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동사망검토제도, 예방이 목적…사회를 더 안전하게"
제도 연구·운영해온 일본 전문가들 인터뷰
일본도 정보 공유 의무화 등 전용법 '과제'
"도입에 국민 공감 필요…꾸준히 대화해야"
![[서울=뉴시스]일본의 아동사망검토제도를 연구·운영해온 다케하라 켄지 국립성육의료연구센터 정책과학연구부장과 누마구치 아츠시 나고야대학병원 응급의학·집중치료과 교수가 지난 13일 서울 영등포구 국회의원회관에서 인터뷰하고 있다. (사진=세이브더칠드런 제공) 2026.04.15.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https://img1.newsis.com/2026/04/14/NISI20260414_0002110902_web.jpg?rnd=20260414182830)
[서울=뉴시스]일본의 아동사망검토제도를 연구·운영해온 다케하라 켄지 국립성육의료연구센터 정책과학연구부장과 누마구치 아츠시 나고야대학병원 응급의학·집중치료과 교수가 지난 13일 서울 영등포구 국회의원회관에서 인터뷰하고 있다. (사진=세이브더칠드런 제공) 2026.04.15.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일본소아과학회 CDR위원회 위원장인 누마구치 아츠시 나고야대학병원 응급·집중치료과 교수는 "사회의 무언가를 바꿀 수 있다면 그건 예방"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일본 내 CDR의 학술적 기반을 구축하고 제도 도입과 확산에 앞장서 온 그는 "CDR은 조사가 아닌 공유"라며 "아동의 사망을 통해 배우고 성장할 수 있게 하는 사고방식이자 문화"라고 강조했다.
CDR은 사망 아동의 진료 이력, 사인 정보 등을 토대로 관련 기관과 전문가가 협력해 검토·분석하고, 그 결과를 바탕으로 유사 사고를 예방하기 위한 대책을 수립·권고하는 제도다. 일본에서는 2017년 개정 아동복지법 등에 CDR을 처음 명시했고 2020년 도입돼 현재 10개 도도부현에서 시범적으로 하고 있다. 이를 통해 2022년 68건, 2023년 64건의 예방책을 제시했다.
한국에서도 아동 사망을 예방하기 위해 범부처 차원의 CDR 도입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통계청의 2024년 '사망원인통계'에 따르면 국내 아동(0~19세) 사망자는 1635명이다. 아동 사망률은 10만명당 약 20명 수준으로, 일본(약 21명, 2023년)과 비슷하다. 지난 1월에는 아동 학대 의심 사망사건을 분석할 수 있는 특별위원회 설치가 가능하도록 아동복지법이 개정됐다.
일본의 CDR 시범사업 운영을 담당하고 있는 다케하라 켄지 국립성육의료연구센터 보건정책부장은 당장의 성과보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바라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CDR로 아동 사망 감소 수치를 보여주긴 어려울 것"이라며 "통계에 주목하는 게 아니라 이 제도를 통해 어떤 사회를 실현할 것인가를 먼저 생각해야 한다. 이 제도는 아동의 사망을 사회가 성실하게 바라보는 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뉴시스는 누마구치 교수와 다케하라 부장을 지난 13일 서울 영등포구 국회의원회관에서 만났다. 두 사람은 이날 세이브더칠드런이 주최하는 '아동사망검토제도 도입 입법 토론회'에 발제자로 참석했다. 두 사람과의 인터뷰를 일문일답으로 정리했다.
