 '미(Me)'입니다. 각각 제가 처음 빠지게 된 곡과, 그들의 우울함이 가장 잘 드러나 있는 곡입니다."
-'싱어게인3', '인디스땅스'에도 출연해서 주목 받으셨잖아요. 인디 뮤지션은 이렇게 거듭 확인을 받아야 하는 상황에 놓이는데요. 물론 인디 뮤지션을 세상에 알리는 통로가 되기도 하지만 혹여나 이런 부분으로 인해 지치지 않는지 궁금합니다.
"이런 것들로 인해 지치면 다음 챕터로 넘어갈 수 없다는 생각이에요. 숫자와 결과로 확인을 받는 직업이기 때문에 지쳐도 좋은 결과는 계속해서 만들어야 하고 그게 매 순간 과정이자 목적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회사를 다니시는 직장인 분들이 더 대단하게 느껴져서 군말없이 열심히 하려고 합니다."
-전역 후에 음악을 본격적으로 시작한 건 비교적 늦은 편이죠. 그럼에도 용기를 낼 수 있었던 이유는 무엇이었나요? 원래는 식품영양학을 전공하셨더라고요. 다른 꿈이 있었던 겁니까?
"어렸을 적 꿈은 안정적으로 돈을 버는 회사원이었어요. 고등학교 시절에는 흰 가운을 입은 생명과학연구원이 꿈이었고요. 비교적 늦은 편에 새로운 길을 시작할 수 있었던 이유는 주어진 환경에 대한 억울함과 무모함이 전부였습니다. 인생의 출발선은 각자 다른 것처럼 인생은 부조리하다고 절실하게 느끼던 때였어요. 세상에 신세진 게 없어서 그 누구도 내가 뭘 하든 말릴 수 없다는 바보 같은 생각과 망해도 이걸로 망하자는 무모함이 음악을 본격적으로 시작하게 만들었습니다."
-여기까지 오면서 가장 어려웠던 순간이 있다면요? 음악적으로 변곡점이 된 지점은 무엇인가요?
"싱어게인3 출연 직전에 가장 큰 어려움을 느꼈습니다. 제 음악에 대한 사랑과 근거 없는 자신감으로 음악을 해오던 중 갑자기 제 음악이 너무 싫어졌어요. 제가 만들어내는 음악들이 더 이상 저를 설레게 하지 않았습니다. 그런 이유로 새로운 자극과 도전이 필요했고 그 때 마침 모집을 하던 싱어게인3에 도전을 했습니다. 이 도전이 저의 음악 인생에서 가장 큰 변곡점이 되었고 운이 좋아 많은 분들께 정말 큰 사랑을 받았습니다."
-새 EP '러브크래프트(Lovecraft)'를 발표하셨는데요. 어떤 작품인가요? 이전보다 사운드가 밝아진 느낌이 드는데 그 이유가 있나요?
"사랑과 상실을 노래하는 싱어송라이터인데 항상 상실만 이야기하는 것 같아 사랑을 말하고 싶었습니다. 사람들의 감정까지 빠르게 도달할 수 있도록 밖으로 뻗는 에너지를 가진 음악을 하고 싶기도 했구요. 듣는 분들과 같이 밝은 에너지를 나누고 싶어서 이러한 방향으로 만들게 됐습니다."
-이찬진, HAH 씨와 협업은 테종 씨에게 어떤 도움을 줍니까?
![[서울=뉴시스] 테종. (사진 = 뮤지션 측 제공) 2026.02.03. photo@newsis. *재판매 및 DB 금지](https://img1.newsis.com/2026/02/02/NISI20260202_0002054383_web.jpg?rnd=20260202222356)
[서울=뉴시스] 테종. (사진 = 뮤지션 측 제공) 2026.02.03. photo@newsis. *재판매 및 DB 금지
-날지 못하는 새이자 멸종 조류의 상징이었던 도도새가 테마가 된 과정도 궁금합니다.
"사랑을 표현할 건데 어떻게 표현할까?라는 탐색 도중에, 천적이 없어서 멸망한 도도새를 접하게 됐습니다. 천적이 없어서 사람을 무서워하지 않았고, 아이러니하게 사람을 무서워하지 않아서 무분별하게 포획을 당해 멸종한 도도새는 저에게 신박한 키워드였습니다. 그래서 좀 더 나아가 사랑을 접목시켜 '사람을 무서워하지 않아 멸종한 도도새처럼, 너를 무서워하느니 차라리 멸종을 감수하고 사랑하겠다'라는 테마가 나왔습니다."
-노랫말들은 어떤 풍경들을 그리게 하는 심상이 뛰어납니다. 특정 장면들을 그리면서 가사를 짓나요?
"저에게 있어 확실한 이미지들을 정하고 가사를 적어 내려가는 편입니다. 구체적인 상황까지 표현되는 이미지지만, 노래를 듣는 이들이 이와 비슷한 이미지가 생각나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그만큼 듣는 사람들 각자의 시공간 속에서 새로운 해석으로 전달됐으면 하는 마음입니다."
-진부한 질문이지만 첫 만남이니까 질문드립니다. 어떤 뮤지션으로 기억되고 싶나요?
"작은 펍이나 카페에서 공연을 하든 대형 돔이나 스타디움에서 공연을 하든 어울리는 뮤지션으로 기억되고 싶습니다."
-올해 계획은요?
"지금처럼 밝고 경쾌한 분위기를 가져가는 싱글 발매와 어쿠스틱 곡으로 이루어진 EP 발매가 큼직한 계획입니다. 여러 국내 페스티벌 무대에서 보일 수 있도록 노력하며 동시에 제가 가지고 있는 따뜻한 음색도 어쿠스틱 세트의 곡들로 표현해낼 예정입니다. 한 해 전체적으로는 2025년보다 더 많은 활동을 하는 게 목표입니다."
-마지막 질문입니다. 테종 씨의 인생을 바꾼 세 곡을 꼽아주신다면요. 이유도 같이 전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첫 번째 곡은 김성호 '김성호의 회상'입니다. 저에겐 커다란 변곡점인 '싱어게인3'에서 처음 선보인 곡입니다. 저에겐 뜻하지 않았던 무수한 사랑을 가져다 준 상징적인 노래입니다. 두 번째 곡은 해바라기 '사랑으로'입니다. 살면서 처음으로 불렀던 노래입니다. 다섯 살 즈음, 어머니께서 자그마한 수첩에 가사를 적어서 노랫말을 보며 함께 이 노래를 부른 기억이 노래를 부른 최초의 기억입니다. 세 번째 곡은 '팩 더 올 암스 업(Pack the All Harms Up)'이라는 저의 곡입니다. 음악을 시작하기로 마음먹었을 무렵, 이 노래를 통해서 음악적 동료가 많이 생겼습니다. 그 당시에 발매되어있는 곡은 아니었지만 통기타 한 대로 가장 자신있는 이 곡을 연주하고 노래하면 많은 친구들이 좋아해줬고 또 친구가 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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