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페이스북
  • 트위터
  • 유튜브

난파선 124척 무더기 발견…지브롤터 해협 ‘해저 역사 보고’

등록 2026.04.24 03:29:00

  • 이메일 보내기
  • 프린터
  • PDF
[서울=뉴시스] 지브롤터 해협의 모습.(사진출처: AP)

[서울=뉴시스] 지브롤터 해협의 모습.(사진출처: AP)


[서울=뉴시스]김혜경 기자, 유하영 인턴기자 = 유럽과 아프리카를 잇는 지브롤터 해협 인근 해역에서 난파선 124척이 무더기로 발견돼 주목 받고 있다.

22일(현지 시간) CNN에 따르면 최근 지브롤터 해협 동쪽의 알헤시라스 만 일대 조사에서 총 151개의 수중 고고학 유적이 확인됐으며, 이 가운데 124개가 난파선으로 밝혀졌다. 이곳은 지중해와 대서양을 잇는 관문이자 대서양 횡단 선박들이 반드시 거쳐야 하는 핵심 항로다.

발견된 난파선은 고대 푸에닉(카르타고) 문명 시기부터 로마 시대, 중세, 근대, 현대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시대에 걸쳐 있다.

연구를 이끈 카디스대학교의 고고학자 펠리페 세레소 안드레오 교수는 가장 오래된 난파선이 기원전 5세기 것으로, 스페인 남부 카디스에서 생산된 어류 소스를 싣고 지중해를 항해하던 배였다고 설명했다.

근대 유물 가운데 가장 흥미로운 사례로는 나폴레옹 전쟁 관련 난파선이 꼽혔다. 또 제2차 세계대전 초기에 사용된 이탈리아 해군의 특수 잠수 장비 '마이알레'의 잔해도 발견됐다. 이는 당시 영국 함대를 공격하기 위해 지브롤터 해협에서 운용됐던 잠수형 공격 장비다.

안드레오 교수는 "지브롤터 해협은 오늘날의 호르무즈 해협처럼 모든 선박이 반드시 통과해야 하는 좁은 길목"이라며 "지중해에서 대서양으로 향하는 선박 대부분이 이곳을 지나며, 많은 배가 기상 상황을 기다리기 위해 알헤시라스 만에 정박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연구진에 따르면 이번 프로젝트 이전에는 이 지역 난파선에 대한 고고학적 기록이 거의 없었다. 2019년 이전까지 알려진 수중 유적지는 단 4곳뿐이었고, 그중 실제 난파선 흔적으로 확인된 것은 단 1곳에 불과했다.

이번 발견은 기후 변화와도 맞물려 있다. 연구진은 해류 변화와 퇴적물 이동으로 해저에 묻혀 있던 난파선들이 점차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고 분석했다. 특히 대형 선박의 정박 활동과 해저 환경 변화가 유적 훼손 위험을 키우고 있어 보호가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현재까지 조사된 범위는 전체의 약 24% 수준이다. 연구진은 지금까지 수심 약 10m의 비교적 얕은 구간만 조사했지만, 알헤시라스 만의 최대 수심은 약 400m에 이른다고 밝혔다. 특히 구석기 시대 해안선이 현재는 바다 아래 잠겨 있어, 더 깊은 곳에서는 선사시대 유적이 발견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