![[서울=뉴시스]일본 소아과학회 아동사망검토제도 위원장인 누마구치 아츠시 나고야대학병원 응급의학·집중치료과 교수가 지난 13일 서울 영등포구 국회의원회관에서 인터뷰하고 있다. (사진=세이브더칠드런 제공) 2026.04.15.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https://img1.newsis.com/2026/04/14/NISI20260414_0002110845_web.jpg?rnd=20260414172945)
[서울=뉴시스]일본 소아과학회 아동사망검토제도 위원장인 누마구치 아츠시 나고야대학병원 응급의학·집중치료과 교수가 지난 13일 서울 영등포구 국회의원회관에서 인터뷰하고 있다. (사진=세이브더칠드런 제공) 2026.04.15.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누마구치 아츠시 나고야대학병원 교수 "실제 아동 익사 사고 예방 효과…다음 사망 예방이 목적"
"우선 CDR은 원인을 규명하는 제도가 아니라는 걸 이해해야 한다. '왜 사망했는가'와 '다음 사망을 어떻게 예방할 수 있는가' 질문은 근본적으로 다르다. CDR은 후자다. 정보를 한데 모아 다양한 전문가들이 공유하고 분석하면서 하나의 기관에서 볼 수 없는 전체 그림을 볼 수 있다. 아동학대 검증은 일본도 CDR과 다른 제도가 있다. CDR로 효과를 본 사례를 들자면, 예로부터 익사 사고가 자주 발생하는 현이 있었다. CDR을 통해 익사 사고 예방책을 마련했고, 이후 2년간 익사 사고가 한 건도 발생하지 않았다."
-실제 제도를 도입하는데 어려웠거나 중요한 점은.
"가장 중요한 건 사회 공통의 인식이다. 우선 무엇을 목적으로 하는지 이해관계자 간에 철저히 토론하는 게 중요하다. 두 번째로 일반 국민의 관심과 공감을 높여나가면서 추진할 필요가 있다. 특정 법을 만들 때, 누구나 그 법을 희망하지 않는다. 아이가 없는 누군가는 전혀 상관없는 제도라고 여길 수 있고, 교사 등 관련 종사자들은 자칫 질책받을 수 있다고 생각할 수 있다. 이들을 포함해 일반 국민의 이해가 필요하다. 세 번째는 가능한 일부터 시작하는 것도 중요하다. 학대 사망 사건부터 접근해 그 범위를 확산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다."
-의료와 복지, 경찰 등 다양한 기관과 협력하고 정보를 공유해야 하는데 어려움은 없는가.
"일본도 현 시범사업 단계에선 정보 공유를 의무화하거나 정보 제공자를 보호할 법적 근거가 부재하다는 문제점이 있다. 특히 유가족의 민감한 개인 정보와 부검 결과 등 수사기관의 기록을 얻는 데 제약이 있는 게 사실이다. 그래서 기관 간 정보 공유 의무화, 정보 제공자에 대한 법적 보호, 사법 부검 결과 접근 권한을 CDR 전용 법률로 보장해야 한다. 이 세 가지는 한국도 직면하게 될 과제가 아닐까 싶다."
-모든 사건을 검토하기엔 어려운데, 우선 대상이 되는 선별 기준이 있나.
"모든 아동 사망 사건을 동일한 기준으로 검토해야 하지만, 현실적인 어려움이 있다. 우선 예방 가능한 아동의 사망 사례를 선별하고, 그와 별개로 무언가 배울 점이 있는 사례도 살펴본다. 일장일단이 있다. 검토 전부터 예방 가능한 사망과 가능하지 않은 사망을 나누는 위험성이 있지만, 구체적 성과로 연결되기 쉬운 점이 있다. 반면 배울 점이 있는 사망 사례의 경우 구체적인 시책으로 연결되지 않는 경우도 많았다."
