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봉쇄로 이란 붕괴상태" 주장…美 내부서도 갑론을박
CBS, 현장서 "어떤 기준으로도 아니다"
![[워싱턴=AP/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이 '붕괴 상태(state of collapse)'라고 주장했으나, 외신을 종합하면 이란 경제가 단기간 내 붕괴할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보인다. 2026.04.29.](https://img1.newsis.com/2026/04/24/NISI20260424_0001202438_web.jpg?rnd=20260424082915)
[워싱턴=AP/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이 '붕괴 상태(state of collapse)'라고 주장했으나, 외신을 종합하면 이란 경제가 단기간 내 붕괴할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보인다. 2026.04.29.
[서울=뉴시스] 김승민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이 '붕괴 상태(state of collapse)'라고 주장했으나, 외신을 종합하면 이란 경제가 단기간 내 붕괴할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28일(현지 시간)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이란은 방금 우리에게 자신들이 '붕괴 상태'에 있다고 알려왔다"며 "그들은 우리가 호르무즈 해협을 가능한 한 빨리 개방하기를 원하고 있다"고 적었다.
미국의 해상 봉쇄 지속으로 석유 기반 이란 경제가 사실상 붕괴됐다는 취지로 풀이된다. 수출하지 못한 원유가 저장 시설에 과포화되면 원유 시추를 멈춰야 하는데, 솟아나는 유정을 강제로 막으면 설비가 크게 손상돼 재건이 어렵다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26일 폭스뉴스 인터뷰에서도 "막대한 원유가 쏟아져 들어오는 송유관에서 파이프라인이 막히게 되면 기계적 요인으로 내부 폭발하게 된다"며 "그런 일이 발생하기까지 사흘밖에 안 남았다고 한다"고 주장한 바 있다.
그러나 해상 봉쇄로 이란 석유 경제가 단기간 내 붕괴될지에 대해서는 트럼프 행정부 내에서도 갑론을박이 있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행정부 일각에서는 "봉쇄를 1~2개월 지속하면 이란 에너지 산업에 장기적 타격을 줄 수 있다. 유전을 강제로 가동 중단할 경우 설비가 손상되기 때문에, 이란은 이를 피하기 위해 협상에 나설 것"이라는 취지의 입장을 펴고 있다.
그러나 다른 일각에서는 "이란은 (봉쇄 후로도) 협상에서 강경론을 고수하고 있다"며 원유 수출 차단만으로 이란 경제가 붕괴된다는 전망은 근거가 없다고 지적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과 이란 중 어느 쪽이 경제 위기를 오래 버틸 수 있는지 확신할 수 없다는 것이다.
외신을 종합하면 이란 내 유류고가 포화 상태에 도달하고 있으며, 이에 따라 원유 감산이 불가피한 상황은 사실로 보인다.
28일 와이넷에 따르면 블룸버그통신은 케이플러(Kpler)를 인용해 12~22일 분량의 저장 공간이 남아 있다고 보도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란 총 저장 역량 약 8600~9500만 배럴 중 현재 4900만 배럴이 차 있다고 전했다.
미국의 해상 봉쇄가 지속될 경우, 이란은 5월 중순께 일일 생산량을 종전의 절반 수준인 120~130만 배럴로 줄일 것으로 보인다는 것이 업계 전망이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 주장대로 경제가 이미 붕괴됐다는 정황은 확인되지 않는다. 일단 이란은 페르시아만에 묶인 빈 유조선과 이란 북부의 미사용 시설에도 원유를 저장하는 등 가용 영역을 최대한 확보하며 장기화에 대비하고 있다.
아울러 봉쇄로 인한 직접적 피해 역시 상황이 장기간 지속돼야 본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WSJ에 따르면 이란은 지난 21일 기준 원유 약 1억4200만 배럴을 이미 미군 봉쇄선 밖에서 수출 중이었다. 향후 수개월간은 수십억 달러 규모의 원유 수출 수익이 이어진다는 것이다.
미국 언론이 이란 주재 기자를 통해 트럼프 대통령의 '붕괴' 주장을 직접적으로 논박하는 현장 보도를 내기도 했다.
테헤란에 주재하는 세예드 라힘 바타에이 CBS PD는 28일 "정부가 여전히 완전한 통제력을 유지하고 있으며, 어떤 기준으로 봐도 붕괴 상태(state of collase)에 있지 않다"고 전했다.
그는 "물자 부족, 인플레이션, 일부 필수재 공급 부족은 분명 심각하다"면서도 "이란은 수십년간의 국제 제재, 서방과의 긴장 속에서 경제·사회·정치 모든 면에서 어려운 환경에 익숙해져 있다"고 강조했다.
CNN에 따르면 이란은 수일 내로 새 종전 조건을 밝힐 계획인데, 미국의 봉쇄 해제를 이끌어낼 수 있는 호르무즈 해협 관련 전향적 입장이 담길지 주목된다. 미국은 이란의 통행료 징수를 전제한 종전은 일축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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