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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상 당국, 관세 해법 못 찾고 귀국…원전이 '제2의 마스가' 될까

등록 2026.02.06 05: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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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상본부장 "특별법 빠른 처리 중요…美 오해 있어"

美 관보 게재 추진…산업부, 한국서 물밑 협상 지속

대미 투자 '마누가' 주목…김정관 "원자력 협력 논의"

트럼프 '원전 르네상스' 선언…한미 협력 윈윈 구조

원전 전문가 "韓, 미국 원전 건설 사업 최적 파트너"

[워싱턴=뉴시스]이윤희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인상 예고에 대응하기 위해 미국을 찾은 여한구 산업통상부 통상교섭본부장이 3일(현지 시간) 미국 워싱턴DC 유니언스테이션에서 뉴욕으로 이동하기 앞서 특파원들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26.02.04.

[워싱턴=뉴시스]이윤희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인상 예고에 대응하기 위해 미국을 찾은 여한구 산업통상부 통상교섭본부장이 3일(현지 시간) 미국 워싱턴DC 유니언스테이션에서 뉴욕으로 이동하기 앞서 특파원들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26.02.04.


[세종=뉴시스]손차민 기자 = 트럼프 미국 정부의 급작스러운 관세 인상을 저지하기 위해 방미에 나섰던 통상 당국이 뚜렷한 성과 없이 귀국했다. 미국이 문제 삼은 대미투자특별법에 대한 우리 정부의 이행 의지를 설명하는 데 그쳤을 뿐, 관세 인상 시행을 막을 해법은 찾지 못한 것이다.

이처럼 협상이 지지부진한 상황에서 원전 산업이 조선에 이어 '제2의 마스가(MASGA·Make American Shipbuilding Great Again)'로 협상 지렛대 역할을 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6일 산업통상부에 따르면 여한구 산업부 통상교섭본부장은 전날 방미 일정을 마치고 귀국하면서 "대미투자특별법을 신속히 처리하는 게 지금 단계에서는 가장 중요하다"며 "특별법이 국회에서 속도가 늦어지고 있고, 이를 두고 미국은 한국 정부가 이행하고자 하는 의지가 있는지 오해가 있다고 보여진다"고 말했다.

앞서 미국을 방문한 김정관 산업부 장관도 가시적인 성과를 내지 못한 건 마찬가지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이행 압박 메시지에 미국으로 급파된 김 장관은 이틀 연속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부 장관과 만났지만, 한미 관세 합의 내용을 이행하겠다는 우리 측 입장을 설명하는 데 그쳤다.

미국 정부는 관세 인상을 위해 관보 게재 작업에 돌입했다. 이를 두고 김 장관은 "관세인상 조치는 이미 시작이 된 것"이라며 "조만간 다시 한국에서 화상회의를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여 본부장도 관세가 실제로 인상되기까지 한국에서 물밑 협상을 지속할 방침이다. 여 본부장은 "관보에 게재되더라도 관세 인상 시점이 즉시인지, 1·2개월 여유 두고 (인상)할지 관련이 더 크다. 아직 협의할 시간이 있다"며 "다음 주에도 미국무역대표부(USTR)와 계속 협의를 이어갈 생각"이라고 말했다.
[워싱턴=뉴시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6일(현지 시간) 소셜미디어(SNS) 트루스소셜에 "한국 국회가 우리의 역사적인 무역합의를 비준하지 않았기에, 그들의 권한이지만, 저는 이에 따라 한국산 자동차, 목재, 의약품 및 기타 상호관세를 15%에서 25%로 인상할 것이다"고 밝혔다. (사진=트루스소셜). 2026.01.27. *재판매 및 DB 금지

[워싱턴=뉴시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6일(현지 시간) 소셜미디어(SNS) 트루스소셜에 "한국 국회가 우리의 역사적인 무역합의를 비준하지 않았기에, 그들의 권한이지만, 저는 이에 따라 한국산 자동차, 목재, 의약품 및 기타 상호관세를 15%에서 25%로 인상할 것이다"고 밝혔다. (사진=트루스소셜). 2026.01.27. *재판매 및 DB 금지


한미 간 협의가 난항을 겪으면서 지난해 15%로 낮춰놨던 관세율이 다시 25%로 인상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관세 인상 가능성이 높아지자, 이를 막기 위한 대미 투자 프로젝트 1호 사업 추진에도 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한미 조선 협력 사업인 '마스가(MASGA)'에 이어 원전 협력 사업 '마누가(MANUGA)'가 협상 카드로 주목 받고 있다.

지난해 한미 관세 협상 타결 과정에서 조선 협력이 돌파구가 됐던 것처럼 원전 협력 역시 협상의 지렛대로 작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앞서 우리나라는 3500억 달러의 투자펀드 중 1500억 달러를 국내 기업의 미국 조선업 진출에 활용하기로 했다. 조선업 밸류체인을 보유한 우리나라만이 제시할 수 있는 차별화된 협상 수단이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런 주장을 뒷받침하듯 김 장관은 이번 방미에서 러트닉 장관 이외에도 크리스 라이트 미국 에너지부 장관도 만났다. 이들은 에너지·자원 분야에서 실무 협의 채널을 개설해 한미 간 협력 방안에 대한 논의를 가속하기로 했다.

김 장관은 "한미 간 원자력 관련 협력에 대해서 다양한 논의들이 있었다"며 "대미투자특별법이 통과돼야 공식적인 절차가 진행되는데, 그전에라도 어떤 프로젝트를 논의할 방안이 있는지 검토할 예정"이라고 했다.
[서울=뉴시스]미국 스리마일섬 원전용 캐스크 제작 공정 중 사진(사진=두산에너빌리티 제공)

[서울=뉴시스]미국 스리마일섬 원전용 캐스크 제작 공정 중 사진(사진=두산에너빌리티 제공)


전 세계적인 인공지능(AI) 확산 기조에 따라 미국은 전력 수요를 뒷받침할 전원으로 원전을 주목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원전 르네상스'를 선언하며 2030년까지 신규 원전 10기를 건설하겠다고 목표를 제시했다. 이를 위해 원전 발전 용량을 현재 100GW(기가와트)에서 2050년 400GW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하지만 미국은 2013년 이후 사실상 신규 원전 착공이 중단되며 원전 산업 밸류체인이 크게 약화됐다. 원천 기술을 보유하고 있지만 실제 건설은 어려운 상황이다.

반면 우리나라는 원천 기술은 없으나 국내는 물론 해외까지 다수의 원전 건설 경험을 쌓은 바 있다.

이에 한미가 협력한다면 서로의 부족한 부분을 보완하며 '윈윈(win-win) 구조'를 형성할 수 있다는 가능성이 제기된다.

이 같은 상호 이익 구조를 고려하면, 첫 한미 투자 프로젝트로 원전 협력이 추진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나온다. 한미 정부는 한미 전략적 투자 업무협약(MOU)에 따라 양국 모두의 이익에 부합하는 '상업적으로 합리적인' 투자에 나서야 한다.

문주현 단국대학교 에너지공학과 교수는 "우리나라는 원전 기술을 미국으로부터 도입했기 때문에 미국과 원전 협력이 용이하다는 장점이 있다"며 "우리나라는 미국 입장에서 봤을 때 자국 원전 건설 사업을 하는 나라로서는 최적의 파트너"라고 말했다.
[세종=뉴시스]신한울1, 2호기 전경이다.(사진=한국수력원자력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세종=뉴시스]신한울1, 2호기 전경이다.(사진=한국수력원자력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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