![[서울=뉴시스]일본 내 아동사망검토제도 시범사업 운영을 담당하고 있는 다케하라 켄지 국립성육의료연구센터 정책과학연구부장이 지난 13일 서울 영등포구 국회의원회관에서 인터뷰하고 있다. (사진=세이브더칠드런 제공) 2026.04.15.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https://img1.newsis.com/2026/04/14/NISI20260414_0002110849_web.jpg?rnd=20260414173152)
[서울=뉴시스]일본 내 아동사망검토제도 시범사업 운영을 담당하고 있는 다케하라 켄지 국립성육의료연구센터 정책과학연구부장이 지난 13일 서울 영등포구 국회의원회관에서 인터뷰하고 있다. (사진=세이브더칠드런 제공) 2026.04.15.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다케하라 켄지 보건정책부장 "아동 권리·보호 위해 CDR 필요…시범사업 확대 예정"
-장기적인 관점을 강조했는데, 일본 정부에선 어떤 효과를 기대하고 있나.
"먼저 개인 의견으로, 정부 대표가 아니라는 점은 유의해 달라. 아동 권리와 보호 실현을 위해 반드시 이 제도가 필요하다. CDR로 아동 사망률이 감소했는지가 중요한 평가일 수 있으나, 그것이 전부는 아니다. 오히려 통계적으로 효과가 없다고 나올 가능성이 높다. 그렇다면 한국은 CDR을 그만둘 것인가. 이 제도는 문화를 형성하는 것이다. 아동의 사망 사례 하나하나를 바라보면서 모두가 힘 합쳐 어떤 사회를 만들어갈지 고민하고 나아가는 것이다."
-일본의 운영 현황과 추후 확대 계획은.
"시범사업을 처음 시작한 2020년엔 5개 도도부현이었다. 점차 늘어나 지난해엔 10개 도도부현에서 실시하게 됐다. 내년에는 더 확대하고자 4월에 새로운 지자체에 설명하는 자리를 계획하고 있다. 시범사업은 대도시에서 잘될 거라고 생각하지만 오히려 중소 규모 지자체가 많다. 물론 가장 큰 도시인 도쿄도 있다. 하지만 도쿄도 전체가 아니라 일부 지역에 한정돼 있다. 중소 규모 지자체가 많은 건 하나의 국립대와 행정기관이 긴밀하게 협업해 원활하게 운영되기 때문이다. 수많은 대학과 의료기관 등이 있어 통합이 까다로운 대도시보다 의견을 모으고 추진하는 게 쉽지 않았나 생각한다. 가장 큰 지자체인 홋카이도의 경우 겨울에 폭설이 내려 위원회 전원이 모이는 것도 쉽지 않다. 온라인 회의 등 새로운 과제는 계속되고 있다."
-평균적으로 하나의 사례를 검토하는데 얼마나 걸리는가.
"사망 발생 시점부터 정보를 수집하고 검증하고 대책이 나오기까지 대체로 1년 가량 걸린다. 시범사업을 하는 지자체 대부분이 회계연도 초인 3월에 지난 1년간 CDR에서 도출된 권고 사항과 예방 대책을 취합해 보고서로 제출한다. 각 지역 지사와 중앙정부의 아동가정청에 보고한다."
-지역에 따라 CDR 운영 수준에 차이가 있나.
"실제 실현 가능성을 고려해 우선 연령이 어린 아동에 한해 실시하고 있는 지자체가 있다. 외인사(외적 원인으로 발생한 죽음)를 중심으로 하고 있는 지자체도 있고, 모든 사망을 대상으로 하는 지자체도 있다. 지자체의 CDR 부서와 담당자, 의료 종사자가 협업해 운영하는데 사례별로 중심이 되는 의료진이 달라질 순 있다. 운영 시스템상 차이는 있지만 정부의 가이드라인이 있기에 방향성은 같다. 시범사업이기에 각 지자체별 과제를 모아 적극적으로 논의하고 있다."
-한국이 제도를 도입할 때 염두해야 할 점은.
"제도나 법률, 데이터 연구 등 전문가들 중심으로 점점 진행돼 그룹별 경쟁이 시작되고, 국민들이 소외되기 쉬운 면이 있다. 예방책이 나와서 실제 체감하고 실시하는 건 아동 주변의 시민들이다. 초기 단계부터 시민들이 포함된 절차로 진행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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