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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증금 준비하라" 내용증명 보내는 세입자들…전세 불안 여전

등록 2026.04.28 06:00:00수정 2026.04.28 06:3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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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임차권 등기명령 신청 2785건…15개 시도에서 증가

최소보장제 등 사후 구제책 추진…"예방대책 속도 내야"


[서울=뉴시스] 최진석 기자 = 서울 아파트 단지의 모습 2026.04.14. myjs@newsis.com

[서울=뉴시스] 최진석 기자 = 서울 아파트 단지의 모습 2026.04.14.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정유선 기자 = 봄 이사철을 맞아 세입자가 보증금을 제때 돌려받지 못해 법원에 신청하는 '임차권 등기명령'이 한 달 새 50% 가까이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28일 법원 등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달 전국 임차권 등기명령 신청 건수는 2785건으로 집계됐다. 앞선 1월과 2월 각각 1897건, 1896건 수준이던 신청 건수가 한 달 새 47% 가까이 크게 늘어난 것이다.

지역별로 보면 서울이 2월 291건에서 3월 446건으로, 경기가 459건에서 643건으로 늘었다. 비수도권 역시 충남(53건→281건), 경북(90건→192건)이 각각 100~200건대 증가폭을 보였으며, 인천(89건→169건), 부산(169건→213건), 대전(19건→59건) 등 대부분의 시도에서 신청이 잇따랐다. 전국 17개 시도 중 신청 건수가 감소한 곳은 경남(255건→231건)과 충북(67건→46건) 단 두 곳 뿐이었다.

임차권 등기명령 제도는 전세 계약이 종료된 후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한 세입자가 이사를 가더라도 대항력과 우선변제권을 계속 유지할 수 있게 해주는 장치다.

보증금 미반환 사태의 직접적인 지표로 꼽히는 만큼 이사 수요가 늘어나는 봄철에 접어들며 관련 신청도 덩달아 뛴 것으로 풀이된다. 작년의 경우에도 3월 신청 건수가 3187건으로 연중 가장 많았다.

연간 단위로 보면 임차권 등기명령 신청 건수는 전세사기가 집중 발생했던 2024년 4만7353건으로 역대 최다를 기록한 뒤 2025년 2만8044건으로 감소했다.

하지만 사태가 커지기 전인 2022년(1만2038건)이나 2021년(7631건)과 비교하면 여전히 그 수준을 회복하지 못하고 월 수천 건의 신청이 쏟아지는 상황이다.

보증금 미반환 우려가 가시지 않으면서 임차인들은 전세금을 지키기 위해 계약 만료 수개월 전부터 선제적인 대응에 나서기도 한다.

신보연 세종대 부동산AI융합학과 교수는 "최근 임차인들이 보증금 미반환에 대비해 집주인에게 미리 내용증명을 보내는 경우가 늘고 있다"며 "두세 달 전부터 집주인에게 심리적인 압박을 가해 보증금 반환을 어떻게든 준비하게 하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보증금을 떼일 위기에 처한 사례가 계속 나오지만 정책은 사후 구제에 쏠려 있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지난 23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전세사기특별법은 '최소보장제'와 '선지급 후정산 제도' 등 피해 발생 이후의 지원 강화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정부가 지난달 10일 전세 계약 전 위험 정보 공개 확대, 전입신고 즉시 대항력 발생, 공인중개사의 설명 책임 강화 등 예방 대책을 발표하긴 했으나 이를 뒷받침할 입법 논의는 더디다는 지적이다.

전세사기·깡통전세 피해자 전국대책위원회는 특별법 통과 직후 기자회견을 열고 "전세사기의 핵심 원인을 차단하지 못하다 보니 새로운 피해자가 계속해서 발생하고 있다"며 "주택임대차보호법 개정 등 근본적 예방 대책을 국회에서 제대로 논의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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