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IST, 바이러스·변이 동시 식별…유전자 '가위속도' 활용
UC 버클리-글래드스톤연구소, 반응속도 차이 활용 진단법 개발
복잡한 필요없이 RNA 직접 인식…간편·고감도 진단 플랫폼
![[대전=뉴시스] 크리스퍼 Cas13 효소의 반응속도를 이용한 키네틱 바코딩 개념도. 오른쪽 점선은 반응속도 조절을 위해 변형된 가이드 RNA 영역이다.(사진=KAIST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https://img1.newsis.com/2026/04/24/NISI20260424_0002120054_web.jpg?rnd=20260424154431)
[대전=뉴시스] 크리스퍼 Cas13 효소의 반응속도를 이용한 키네틱 바코딩 개념도. 오른쪽 점선은 반응속도 조절을 위해 변형된 가이드 RNA 영역이다.(사진=KAIST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한국과학기술원(카이스트·KAIST)은 바이오및뇌공학과 손성민 교수팀이 미국 UC 버클리, 글래드스톤연구소와 손잡고 유전자 가위의 반응속도를 활용해 여러 바이러스와 변이를 동시에 구별할 수 있는 새로운 리보핵산(RNA) 진단기술을 개발했다고 26일 밝혔다.
연구팀이 활용한 핵심소재는 'Cas13'라 불리는 유전자 가위 단백질이다. 유전자 가위는 특정 유전자를 찾아 잘라내는 단백질로 목표를 인식하면 활성화되는 특징을 갖는다.
Cas13은 RNA를 표적으로 하며 목표 RNA를 찾으면 주변 RNA를 자르면서 형광신호를 발생시킨다.
기존 기술은 여러 바이러스를 동시에 검출키 위해 서로 다른 유전자 가위나 다양한 색의 형광물질을 사용해야 해 구조가 복잡하고 실제 현장적용이 어려웠다.
이번에 연구팀은 유전자 가위가 목표물과 결합할 때 바이러스의 종류에 따라 '가위질'을 하는 속도가 제각각이라는 점에 주목했다.
연구팀은 "아주 작은 물방울(droplet) 안에서 단일 분자단위로 관찰한 결과, 가이드 RNA와 표적 RNA의 조합에 따라 고유한 반응 속도 패턴이 나타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가이드 RNA는 유전자 가위가 어떤 목표를 찾을지 안내하는 '위치 정보' 역할을 하는 RNA 분자다.
이를 바탕으로 연구팀은 반응속도 차이를 바코드처럼 활용하는 '키네틱 바코딩(kinetic barcoding)' 기술을 개발했다. 반응 속도를 신호패턴으로 읽어 서로 다른 바이러스를 구별하는 방식이다.
이 기술을 통해 하나의 유전자 가위만으로 여러 바이러스와 변이를 동시에 구별하는데 성공했다.
가이드 RNA 설계를 조정하면 유전자 가위질 속도를 원하는대로 조절할 수 있어 매우 다양한 바이러스를 동시에 판별할 수 있다.
특히 RNA를 그대로 직접 검출할 수 있어 검사과정이 매우 단순화됐다. 기존 방식은 RNA 바이러스를 검출키 위해 DNA로 변환하는 '역전사(reverse transcription)' 과정이 필요했다. 역전사는 RNA를 DNA로 바꾸는 과정으로 검사시간이 길고 절차가 복잡해 진다.
실제 임상샘플을 테스트에선 다양한 호흡기 바이러스와 SARS-CoV-2 변이를 한번의 반응 만으로 정확하게 구분해 냈다.
이번 연구는 KAIST 손성민 교수가 제1 저자 및 공동 교신저자로 참여했으며 바이오공학 분야의 세계적 학술지인 '네이처 바이오메디컬 엔지니어링(Nature Biomedical Engineering)'에 지난달 31일 게재됐다.
손성민 교수는 "이번 연구는 유전자 가위의 반응속도라는 새로운 정보를 바이러스 진단에 활용한 첫 사례"라며 "향후 나타날 수 있는 다양한 감염병을 현장에서 한번에 진단하는 차세대 플랫폼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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