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계올림픽 스노보드 열풍에 서태지 '프리스타일' 주목
[대중음악, 세상을 듣다]
1995년 국내 스노보드 열풍 지핀 곡
스노보드 국가대표 지낸 영턱스클럽 송진아 등 새삼 눈길
![[서울=뉴시스] 서태지와아이들 '프리스타일' 뮤직비디오 중. (사진 = 유튜브 캡처) 2026.02.11.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https://img1.newsis.com/2026/02/11/NISI20260211_0002060844_web.jpg?rnd=20260211070355)
[서울=뉴시스] 서태지와아이들 '프리스타일' 뮤직비디오 중. (사진 = 유튜브 캡처) 2026.02.11.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음악은 귀로 듣지만, 때로는 온몸으로 겪어내는 것이다.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올림픽'에서 한국 선수단에 1·2호 메달을 안긴 김상겸(하이원)과 유승은(성복고)의 스노보드가 눈 위와 공중에서 질주할 때 노래가 들렸다.
국내 대중음악계에서 스노보드가 상징이 된 순간이 있다면 1995년이다. 당시 '컴백홈'을 타이틀곡으로 내세운 그룹 '서태지와아이들'의 정규 4집 수록곡 '프리스타일'(Feat. 김종서) 덕에 스노보드가 대중적으로 널리 알려졌다.
'프리스타일' 뮤직비디오엔 서태지, 양현석, 이주노 세 멤버와 이 곡을 피처링한 가수 김종서가 설원에서 스노보드 등을 즐기는 모습을 담았다.
서태지라는 '문화적 아이콘'이 보여준 이미지는 청년들에게 강렬한 동경을 심어줬다. 이는 전국 스키장에 스노보더들을 폭발적으로 유입시키는 결과를 낳았다.
![[리비뇨=AP/뉴시스] 유승은이 9일(현지 시간) 이탈리아 리비뇨 스노파크에서 열린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올림픽 스노보드 여자 빅에어 시상대에 올라 동메달을 들고 활짝 웃고 있다. 고교생 유승은은 결선에서 171.00점을 기록해 한국 스노보드 사상 처음으로 빅에어 종목 메달을 수확했다. 2026.02.10.](https://img1.newsis.com/2026/02/10/NISI20260210_0000994672_web.jpg?rnd=20260210075017)
[리비뇨=AP/뉴시스] 유승은이 9일(현지 시간) 이탈리아 리비뇨 스노파크에서 열린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올림픽 스노보드 여자 빅에어 시상대에 올라 동메달을 들고 활짝 웃고 있다. 고교생 유승은은 결선에서 171.00점을 기록해 한국 스노보드 사상 처음으로 빅에어 종목 메달을 수확했다. 2026.02.10.
김종서는 과거 여러 방송에서 '프리스타일'에 대해 "이 노래 뮤직비디오가 우리나라에서 스노보드가 유행하는 데 큰 역할을 했다"고 말했다.
수직의 하강과 속도, 엘리트의 전유물이었던 스키가 '산문'의 세계라면, 서태지가 도입한 스노보드는 사선의 저항과 회전, 거리의 아이들이 향유하는 '시(詩)'의 세계였다.
"나를 얽매는 모든 것을 벗어던지고"라는 가사는, 두 발이 데크(Deck)에 묶이는 구속(Binding)을 감수함으로써 역설적으로 더 큰 자유를 얻는 행위가 곧 90년대 X세대의 정체성임을 선언했다.
대중음악계에서 당시 이런 흐름은 단순한 유행을 넘어 누군가의 인생을 송두리째 바꾸었다. 그룹 '영턱스클럽'의 송진아는 어느 날 무대의 인공광을 등지고 설원의 반사광 속으로 걸어 들어갔다.
![[서울=뉴시스] 영턱스클럽 출신으로 스노보드 국가대표를 지낸 송진아. (사진 = 뉴시스 DB) 2026.02.11.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https://img1.newsis.com/2026/02/11/NISI20260211_0002061698_web.jpg?rnd=20260211160118)
[서울=뉴시스] 영턱스클럽 출신으로 스노보드 국가대표를 지낸 송진아. (사진 = 뉴시스 DB) 2026.02.11.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서태지와아이들 '프리스타일' 영향을 받아 랩을 짓고 스노보드를 시작했던 래퍼 화랑(임경섭)은 음악과 스포츠가 리듬'이라는 하나의 뿌리에서 나왔다는 사실을 증명했다. 정박자에 안주하지 않고 엇박을 타는 힙합의 리듬감은, 울퉁불퉁한 설면을 유연하게 타고 넘는 라이딩의 탄성과 일치한다. 화랑은 스노보드에 대한 사랑을 그린 '스놉송'을 발매하기도 했다.
일각에선 30년 전 불었던 스노보드 열풍을 즐긴 세대의 2세인 유승은 등을 통해 이 시간적 간격의 필연을 짚어내기도 한다.
유럽에서 스노보드를 소재로 한 대표적인 노래로는 독일 밴드 '구아노 에이프스(Guano Apes)'의 얼터너티브 메탈 '로즈 오브 더 보즈(Lords of the Boards)'(1997)가 있다. 이들의 데뷔 앨범 '프라우드 라이크 어 갓(Proud Like a God)'에 실린 이 곡은 당시 오스트리아에서 열린 'FIS 스노보드 월드컵'의 공식 주제가로 만들어졌다. 곡의 에너지가 익스트림 스포츠와 잘 맞아 히트했다. 여성 보컬 산드라 나시치(Sandra Nasić)의 남성 보컬 못지 않은 파워풀하고 거친 목소리가 압권이다. 묵직한 베이스 라인과 리드미컬한 기타 리프가 반복되는데, 보드를 타고 내려올 때의 속도감과 아드레날린을 음악으로 형상화한 듯한 느낌을 준다.
11일 오후 이탈리아 리비뇨 스노파크에서 열리는 여자 스노보드 하프파이프 예선애선 최가온이 '금빛 비상'을 시작한다. 아직 고교생 신분인 그는 이번 대회 유력한 금메달 후보로 꼽힌다. 스노보드의 노래 같은 비행은 설원 위에 계속 쓰여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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