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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일쇼크' 원가 뛰는데…작동 않는 납품단가연동제, 왜?

등록 2026.03.09 15:4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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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유가 100달러 돌파·원자재값도 폭등

"거래 유지 위해 '울며 겨자먹기' 납품 중"

[대구=뉴시스] 이무열 기자 =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공습에 따른 중동 정세 불안 여파로 국내 주유소 기름값이 가파르게 상승한 8일 대구 시내 한 주유소에 유가 정보가 표시되어 있다. 2026.03.08. lmy@newsis.com

[대구=뉴시스] 이무열 기자 =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공습에 따른 중동 정세 불안 여파로 국내 주유소 기름값이 가파르게 상승한 8일 대구 시내 한 주유소에 유가 정보가 표시되어 있다. 2026.03.08.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권혁진 강은정 기자 = 국제유가가 배럴당 100달러를 돌파하면서 수출 중소기업들이 비명을 지르고 있다. '오일 쇼크'에 따른 원자재 가격 상승과 환율 폭등까지 겹치면서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경기 화성시 소재 알루미늄 업체 임원인 김모씨는 런던금속거래소(LME) 고시 가격을 볼 때마다 가슴이 철렁한다. 알루미늄 가격은 전월 평균보다 톤당 350달러나 치솟았다.

김모씨는 9일 뉴시스와 통화에서 "오일쇼크로 원자재 가격이 오르는 것도 문제인데 더 큰 문제는 전기"라면서 "전기를 만들 때 기름을 쓰는데 알루미늄 1톤 생산에는 1만5000kWh의 전기가 들어간다. 아주 난리 북새통"이라고 답답해했다. 

원유값이 치솟을수록 알루미늄 가격도 상승할 것이 뻔하지만 고환율에 원료 구입은 엄두를 못내고 있다.

김모씨는 "가격이 오를 때 원료를 많이 사둬야 되는데 중소업체는 긴축이 일상이라 오를 줄 알면서도 구매를 많이 못한다. 더군다나 이렇게 불안정하면 구입할 때와 만들어 팔 때 환차손이 엄청나게 발생하니까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플라스틱 제조업체를 운영하는 A씨는 현 상황을 "충격과 공포"로 정의했다. 원료로 대기업 제품을 받아 쓰고 있는 A씨는 이미 이 가격이 30~40% 수준이나 올랐다고 했다.

A씨는 "대기업은 유가 인상을 곧장 반영하고 있다. 심한 경우에는 선지급을 하지 않으면 물건을 안 빼주기도 한다"면서 "우리 같은 중소기업들은 대책이 없다"고 한숨을 쉬었다.

급격한 원가 변동비 부담이 수탁기업에 전가되는 것을 막는 납품대금 연동제가 가동 중이지만 단가 인상을 단행하기란 현실적으로 어렵다.

원자재 가격을 달러화로 고시할 경우 환율 변동분 반영이 쉽지 않은데다 치열한 수주 경쟁 속 반영된 원자재 가격을 고스란히 반영하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에 가까운 구조이기 때문이다.
 
A씨는 "단가를 올리려고 해도 경쟁 업체들이 '우리는 안 올리겠다'고 하면 (대기업은) 다른 업체를 선정한다. 우리도 거래를 유지해야 하기에 수익이 엄청 줄어도 '울며 겨자 먹기'로 납품하는 상황도 있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필요시 100조원 규모의 시장 안정 프로그램을 확대한다는 입장이다. 일각에서는 유가 상승이 전반적인 물가 상승에 영향을 끼치는 만큼 특정 업계에 대한 직접 보전이 아닌 중장기적으로 접근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이병헌 광운대 경영학과 교수는 "현 경기 상황은 주식시장을 포함해 잘 되는 기업과 그렇지 않은 기업 간 양극화가 심화되는 추세"라면서 "한계 기업이나 자금 압박이 심한 곳에 대한 구조조정과 함께 경영 안정 자금을 정책 자금으로 지원하는 것이 필요해보인다"고 제언했다.

김희중 중소기업중앙회 경제정책본부장은 "수입 원자재 관련 부분이 가장 피해가 클 것 같다. 원자재를 비싼 값에 사오고도 이를 가격에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는 것이 첫 번째 문제"라면서 "여러 경로가 다 막히게 된다면 유동성 문제로 이어질 수도 있을 것 같다. 정부 대책들이 얼마나 신속하게 현장으로 전달되는지 모니터링을 지속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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