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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깜깜이' 순직 심의, 국민참여재판처럼 일반에 공개

등록 2026.04.19 05:30:00수정 2026.04.19 07:5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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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처, 공무원 순직심의 국민참여단 시범운영

"유족 동의 구한 사례 한해 운영"…6월 시범도입

[완도=뉴시스] 지난 13일 오후 전남 완도군 완도문화예술의전당에 마련된 화재 진압 순직 소방관 2명의 합동분향소에서 국화꽃이 놓여있다. 2026.04.13. photo@newsis.com

[완도=뉴시스] 지난 13일 오후 전남 완도군 완도문화예술의전당에 마련된 화재 진압 순직 소방관 2명의 합동분향소에서 국화꽃이 놓여있다. 2026.04.13. [email protected]

[세종=뉴시스]성소의 기자 = 앞으로 공무원 순직 여부를 판단하는 심의 과정에 일반 국민도 참여할 수 있게 된다.

19일 인사혁신처에 따르면 정부는 오는 6월부터 공무원 재해보상 심의 과정에 일반 국민이 참여하는 '공무원 순직 심의 국민참여단' 제도를 시범 운영할 계획이다.

형사재판에서 일반인이 배심원으로 참여하는 '국민참여재판'처럼 순직 심의에도 일정 비율의 일반 국민을 참여시켜 다양한 시각을 반영하겠다는 취지다.

현재 공무원 순직 심의는 인사처 산하 공무원재해보상심의회가 맡고 있다.

사망과 공무 수행 간의 인과관계를 따져야 하는 만큼 심의회에는 의학적 소견을 내는 의사부터 법리적 판단을 내리는 변호사까지 여러 분야의 전문가들이 참여한다.

다만 심의 과정은 외부에 공개되지 않고, 결과가 나오기까지 통상 5~6개월 정도 걸린다. 이 때문에 유족들 사이에서는 절차가 지나치게 폐쇄적이라는 지적이 이어져왔다. 전문가 중심의 판단이 국민들 법 감정과 괴리된 결론으로 이어진다는 비판도 적지 않았다.

실제로 인사처에서는 순직으로 인정되지 않았지만 법원에서 판단이 뒤집힌 사례도 여럿 있었다. 2020년 코로나19 대응 업무를 담당하던 법무부 소속 공무원이 과로와 업무 중압감에 시달리다 사망했지만, 당시 인사처는 과거 정신과 진료 내역을 근거로 순직을 인정하지 않았다.

하지만 법원은 "업무량 증가 등이 우울증 악화와 자살에 상당히 기여한 것으로 판단된다"며 인사처의 결정을 뒤집고 순직을 인정했다.

2016년에는 한 소방관이 벌집 제거 업무에 투입됐다가 숨졌으나, 인사처는 "고도의 위험을 무릅쓴 직무 수행이 사망의 직접적 원인이라 보기 어렵다"며 순직을 인정하지 않았다. 이후 법원은 공무 수행과 사망 사이의 인과관계를 인정하고 인사처 처분이 위법하다고 판결했다.

최근 들어 순직 인정의 범위가 넓어지고 있는 추세이긴 하지만, 여전히 국민 눈높이와 괴리가 있다는 지적이 적지 않다. 

인사처는 국민참여제를 도입해 국민의 보편적인 시각과 전문가 판단 사이의 간극을 좁히겠다는 구상이다.

6월부터 시범 운영되는 국민참여단은 성별, 연령, 직업군 등을 고려해 공개 모집 방식으로 선발된다. 총 70명 내외의 인력풀을 구성한 뒤, 매주 수요일 열리는 순직심의위원회에 1회당 10~15명이 참여할 예정이다.

참여단은 안건 설명을 듣고 심의위원 의견과 신청인 측 진술을 청취한 뒤 자유롭게 의견을 제시하게 된다.

다만 국민참여단의 의견은 참고 사항으로만 활용된다. 최종 의결 권한은 기존 심의위원회에 있고 참여단의 판단이 구속력을 갖는 것은 아니다.

또 민감한 사안인 만큼 유족이 동의한 경우에만 국민참여단이 심의에 참여할 수 있다. 국민참여 방식이 적용될 첫 안건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이번 제도는 보훈부에서 운영 중인 '보훈심사 국민참여제'를 벤치마킹한 것이기도 하다. 보훈부는 2019년부터 이 제도를 통해 보훈심사 과정 일부를 일반 국민에게 공개하고 있는데, 참여자 모집 경쟁률이 4.5대 1에 이를 정도로 관심도가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인사처 관계자는 "보훈부에서 운영 중인 국민참여제도를 모델로 제도를 설계 중"이라며 "시범운영을 거쳐 결과에 따라 본격적인 도입을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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