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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켓플레이션 뚫은 '1만 원의 행복'…가성비 무용·국악 공연 뜬다

등록 2026.05.30 15: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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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격 거품 뺀 국공립·자치구 실속 무대로 관객 유턴

국악원 1만 원 공연 매진, 영등포·마포 '만석 성료'

소득공제 30% 환급

[서울=뉴시스]영등포아트홀 공연장상주단체 서울발레시어터의 발레 '피터팬' 장면. (사진=영등포문화재단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영등포아트홀 공연장상주단체 서울발레시어터의 발레 '피터팬' 장면. (사진=영등포문화재단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최희정 기자 = 불경기가 지속되고 물가가 급등한 가운데 자치구 아트센터의 공연이나 국립국악원의 '1만~3만 원대' 실속형 공연에 관객이 몰리고 있다.

대형 뮤지컬이나 해외 유명 단체의 내한 공연 티켓 가격이 치솟으면서 매출액은 올랐지만 정작 관객들의 발길이 줄어드는 '비효율적 성장'에 갇힌 대극장가와 달리, 이들 공연은 연일 매진 사태를 빚고 있는 것.

고가 티켓에 피로감을 느낀 대중이 지갑을 완전히 닫는 대신, 가격 거품을 뺀 '웰메이드 기초예술'로 눈을 돌리는 실속형 문화 소비 바람이 부는 것으로 분석된다.

국악계에서는 1만 원으로 즐기는 '초저가 클릭 경쟁'이 치열하다.

국립국악원이 올해 새롭게 선보인 토요일 야외 상설공연 '연희판판'이 대표적이다. 전석 1만 원이라는 파격적인 가격에 줄타기와 탈놀이 등 국가무형유산의 진수를 즐길 수 있어, 예매 창이 열린 지 불과 2~3일 만에 전석 매진되는 흥행 질주를 이어가고 있다.

특히 지난 23일 열린 '연희판판-남사당놀이보존회' 무대는 온라인 예매 전석 매진을 기록하며 현장 판매조차 진행되지 못했다.

국립국악원 관계자는 "전통 연희 장르는 관객들이 워낙 좋아하는 인기 레퍼토리"라며 "상반기 공연은 30일에 종료되지만 10월에 다시 재개될 예정"이라고 말했다.

[서울=뉴시스]하회별신굿탈놀이. (사진=국립국악원 제공)

[서울=뉴시스]하회별신굿탈놀이. (사진=국립국악원 제공)

2024부터 지난해까지 공연예술통합전산망(KOPIS)의 연간 보고서에 따르면, 전통예술 공연은 꾸준히 관람객이 늘고 있다. 무료·저가 공연이 많아지면서 티켓 판매액은 다소 줄었지만, 관람객 수는 증가세다.

2024년에는 판소리와 창극과 같은 성악 공연이 인기를 끌었고, 2025년에는 가야금·대금 연주회, 사물놀이 같은 기악 공연이 관객들의 관심을 모았다.

실속형 흥행 열풍은 자치구 문화재단 극장가에서도 증명되고 있다. 영등포문화재단 영등포아트홀이 지난 23~24일 무대에 올린 상주단체 서울발레시어터의 가족 발레 '피터팬'은 전석 3만 원 가격 책정에 객석 대부분을 채웠다.

영등포아트홀 관계자는 "구민 할인 20%, 3인 이상 30% 할인 권종이 전체 티켓 판매량의 3분의 2 이상을 차지했다. 가족 단위 관람객과 지역민들이 많이 왔다"며 "지난 달 '마티네콘서트 금난새'(4월 16일)는 티켓 가격이 1만 5000원으로 저렴하다보니 지역민 사이에서 입소문이 나서 거의 만석이었다"고 전했다.

비싼 대형 공연장 대신 가까운 지역 내에서 실속을 챙기려는 관객들이 몰리며 불황 속 보기 드문 만석 성료를 이끌어냈다.

다른 자치구인 마포문화재단의 매진 사례도 잇따르고 있다. 마포문화재단이 오는 6월 개최하는 '영희 페스티벌'은 실내외 공간을 활용한 라인업과 가성비가 입소문을 타면서, 3일간 공연 중 토요일과 일요일 회차가 '전석 매진'을 기록했다.

[서울=뉴시스]'연희판판' 포스터. (이미지=국립국악원 제공)

[서울=뉴시스]'연희판판' 포스터. (이미지=국립국악원 제공)

재단이 올해 새롭게 선보인 브런치 콘서트 '맥모닝 콘서트(관람료 2만 원)' 역시 60~80인조 이상의 오케스트라와 전문 해설자가 결합한 콘텐츠를 선보이며 회차를 거듭할수록 좌석이 차오르고 있다.

3개 회차를 묶어 사면 20%를 더 깎아주는 패키지 할인(3개 공연 총 4만8000원)을 연계해 불황기 관객들의 부담을 대폭 낮췄다.

아울러 재단이 소극장에서 전석 1만 원 균일가로 선보이는 안톤 체호프 4대 장막 낭독극 시리즈 역시 지난 4월 '벚꽃 동산'이 전석 매진된 데 이어, 내달 20일 예정된 '바냐 아저씨'로 그 열기를 이어가고 있다.

현장 관계자들은 불경기가 장기화되면서 예매 행태도 정교해졌다고 입을 모은다.

국립국악원 공연의 경우, 수년 전만 해도 당일 현장에서 티켓을 구매하던 관객 비중이 높았던 반면, 좌석을 선점하고 헛걸음을 하지 않기 위해 온라인으로 예매를 마치는 경향이 압도적이다. 현장에서 표를 구하지 못하는 사례가 늘면서 나타난 불황기 문화 소비층의 변화다. 

[서울=뉴시스]마포아트센터 브런치 콘서트 '맥모닝 콘서트' 공연 장면. (사진=마포문화재단 제공)

[서울=뉴시스]마포아트센터 브런치 콘서트 '맥모닝 콘서트' 공연 장면. (사진=마포문화재단 제공)

정부가 시행 중인 '문화비 소득공제' 제도(공제율 30%) 역시 대중의 실제 지불 비용을 낮춰줘 실속형 관객 예매율이 높아지고 있다.

총급여 7000만 원 이하 근로소득자가 지정 가맹점으로 등록된 국공립 공연장이나 자치구 아트센터의 티켓을 결제할 경우 연말정산 환급 혜택을 챙길 수 있다. 이에 체감 관람료를 낮추려는 관람객이 늘면서 공공 극장들의 매진 속도를 가속화하는 모습이다.

공연계 관계자는 "대학로 소극장 연극마저 5만 원을 넘어서는 고물가 상황에서 가격 장벽을 허문 국공립 및 자치구의 착한 기획들이 관객들을 예매 창 앞으로 이끌고 있다"며 "대중이 문화생활 자체를 단절하기보다 비용 대비 만족도가 높은 실속형 시장으로 영리하게 진입하면서 고물가 시대 공연 시장을 지탱하는 새로운 버팀목이 되고 있다"고 짚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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