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사 빠진 선관위]③공염불 그친 개혁 약속…"선관위원 비상임 체제, 소수 상임체제로 바꿔 책임지게 해야"
노태악 선관위원장, '투표용지 부족 사태' 사의 표명…반복되는 사과
인사 정책·조직 개편·제도 개선 등 선관위 개혁 공언했지만 실천 없어
헌법상 독립 기관 명분으로 외부 감시·견제 안 받아…'超甲 기관' 비판
선거법 위반 처분하는 선관위…국회의원 '외부 통제' 실효성도 의문
선관위원 9명 중 8명은 비상임 체제…권한만 있고 책임은 안 져
전문가들 "선관위 조직 구성 및 운영 체계 바꿔야…법 개정 필요"
![[과천=뉴시스] 최진석 기자 = 노태악 중앙선거관리위원장이 5일 경기 과천 중앙선거관리위원회 과천청사에서 대국민 사과문 발표를 마친 뒤 인사하고 있다. 2026.06.05. myjs@newsis.com](https://img1.newsis.com/2026/06/05/NISI20260605_0021309795_web.jpg?rnd=20260605162151)
[과천=뉴시스] 최진석 기자 = 노태악 중앙선거관리위원장이 5일 경기 과천 중앙선거관리위원회 과천청사에서 대국민 사과문 발표를 마친 뒤 인사하고 있다. 2026.06.05. [email protected]
노태악 중앙선관위원장은 5일 중앙선관위 청사에서 대국민 사과 회견을 열고 "선거 관리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훼손해 선거 과정에 대한 불신으로 이어지는 상황에 대해 암담함과 무한한 책임감을 느낀다"며 사의를 표명했다.
노 위원장은 지난 2022년 5월 20대 대선을 둘러싼 이른바 '소쿠리 투표 논란'으로 노정희 당시 중앙선관위원장이 사퇴하며 중앙선관위원장에 취임했다. 취임 이후 열린 첫 국정감사에서 소쿠리 투표 논란에 대해 공개 사과했다.
당시 국정감사에서 노 위원장은 "선거 제도는 물론 인사 정책, 조직 개편에 이르기까지 다시 태어난다는 각오로 구성원 모두가 힘을 모으고 있다"며 선거 투·개표 방식을 비롯한 전반적인 제도 개선을 약속한 바 있다.
그러나 이후에도 선관위를 둘러싼 논란은 반복됐다. 2023년에는 선관위 전현직 사무총장 등 고위직 인사들의 자녀 특혜 채용 의혹이 불거졌고, 이후 이어진 감사원 감사 과정에서는 구조적 폐쇄성이 도마 위에 올랐다.
선관위는 헌법상 독립 기관으로 행정부의 직접적 통제를 받지 않는다. 그러나 고위직 자녀 특혜 채용 의혹이라는 논란의 상황에서도 감사원 직무감찰에 반발해 권한쟁의심판까지 제기하며 논란을 키웠다.
당시 헌법재판소는 선거관리 공정성과 중립성을 토대로 권한쟁의심판에서 선관위의 손을 들어줬다. 그러나 헌법상 독립 기구라는 구실로 거듭된 논란에도 감시와 견제를 회피한다는 면에서 '초갑(超甲) 기관'이라는 비판도 나왔다.
이와 관련, 헌법재판소도 당시 "직무감찰 대상에서의 배제가 곧바로 부패 행위에 대한 성역의 인정으로 호도돼서는 안 된다"며 "국회 국정조사와 국정감사 및 수사기관에 의한 외부적 통제까지 배제되는 것이 아니다"라고 한 바 있다.
문제는 선관위의 외부적 통제 주체가 될 국회의원들 역시 선관위로부터 자유롭지 못하다는 것이다. 선거관리위원회법상 각급 선관위는 선거법 위반 행위에 대한 중지·경고·시정명령 등 처분과 수사의뢰·고발 권한을 갖는다.
한상희 건국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7일 뉴시스와 통화에서 "선거로 구성되는 국회가 선관위를 감시하고 감독하기 어려운 구조"라며 "의원 입장에서 선관위에 밉보여 좋을 것이 없다"고 했다. 이어 "(선관위를) 대수술할 필요가 있는데 과연 국회가 그럴지 의심스럽다"고 말했다.
아울러 대통령과 국회, 대법원장이 3명씩 지명하는 선관위원 구성과 9명의 선관위원중 8명은 비상임이고 1명만 상임위원으로 두는 체제를 두고도 우려가 꾸준했다. 지명 과정에서 정치적 중립이 지켜지지 않을 수 있고, 헌법이 보장하는 독립성에 비해 직무 전문성도 떨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이번 사태가 위원장 개인의 거취 및 사과로 끝나서는 안 된다고 입을 모은다. 단순한 사과와 인적 책임을 넘어 선관위 조직 구성 및 운영 체계, 나아가 선거법과 선거관리위원회법 개선 등이 뒤따라야 한다는 것이다.
이인호 중앙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뉴시스와 통화에서 "선관위는 수십 년간 독립 기관이라는 명분으로 외부의 통제를 전혀 안 받았다"며 "국회가 감시해야 하는데 국회의원들도 선관위에 다 발목이 잡혀 있다"고 말했다. 이어 "선관위 조직을 소수의 상임위원으로 구성해 책임을 지게 해야 한다"며 "지금 비상임위원들은 중요한 결정은 내리면서 책임은 거의 안 진다"고 했다. 또 "선거법까지 포함해 종합적으로 뜯어고쳐야 한다"고 했다.
박재평 충북대 로스쿨 교수도 "선관위를 제외한 각종 위원회는 전담 위원들이 있어 정상적 운영 토대가 마련돼 있다"며 "선관위법을 대폭 손질해 상임 체제로 운영해야 앞으로 반복되는 문제를 막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장영수 고려대 로스쿨 교수는 "국회에서 (선관위원) 전원을 뽑되 한 사람 한 사람에 대해 재적 3분의 2 이상의 다수를 요구하도록 하면 보수는 진보를, 진보는 보수를 서로 견제하고 비토할 수 있다"며 "중장기적 차원에서 헌법 개정까지 고려할 부분이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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