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천륜 아래 숨은 폭력…'용궁장의 고백'
슬픔과 함께 살아가는 법…'슬픔의 물리학'
![[서울=뉴시스] '용궁장의 고백' (사진=달 제공) 2026.03.30.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https://img1.newsis.com/2026/03/30/NISI20260330_0002096970_web.jpg?rnd=20260330101405)
[서울=뉴시스] '용궁장의 고백' (사진=달 제공) 2026.03.30.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조기용 기자 = ▲용궁장의 고백(달)=조승리 지음
에세이 '이 지랄맞음이 쌓여 축제가 되겠지'로 시각장애인의 삶을 전한 저자의 연작소설집.
작품의 배경은 신도시 재개발 지역에 자리한, 낡고 허름한 외벽이 드러난 모텔 '용궁장'이다. 깨끗하게 정비된 도심과는 정반대의 공간인 이곳에서 어느 날 투숙객 전원이 사망하는 화재가 발생한다. 그러나 피해자 합동 장례식장에는 곡소리조차 울려 퍼지지 않은채 적막만 감돈다.
"부모가 죽어버리길 바라는 자식을 하나님은 용서해주실까? 나는 오늘도 엄마가 빨리 죽길 바라는 기도를 올렸다." (13쪽)
작품은 가족 내 폭력을 다각도로 비춘다. 용궁장 화재는 인물들마다 서로 다른 의미로 다가온다. 70년간 가정폭력의 피해자로 살아온 이는 부모의 죽음을 바라는 또 다른 가해자의 마음에 이르고, 반대로 부친의 편애와 비호 아래 안락한 삶을 누려온 이는 한 순간에 가해자에서 피해자로 전환된다.
총 5부에 걸쳐 피해자, 가해자, 생존자 등으로 화자가 전환되는 전개는 같은 사건을 서로 다른 시선으로 해석하며 작품에 생동감을 불어넣는다.
저자는 '작가의 말'에서 "이 이야기는 기이할 정도로 평온했던 어느 장례식장에서 구성됐다"며 "천륜이라는 굴레를 짊어진 채 각자의 지옥을 버텨내고 있는 이들에게 이 소설을 바친다"고 밝혔다.
![[서울=뉴시스] '슬픔의 물리학' (사진=문학동네 제공) 2026.03.30.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https://img1.newsis.com/2026/03/30/NISI20260330_0002096971_web.jpg?rnd=20260330101451)
[서울=뉴시스] '슬픔의 물리학' (사진=문학동네 제공) 2026.03.30.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슬픔의 물리학(문학동네)=게오르기 고스포디노프 지음
2023년 장편소설 '타임 셸터'로 부커상 인터내셔널을 수상한 저자의 대표작이 번역 출간됐다.
작품은 타인의 슬픔을 통로로 삼아 그들의 기억 속에 완전히 들어가버리는, 일명 '병적 공감 증후군'을 겪는 소년 '게오르기'에 대한 이야기다. 그는 20세기 후반 사회주의 체제의 불가리아에서 생활하며, 아버지가 사준 낡은 그리스신화 전집으로 세상을 배운다.
그 중에서도 그는 미노타우로스의 신화에 가장 강하게 이끌린다. 사람과 황소 사이에서 태어나 미궁에 갇힌 미노타우로스의 모습이 자신의 삶과 맞닿았다고 느끼기 때문이다.
게오르기는 성인이 되면서 타인의 슬픔을 통해 기억을 들여다보는 능력을 상실한다. 작가가 된 그는 사라진 능력에 집착하며 강박적으로 타인의 이야기를 수집한다.
소설은 공감과 공감의 소멸에 대해 질문을 던진다. 동시에 슬픔에서 비롯되는 일상의 숭고함을 응시하며, 슬픔과 함께 살아가는 방법을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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